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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6.03.18 19:34
(769) 강익중: 행복이 별건가
조회 수 676 댓글 1
詩 아닌 詩 (96) 행복이 별건가

Ik-Joong Kang, Untitled-1, March,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행복이 별건가
갈 데 있으면 돼
올 데 있으면 돼
햇살에 등을 내주면 돼
부는 바람과 춤추면 돼
오늘 하루
아무 일 없이 보냈으면 돼
이만하면 돼
마음에 담긴 물이
잔잔하면 돼
가끔
흔들려도 괜찮아

Ik-Joong Kang, Untitled-2, March,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알면서도 힘든 것들
겸손하면
잃을 것이 없다
낮추면
부딪힐 것이 없다
비우면
넘칠 것도 없다
작아지면
가릴 것도 없다
멈추면
넘어질 것도 없다
내려놓으면
떨어질 것도 없다
알면서도
힘든 것들이다
말하긴
좋은 것들이다

Ik-Joong Kang, Untitled-3, March,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막말
농담이라 했지만
돌이 날아갔고
기억 안 난다 했지만
상처는
밤새 깨어 있다
물처럼
흘러간 줄 알았던 말이
다시 돌아와
누군가의 가슴에
오래 빠져나오지 못하는
무게로 남는다
상처난 들꽃은
아무 바람이 없어도
아프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샘물처럼 맑고 깨끗한 시를 접하니까 행복해집니다. 오늘은 Happy First Day of Spring 입니다. 강 작가님의 시 세편이 봄을 만끽하는 기분입니다.
'행복이 별건가'
갈 데 있으면 돼
올 데 있으면 돼
이 시를 읽으면서 옛날 옛적 일이 생각났습니다. 남편과 심하게 다투다가 홧김에 집을 뛰쳐나왔는데, 미국이다 보니까 오갈 데가 없었습니다. 그때 갈 데가 있었으면 그 이상의 행복이 어디있었을까를 느꼈을 껍니다.
'알면서도 힘든 것들'
겸손하면-
낮추면-
비우면-
작아지면-
멈추면-
내려놓으면-
위의 것들은 알면서도 실행이 힘듭니다.힘든 것들을 잘 뽑아 냈습니다.
'막말'
막말은 상처난 들꽃이란 표현에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지요.
고개가 절로 끄덕끄덕해 집니다.
시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