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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까?

장르 부문상과  본상, 언어 규정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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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AI

 

 

미 그래미상(Grammy Awards)이 K팝 등 아시안 음악시장의 글로벌 영향력을 인정하며 내년 시상식부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BAPMP, 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이 부문에는 반드시 아시아 언어를 상당 부문 포함해야 한다. 오직 영어로만 불러진 곡은 이 부문 후보에서 제외된다. 수상자는 작곡/작사가가 아닌 공연자(가수)다. 이로써, K팝 아티스트들의 그래미상 후보와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최근 부상하고 있는 J팝(일본 팝음악)과 C팝(중국 팝음악)에도 길이 열렸다. 

 

제 69회 그래미상엔 아시안 팝 외에도 '베스트 라틴 송', '베스트 R&B 콜라보레이션 또는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트래디셔널 팝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트래디셔널 포크 앨범'이 함께 추가됐다.  한편, 신인상(Best New Artist) 규정이 바뀌어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최대 횟수가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어났다. 그리고, 앨범이 그래미 후보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신규 녹음 곡의 비율이 기존 75%에서 66%로 완화되었다. 

 

2027 그래미상 후보는 11월 16일 발표되며, 시상식은 내년 2월 7일 LA 크립토닷컴 아레나(Crypto.com Arena)에서 열린다.  

 

 

 

그래미상과 K팝 연대기: BTS, 로제 & KPDH

 

-BTS: 2021년 '다이너마이트'로 K팝 아티스트 최초로 그래미 후보(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에 올랐으며, 시상식에서 최초로 단독 공연을 펼쳤다. 2022년엔 '버터'로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23년엔 콜드플레이과 콜라보한 '마이 유니버스'로 동일 부문과 최우수 앨범,  '옛 투 컴'으로 베스트뮤직비디오 후보로 총 5회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로제: K팝 걸그룹 블랙핑크(Black Pink)의 로제(ROSÉ)는 브루노 마스와 듀오로 부른 "아파트(APT.)"로 그래미 시상식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로제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BIG Four(올해의 앨범/ 레코드/ 노래/ 신인상)에 진입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KPDH: 2026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사운드트랙 삽입곡 "골든(Golden)"은 '시각미디어용 최우수 노래(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를 수상하며, 그래미상을 수상한 최초의 K팝 곡이 되었다. "골든"은 이외에도 '올해의 노래', 이재-오드리 누나와 레이 아미 트리오는 최우수 팝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KPDH 사운드트랙은 최우수 리믹스 레코딩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BAPMP는 그래미의 국지화 전략일까?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의 신설로 K팝이 주류 팝 카테고리나 본상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K팝을 '아시안 팝뮤직'이란 장르에 가두어 두고, 본상은 백인이나 미국 중심의 팝스타에게 양보해야 하는 장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그래미 성향 때문에 아예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했던 아시안 아티스트들에겐 그래미 후보로 진출할 수 있는 확실한 티켓이 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BAPMP로 BIG Four 중복 후보 가능한가? 

 

그래미의 장르 카테고리인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어도 본상인 올해의 앨범/레코드/노래/신인상 등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그래미는 과거 '베스트 무시카 우리바나(라틴)', '베스트 글로벌 뮤직 퍼포먼스(아프로비츠 등)' 부문을 신설했었다. 이후 배드 버니(Bad Bunny)나 버나 보이(Burna Boy)가 장르 부문 수상과 동시에 본상(올해의 앨범 등) 후보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가 2020 아카데미상(오스카)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뿐만 아니라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을 석권한 것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아시아 언어 규정의 함정과 BTS '아리랑' 

 

BAPMP 부문 후보에 오르려면 아시아 시장에서 인정받는 팝 음악이어야 하며, 곡 내에서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가 '의미 있게(Meaningful use)' 사용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또한, "전체 가사가 영어로만 이루어진 곡은 이 카테고리에 진입할 수 없으며, 기존의 다른 팝 카테고리로 분류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단순 추임새(Ad-lib)나 짧은 단어 배열(Isolated words) 수준에 그치면 아시아 언어 사용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BTS의 이전 히트곡 '다이나마이트'와 '버터'는 100% 영어 싱글곡이었다. 최근 컴백 앨범 '아리랑(ARIRANG)'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아 우리말 가사/랩도 있지만, 글로벌 팬들을 위해 영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타이틀 곡 "SWIM"을 비롯, "Body to Body" "they don’t know ’bout us" 등은 제목과 핵심 소절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다. 이외에도 'Hooligan', 'Aliens', 'FYA', 'Merry Go Round', 'Like Animals', 'One More Night' 등 총 14곡의 수록곡 중 대부분의 곡이 영문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어 가사와 자연스럽게 믹스되어 있다.

 

"Body to Body"는 가사 대부분이 영어 위주이지만, 브릿지(Bridge) 파트에 한국 전통민요 '아리랑' 구절이 핵심적인 장치로 매시업(Mash-up)되어 있다. 이는 그래미의 레코딩아카데미가 요구하는 '이중언어 구조 내 아시아 언어의 유의미한 역할' 충족 기준에 부합한다. 이에 따라 아시안 팝 퍼포먼스 혹은 팝 댄스 레코딩 부문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곡 전체가 100% 영어 가사로만 구성되어 있는 타이틀곡 "SWIM"은 후보 자격이 없다. 대신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ROTY), 올해의 노래(SOTY) 및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으로 영미권 아티스트들과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한다. 

 

 

2027 BAPMP 예상 후보

 

-BTS: "Body to Body"에 민요 '아리랑'을 메시지적으로 정교하게 녹여내어 그래미가 요구하는 '아시아 언어의 유의미한 역할' 기준에 가장 완벽하게 부합하는 강력한 후보다. 

-블랙핑크: 올해 발매한 완전체 앨범 'DEADLINE' 수록곡 중 '점프(JUMP)'는 유일하게 한국어와 영어 가사가 믹스된 트랙이라 이 부문 후보로 가능성이 크다.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 한국어 래핑과 독창적인 한국어 가사의 비중을 높게 유지해온 밴드다. 정규 4집의 타이틀곡인 "KARMA"와 미니 앨범의 "Walkin On Water"를 기대해봄직 하다. 

-빅뱅(BIGBANG):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는 빅뱅의 20주년 컴백과 함께 글로벌 투어로 향수를 자아낸다. 올해 발표할 신보가 과거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처럼 깊이있는 한국어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후보로 강력할듯. 

-에스파(aespa): "Dirty Work", "Rich" 등 북미시장을 겨냥한 전면 영어 싱글 프로모션에 집중해온 에스파는 한국어 가사가 메인이 되는 히트곡이 필요하다. 

 

이외에  C팝 아티스트로는 "Children of the Sun/ 太陽之子"로 인기를 얻은 대만의 싱어송라이터 저우 제룬(Jay Chou, 周杰倫, 주걸륜)이 꼽힌다. J팝계에선 애니메이션 OST를 통해 영미권 대중문화 깊숙이 침투한 여성 듀오 요아소비(YOASOBI, 夜遊び)와 요네즈 켄시(Kenshi Yonezu, 米津玄師)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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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스톤: K-Pop의 경이로운 한해를 정의한 10가지 순간들,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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