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드리드 식당 보틴(Botin) 300주년 스토리

Botín 300th anniversary
전설에 따르면 18세기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가 한때 이곳에서 짐꾼으로 일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 1926)'의 마지막 장면을 2층의 한 테이블에서 썼다. 그리고, 수세기에 걸친 스페인 왕들의 서명이 벽 한쪽을 장식하고 있다. 와인 저장고에는 유령이 있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4층 벽돌 주택 건물에 자리한 이 식당은 매일 약 800명의 손님을 맞으며, 매일 약 60마리의 새끼 돼지와 20마리의 어린 양을 구워낸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공인된 마드리드 식당 소브리노 데 보틴(Sobrino de Botín)은 2025년으로 300주년을 맞았다.
스미소니언뮤지엄 매거진(https://www.smithsonianmag.com)이 12월 'The Oldest Restaurant in the World Just Turned 300 Years Old'에서 보틴의 역사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보틴의 현 건물은 1590년으로 역사가 올라간다. 17세기부터 정육점 주인들에게 칼을 팔았던 기술자의 이름을 딴 '쿠칠레로스 거리(Calle de Cuchilleros)'에 자리한 보틴은 18세기 칸디도 레미스가 인수해 선술집을 열었고, 그의 처삼촌으로 합스부르크 궁정에서 일했던 프랑스 요리사 장 보탱의 이름을 따서 보탱의 조카라는 뜻의 '소브리노 데 보틴(Sobrino de Botín)'이라 이름 지었다.
당시 이곳은 도시 성벽 밖의 마요르 광장에서 일하던 상인(보부상?)들을 위한 식당이었다. 상인들은 재료를 가져왔고 주방장이 음식을 만들여 먹였다. 보틴은 이후 제과점으로 바뀌었다가 1800년대 와서야 테이블 서비스와 메뉴가 있는 식당으로 새단장하게 된다. 당시 이런 프랑스식 식당은 상류층이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1930년 보틴은 레미스에서 임파로 마르틴과 에밀리오 군잘레스에 매각됐고, 지금 그들의 손자 안토니오 곤잘레스가 운영하고 있으니 300년간 두 가문이 이끌어온 것이다. 역사 만큼 퀴퀴한 내음이 나는 와인 저장고로 내려가 맨 끝으로 가면 비밀 통로가 나온다. 1800년대 페르디난드 7세 통치 시절 정부와 종교재판소에 쫓기던 자유주의자들이 숨어지냈던 곳이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불만으로 접시를 깨트렸던 손님이 귀신이 되어 보틴의 와인 저장고에 영원히 갇혀 속죄할 운명 때문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도시의 전설이 전해진다.

Photo: Botin https://botin.es
보틴의 새끼돼지 구이(아사도 코치니요, Cochinillo Asado/ Roast suckling pig, 32유로)는 생후 21일된 새끼에 소금과 라드를 발라 통째로 300년된 장작불 화덕 속에서 2-3시간 굽는다. 육질은 부드럽고, 껍질은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만든다. 애저구이뿐만 아니라 메뉴엔 마늘 새우, 오징어, 제철 가스파초 등 단순하면서도 스페인과 무어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를 제공한다. 많은 스페인 식당들이 유행 따라 퓨전을 지향하는 반면, 보틴은 정통을 고수한다.
보틴에는 고야와 헤밍웨이 뿐만 아니라 스페인 왕실,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 재클린 케네디, 헨리 키신저, 안토니오 반데라스, 캐서린 제타존스같은 배우들도 다녀갔다. <2025. 12. 25. 업데이트>
세계 최고(最古) 식당
1725년 오픈, 마드리드 세계 최고 식당 보틴(Botin)
헤밍웨이는 소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에 보틴에서 리요하 알타 와인 세병과 점식 식사를 했다고 묘사했다. BBC 캡쳐
미국이라는 나라가 생기기 전, 조선은 영조시대, 독일에선 작곡가 바흐가 전성기를 누리던 172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 오픈한 '보틴(Botin)'은 세계 최고(最古)의 식당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화가 프란시스코 드 고야가 미술학교 입학 전 짐꾼(porter)으로 일했고,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즐겨 찾으며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에 묘사했던 식당이다.
