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의 맛: 이탤리(Eataly) 바 밀라노-스테이크와 리조토 4코스 셰프 와인 디너
Taste of Milano at BAR MILANO, EATALY
오쏘부코와 샤프론 리조토, 토마호크 스테이크
리슬링, 바바레스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그라파

Risotto allo Zafferano con Stinco di Vitello, Chef's Dinner: Steak & Risotto at Bar Milano, Eataly Flatiron, January 29, 2026
오늘날, 재능있는 셰프들은 스타덤에 오르고, 테이스팅 메뉴(tasting menu) 레스토랑은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들은 대개 테이스팅 메뉴를 제공한다. 이런 파인 다이닝은 비싸고, 양도 적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그런데, 가성비가 낮은 테이스팅 메뉴가 왜 인기를 끌고 있을까?
현대인들에게 식사는 더 이상 끼니를 때우고, 배부르게 먹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있는 체험(narrative experience)가 되었다. 애피타이저-메인디쉬-디저트의 심플 코스 메뉴가 아니라 때로는 10가지가 넘는 퍼레이드가 기승전결(시작-전개-클라이맥스-피날레)로 펼쳐진다. 그것은 식탁 위의 퍼포먼스에 가깝다. 테이스팅 메뉴는 셰프가 독단적으로 지휘한다. 고객은 주는 대로 먹는다. 대신 선택하는 피로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이처럼 미식이 예술의 경지로 상승함에 따라 셰프는 작가나 작곡가, 메뉴는 작품(oeuvre), 레스토랑은 갤러리나 콘서트홀처럼 기능하는 것이다.

Per Se 인스태그램 https://www.instagram.com/perseny
소셜미디어(SNS)는 테이스팅 메뉴의 인기에 불을 질렀다. 접시 수가 많아 접시마다 한컷,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콘텐츠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스테이크 한장의 사진과 테이스팅 메뉴 10장의 연속 사진의 대비다. 플레이팅이 아름다운 요리는 셰프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시대다.
최근 이탈리아 전문 마켓 이탤리(Eataly) 플랫아이언점 내 레스토랑 바 밀라노(Bar Milano)에서 마련한 셰프 디너(Chef Dinner)에 가보았다. 매월 진행하는 셰프 디너는 메인 다이닝 공간 옆의 작은 방에서 소규모로 열린다. 사무실 옆이라 이탤리 월드트레이드센터점을 자주 가는 친구의 초대로 1월 29일의 셰프 디너: 스테이크와 리조토 4코스(Chef's Dinner: Steak & Risotto)에 가보았다.

바 밀라노의 책임 셰프 루카 루쏘소(Luca Lussoso)
바 밀라노의 셰프 디너는 고급 레스토랑처럼 10종 이상이 소량으로 제공되는 테이스팅 메뉴가 아니라 루카 루쏘소(Luca Lussoso) 셰프가 고안한 대담하고도, 스펙터클하면서도 정교한 식사였다. 그날 고객은 우리를 포함해 단 6명이였다. 플러싱에서 고교를 다니며 한식당 함지박에 가봤다는 뉴요커 부부와 KPop에 빠져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중국계 여성과 대만계 남성과 즐긴 '밀라노의 맛'이었다.
Chef's Dinner: Steak & Risotto

#식전주: 밀라노 스타일 마티니
WELCOME DRINK: Martini alla Milanese: Altamura Distilleries Vodka, House-infused Saffron Vermouth, Borgogno Vermouth Bianco
마티니(Martini)는 왜 식전주(아페리티보/ Aperitivo)로 인기있을까? 드라이한 보드카와 허브향이 강한 주정강화 와인 베르무트가 침샘을 자극해 요리 시작 전 입안을 정돈해주는 정화제 역할을 한다는 것.
마티니는 보통 진(Gin)을 쓰지만, 이날 식사엔 이탈리아 풀리아 지역의 알타무라 밀로 만든 보드카를 사용했다. 또한, 밀라노의 대표 음식은 사프론이 들어간 황금빛을 내는 밀라노 스타일 리조토(Risotto alla Milanese)로 다음에 나올 코스를 예고하는듯 한 칵테일이다.
마티니에 올리브가 나오는 이유는 올리브의 오일 성분이 보드카나 진의 날카로움을 중화시키고, 짭조름한 맛이 술의 풍미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1901년 뉴욕의 바텐더 존 오코너(John O'Connor)가 올리브를 으깨서 장식용으로 올려 '더티 마티니(Dirty Martini)라 부르기 시작했다.

