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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임/창가의 선인장
2025.12.09 21:46

(759) 이수임: 흐르지 않는 강

조회 수 702 댓글 1

창가의 선인장 (158) 리버사이드 파크에서

흐르지 않는 강

 

sooim lee, Winter sea, 2024, Digital painting.jpg

sooim lee, Winter sea, 2024, Digital painting

 

 

리버사이드 파크에서 콜롬비아 대학 쪽으로 올라갔다가 한 바퀴 돌고 내려와 강가에 앉아 있다. 

이상하다. 

강에게 중요한 것은 흐르는 일인데 강물이 호수처럼 제자리에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는 듯, 한 자리에서 출렁인다. 

최선의 선택은 흐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라고 결정한 것일까? 

 

강물이 어느 쪽으로 흐를까? 

망설이듯 인생도 선택의 연속이다. 최선을 선택하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후회할 수 있다.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좋은 결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살면서 하는 일이다. 

잘못 선택했다는 두려움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야한다. 과거의 선택들이 지금의 내 삶을 만들기 때문이다.

 

선택하지 않으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일 경우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사소한 것들에 대한 선별도 마찬가지다. 

나와 상관없다고 외면하는 현실에 부딪칠 때도 이쪽저쪽 갈림길에서 망설인다. 

그른 일에 모른 척해야 하는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용기를 내야 할지 나의 안위를 위해 침묵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럴 때 나는 결정을 잠시 옆으로 밀어 놓고 시간에 맡긴다. 

그렇다고 내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믿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조용히 어느 쪽으로도 흐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출렁이는 강처럼 산책하며 기다린다. 

산책은 건강을 줄 뿐만 아니라 시간과 투합해 가장 그럴듯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격려하며 도와주는 데 한몫한다. 

 

강에게 중요한 것이 흐르는 일이듯 나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삶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사색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을 했을지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고군분투하면서. 

나무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이하는 포근한 날에 새싹을 내밀 듯.

 

 

이수임/화가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 전공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미국으로 이주, 뉴욕대에서 판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대학 동기동창인 화가 이일(IL LEE)씨와 결혼, 두 아들을 낳고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에서 작업하다 맨해튼으로 이주했다. 2008년부터 뉴욕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해왔다.  

https://sooimlee3.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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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5.12.18 17:18
    이수임 화가의 '흐르지 않는 강'을 읽었습니다.
    본문에서 "결정을 잠시 옆으로 미뤄놓고 시간에 맡긴다".
    명언에 동의합니다. 살아가노라면 결정을 해야 할이 많습니다. 쉽게 결정을 할 수있는 일들도 있지만, 때로는 이럴까 저럴까 망설일때도 많습니다. 이럴때 어떻게 하지하고 고민을 합니다. 결정을 잠시 옆으로 미뤄놓고 시간에 맡긴다는 것은 최고의 해답입니다. 이수임 작가님은 이것을 흐르지 않는 강에 비교해서 쓰신 것같습니다.
    읽고나서, 동의와 박수를 쳤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