식당의 정식 명칭은 '소브리노 드 보틴(Sobrino de Botín), '보틴의 조카(nephew)'라는 의미다. 원래 주인은 프랑스인 장 보탱(Jean Botin) 부부였는데, 처음엔 '카사 보틴(Casa Botin)으로 불렀다. 후에 조카 캔디도 레미스가 식당을 물려받으면서 '소브리노 드 보틴'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현재 주인은 곤잘레스 가문이다.
보틴의 키친 선반에 구워진 새끼돼지구이들. 애처롭지만...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보틴은 스페인의 대표요리인 새끼돼지(애저) 구이 코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 Roast Suckling Pig)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09년 새해를 맞으러 바르셀로나를 거쳐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자못 실망스러웠다.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곳곳에 예술의 혼이 숨쉬고, 맛깔스러운 타파스 레스토랑들이 즐비했다. 그런데, 마드리드는 곳곳에 땅을 파고, 공사 중이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고야의 블랙 페인팅과 벨라스케즈의 '시녀들(Las Meninas)'이 있는 프라도미술관과 보틴이 그나마 마드리드 여행의 보람이었다.
지하의 다이닝룸은 보틴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와인 셀러도 구경할 수 있다고.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우리는 지하의 동굴같은 셀러의 테이블을 잡았는데, 아늑하고 운치있다. 이 동굴은 보틴의 역사보다 더 오래된 16세기에 만들어진 동굴이라고 한다. 오픈 키친에는 태어나서 얼마되지 않아 카라멜색으로 구워진 가여운 운명의 새끼돼지들이 줄줄이 보였다. 스페인 사람들의 돼지 사랑은 버금가지만, 우리 민족도 고사 지낼 때는 돼지 머리를 쓰지 않던가? 다혈질의 열정적인 민족이라는 공통점이 식문화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오븐은 상수리나무 장작을 쓴다고 한다.
바삭고소한 돼지껍질과 부드러운 육질...코치니요 아사도(애저구이, 로스트 서클링 피그)의 참맛이다.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애저구이의 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하다. 점토 그릇에 새끼돼지를 놓고 소금과 파프리카, 허브(특급 비밀)로 양념한다. 양파와 마늘을 저며서 올린 후 타라곤을 넣은 물과 와인에 담구었다가 2시간 가량 사전구이를 한다. 이후 매달았다가 화씨 350도의 오븐에 20분 정도 굽는다. 그리고, 구운 감자와 함께 접시에 올려져 손님의 테이블로 간다.
완벽한 애저구이는 바삭한 돼지껍질에 스모키하게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에 있다. 'Botin'이 새겨진 접시에 바삭해보이는 애저구이가 감자의 호위를 받고 나왔다.
애피타이저로 포르투갈 대표음식 바칼라우와 로스트 페퍼 볶음(왼쪽), 아티초크 심지(기둥)와 스페인 별미 이베리아 햄.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아티초크의 굵은 줄기와 이베리안 햄(Alcachofas Salteadas con Jamón Ibérico, Artichoke Hearts with Iberian Ham), 피망구이과 바칼라우(절인대구)(Pimientos Asados con Bacalao, Roast Red Pepper with Cod Fish)를 주문했다. 와인은 카버네프랑과 멀로를 블렌딩한 스패니쉬 와인 마스 아이린(Mas Irene 2001)을 곁들였다. 웨이터에게 요청하면 와인 셀러 구경도 시켜준다는데, 그때는 몰랐다.
보틴에 다시 간다면, 스페인의 명물인 새끼장어(Baby Eels), 꼴뚜기 먹물밥(Baby Squids in Their Own Ink)도 시도해보고 싶은 메뉴다. 웹사이트엔 일본어까지 8개 국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예약 필수.
PS: 뉴욕에서는 브루클린의 미슐랭 1스타 스패니쉬 레스토랑 라 바라(La Vara)와 뉴저지 뉴왁의 포르투갈 식당 아데가(Adega)에서도 애저구이를 맛볼 수 있다.
Photo: Yelp
Sobrino de Botín
Calle de los Cuchilleros 17, 28005 Madrid, Spain
http://www.botin.es/en
*뉴저지 뉴왁으로 가야하는 이유: 아데가(Adega)의 애저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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