#애피타이저: 비텔로 토나토(참치소스 송아지) & 몬데길로(미트볼) & 닭간 무스
Degustazione di Antipasti: Vitello Tonnato, Mondeghilo, Chicken Liver Mouse
WINE: 랑게 리슬링 DOC '에르쭈' 2021, 에토레 제르마노, 피에몬테/ Langhe Riesling DOC 'Herzu' 2021, Ettore Germano, Piemonte
애피타이저로 밀라노 스타일 미트볼(몬데길로)은 미트볼 튀김이다. 이탈리아 주먹밥(아란치니)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데, 완자는 소고기, 모타델라, 빵가루다. 비텔로 토나토는 얇게 저민 송아지 고기에 참치 마요네즈 소스를 얹어 크리미하면서도 짭조름했다. 치킨 무스는 달달하면서도 풍미가 진해 가장 맛이 좋은 메뉴였고, 리슬링과도 잘 어우러졌다.
피에몬테는 레드 와인(바롤로, 바바레스코) 중심이지만, 북부 피에몬테에서도 독일 대표 와인 리슬링을 생산한다. '에르쭈'는 '가파른'이라는 뜻의 사투리라고 하는데, 높은 고도에서 자란 리슬링으로 양조해 강한 산도와 미네랄이 특징인 드라이 와인이다. 드라이 리슬링은 미트볼과 송아지-마요 소스의 기름끼를 잡아주면서도 치킨 무스의 달달함과도 비교적 잘 어울렸다.

#메인 첫 코스: 송아지 정강이살 사프란 리조토, 그레몰라타
PRIMO: Risotto allo Zafferano con Stinco di Vitello | Saffron Risotto, Veal Shank, Gremolata
WINE: 바바레스코 '론칼리에테 2019 올레크 본도니오, 피에몬테/ Barbaresco 'Roncagliette' 2019, Olek Bondonio, Piemonte
주요리 첫번째 메뉴는 밀라노의 간판 음식인 송아지 정강이 요리 오쏘부코(Ossobuco)와 사프란 리조토(Risotto alla Milanese)를 결합한 요리였다. 셰프가 재해석한 셈이다. 앞서 사프란 컬러를 가미한 마티니가 전주곡이었음을 알게된다. 거대한 접시에 도끼 손잡이같은 뼈다귀가 비석처럼 서있는 오쏘부코가 사프로 리조토를 깔고 세워져 시각과 후각을 자극시키며, 마치 설치작품처럼 스펙터클했다.
오쏘부코와 리조토 둘다 슬로우 푸드. 부드러운 육질과 진한 육즙에 그레몰라타 소스(다진 파슬리, 레몬 제스트, 마늘)거 뿌려져 기름끼를 제거해준다. 아르헨티나 스테이크에 곁들여지는 치미추리(파슬리, 오레가노, 올리브 오일, 식초)와는 풍미가 좀 다르다.
함께 나온 론칼리에테는 컬트 와이너리로 바바레스코의 명당인 가야(Gaja)의 소리 탈딘(Sori Tildin) 바로 옆에 위치한 네비올로(포도 품종) 최고의 테루아라고 한다. 2019 빈티지는 탄탄한 구조감에 장미, 체리, 은은한 가죽향이 특징이다. 오쏘부코의 묵직한 맛을 바바레스코의 탄닌이 잡아주고, 산미가 리조토의 버터 풍미를 말끔히 정리해주었다. 사프란 특유의 이국적인 향과 바바레스코의 흙 내음이 조화를 이룬다.


