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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6.04.23 02:00

(772) 강익중: 야금야금 차곡차곡

조회 수 966 댓글 1

詩 아닌 詩 (97) 야금야금 차곡차곡 

 

 

Untitled 1,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jpg

Ik-Joong Kang, Untitled 1,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야금야금 차곡차곡 

 

 

크지 않아도 된다

한 번에 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에 한 번

숨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안부를 묻는다

 

내 안과 내 밖 사이

아주 작은 다리 하나

놓는다

 

잊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야금야금해도 된다

차곡차곡해도 된다

 

힘들면

안 해도 된다

 

오늘은

쉬어도 된다

 

 

Untitled 2,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1).jpg

Ik-Joong Kang, Untitled 2,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졸음 

 

 

졸음이 별똥별처럼 쏟아지는 밤

다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야지

 

하나씩 꺼내

이름표를 붙여주고

 

산길을 넘어오는 내일에게

슬쩍 건네줘야지

 

별들이 잠을 자러가기 전

그리운 이들에게

안부를 전해야지

 

하나쯤은

내 이름으로 남겨두고

 

 

Untitled 3,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1).jpg

Ik-Joong Kang, Untitled 3,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말은 느낌을 다 담지 못해 

 

 

말은

느낌을 다 담지 못해

 

그래서 우리는

눈을 보고

손을 잡고

침묵을 건넨다

 

말과 말 사이

남겨진 여백에서

 

소통은

가만히

귀 기울이는 일

 

가슴에서 일어난 파도

바라보는 일

 

거창하지 않고

대단하지도 않은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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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6.05.30 16:17
    햇살이 내 작고 가난한 방에 쏟아 지고 있습니다. 강익중 화가님의 시 세편이 와서 곁에 있네요. 햇살과 안성맞춤입니다.

    "야금야금 차곡차곡"
    이 표현을 왜 아무도 몰랐을까?를 생각하면서 강 작가님의 언어저장소가 얼마나 큰가를 상상해 봤습니다.

    "졸음이 별똥처럼 쏟아지는 밤/ 다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야지"
    별을 바구니에 담아보자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투박한 소쿠리에 담으면 별들도 빠져나가지 않겠지요. 해보겠습니다.
    행복이 이런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은 느낌을 다 담지 못해"
    맞아요. 어찌 말로 다 하겠니란 표현을 느낌을 다 담지 못해로 한것 같습니다. 느낌을 넣어서 하셨네요. 절묘한 어휘력에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시 세편을 읽고 catharsis를 느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