#메인 두번째 코스: 테이블용 토마호크 스테이크
SECONDO: Tomahawk per la Tavola | Grilled Beef Tomahawk, Sage Butter, Maldon Salt
WINE: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피아조네' 2015, 살리쿠트, 토스카나/ Brunello di Montalcino 'Piaggione' 2015, Salicutt, Toscana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소의 거대한 갈비(Rib Eye)뼈가 달린 스테이크(Bone-in Ribeye)다. '토마호크'는 북미 원주민의 말 '도끼'에서 왔다. 토마호크는 소고기 중 마블링이 가장 뛰어난 부위 중 하나로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다. 세이지 버터의 허브 향과 말돈 소금이 고기의 감칠맛을 증폭시킨다. 세이지, 로즈메리 등 허브로 만든 붓을 녹인 버터에 감가 스테이크해 칠해주었다.
토스카나의 살리쿠트는 토스카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지역에서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와이너리다. 2015 빈티지는 풍부한 일조량으로 포도(산지오베제)가 완벽하게 익어 힘과 우아함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는 훌륭한 빈티지다. 토마호크의 풍부한 지방이 와인의 강한 탄닌을 녹여주고, 마지막 한점까지 느끼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산지오베제 특유의 산미와 붉은 과실향, 흙과 허브향이 세이지 버터의 풍미와 어우러진다.

#디저트: 치즈 트리오와 머스터드 | 탈레지오 DOP, 고르곤졸라 돌체, 비토, 수제 머스터드
DESSERT: Tris di Formaggi e Mostarda | Taleggio DOP, Gorgonzola Dolce, Bitto, Housemade Mostarda
DRINK: Duello di in Grappe-Ticconi Grappa di Barbaresco & Trussoni Grappa di Barolo
디저트 코스에선 세종류의 피자와 2종의 그라파를 제공했다. 크리미하고, 쿰쿰한 향이 감도는 탈레지오, 달착지근한 블루치즈 고르곤졸라 돌체, 그리고 알프스 지역의 견과향이 진한 하드치즈 비토가 나왔다.
이탈리아 식사에서 디저트엔 달콤한 디저트 모스카토(Moscato d'Asti)나 파시토(Passito)를 곁들이지만, 그라파는 보다 남성적인 선택이라고 한다.
그라파(Grappa)는 중세시대 북부 이탈리아에서 포도를 압착해서 와인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껍질, 과육, 씨앗, 줄기)를 증류해서 만든 술이다. 증기를 사용해 섬세한 향을 추출하기도 한다. 포도 품종, 숙성 방식에 따라 거칠고 강렬한 맛에서 부드럽고 과일 향미가 풍부한 맛까지 다양하다. 알콜 도수가 35-60%로 증류된 와인으로 만드는 브랜디(Brandy)와 다르다. 이탈리안들이 식후에 소화촉진주(디제스티보/ Digestivo)로 홀짝홀짝 마신다.

두 메인 코스의 와인 페어링은 피에몬테(바바레스코)와 토스카나(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라는 이탈리아의 양대산맥을 체험하는 구성이었다. 디저트에 나온 바바레스코와 바롤로 그라파는 네비올로 품종이다. '이탈리아 와인의 여왕'인 바바레스코 그라파는 우아하고 꽃향기가 강해 탈레지오와 추천된다. 반면,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 그라파는 묵직해서 고르곤졸라와 비트 치즈와 잘 어우러진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테이스팅 메뉴에 거부감이 드는 이유
*비체(BiCE Cucina): 밀라노식 송아지 정강이찜 오쏘부꼬(Ossobuco)
*이탈리아 명가 가야(Gaja) 와인 디너@자키즈,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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