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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Gehry (1929-2025)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건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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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guggenheim-bilbao.eus/en/the-building

 

미 건축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재능을 가진 건축가로 꼽히는 프랭크 O. 게리(Frank O. Gehry)가 12월 5일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6세. 

 

또 한명의 위대한 미국 건축가도 프랭크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 1867-1959)의 히트작 중 하나가 뉴욕 구겐하임뮤지엄이라면, 프랭크 게리의 히트작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뮤지엄이다. 쇠퇴하던 산업도시에 티타늄으로 세워진 구겐하임 빌바오는 1997년 개관 당시 국제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도시를 활성화시키고 그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이후 가장 유명한 미국 건축가로 만들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게리의 조각같은 대담함과 강렬한 힘은 17세기 바로크 건축에 비견되거나 능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A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2003), 마이애미의 뉴월드 센터(2011), 파리의 루이비통재단 미술관(2014), 그리고 업스테이트 뉴욕의 바드칼리지의 피셔센터(Richard B. Fisher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2003) 등이 대표적이다. 그의 조각같은 건축은 브랜딩의 형태로 승화시켰지만, '스타 건축가'라는 비아냥도 들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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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aphil.com/about/watch-and-listen/building-an-icon-the-story-of-walt-disney-concert-hall

 

1989년 권위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랭크 O. 게리는 사실 1978년 산타모니카에 지은 자택으로 조용히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저렴한 목조 스타일의 방갈로를 해체하고, 거칠은 합판, 골판지 금속, 철망으로 외피를 씌워 미국 사회의 정치적, 세대적 갈등을 담은듯한 설계라는 평가를 받았다. 

 

1929년 토론토에서 태어난 프랭크 O. 게리의 본명은 프랭크 오웬 골드버그(Frank Owen Gehry). 아버지는 러시아계 유대인, 어머니는 폴란드계 유대인 이민자였다. 아버지는 식료품점 운영, 핀볼 및 슬럿머신 판매직을 전전했으며, 어린 시절 프랭크는 외할아버지의 철물점에서 공구, 나사, 볼트를 만지며 집과 미래 도시를 만들며 소일하기도 했다.  

 

1940년대 중반 알콜중독이던 아버지가 프랭크와 말다툼 중 심장마비로 쓰러지자 가족은 따뜻한 LA로 이주해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했다. 이 시절 프랭크가 품위를 유지하는 방식은 라디오 클래식 음악감상이었다고 한다. 군에서 제대한 후 애니타 스나이더와 결혼 후 부인의 도움으로 남가주대(USC)에 입학, 도예를 전공하다가 건축으로 전공을 바꾸며 성도 유대인 색채를 뺀 '게리'로 바꾸었다. 

 

대학 졸업 후 쇼핑몰 건축회사 그루엔 어쏘시에이츠에서 디자이너 겸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한 후 1962년 독립해 건축사무소를 열었다. 그후 메릴랜드주 컬럼비아와 캘리포니아의 백화점 건물을 설계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아웃사이더였던 게리는 학구적인 동부 건축계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한 LA 스타일에 매료됐고, 로버트 어윈, 빌리 알 벵스턴, 에드 모세스, 래리 벨 등 미술가들과 교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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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아난데일온허드슨 바드카리지의 피셔센터.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조각처럼 아름다운 공연장: 프랭크 게리의 피셔센터(Fisher Center)

 

1975년 베르타 아길레라와 재혼한 게리는 2년 후 산타모니카의 주택을 구입해 획기적으로 개조했다. 평범한 재료인 골판지 금속, 나무, 철망을 사용한 설계는 게리의 노동자 계층을 상징하는 미학으로 거칠고, 미완성의 외관이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게리는 기존 건축 양식의 모방이 아닌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재스퍼 존스가 미술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거칠고 소박한 대중주의 정신을 집에 녹여냈다. 

 

컴퓨터 기술의 등장으로 게리의 작품은 점점 더 조각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다. 1992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에선 물고기 조각, 미니애폴리스 와이즈만 미술관에는 1986년작 '서 있는 유리 물고기'(1986), 일본 고베의 "물고기 춤"(1987)을 디자인했다. 물고기에 대한 집착은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사온 살아있는 잉어를 욕조에 넣어두고 놀던 추억이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1997년 완공된 구겐하임 빌바오는 산업의 폐허 속에서 금속과 빛이 폭발하는듯한 형세에 웅장한 계단으로 해안 산책로가 보이는 설계였다. 마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 구겐하임의 나선형 내부를 자유분방하게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뮤지엄 내 대형 갤러리는 마치 고래의 뱃속을 연상시켰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건축가 필립 존슨(Philip Johnson, 1906-2005)는 이 건물을 처음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며, 뉴욕타임스의 건축 비평가 허버트 머스챔프는 치마가 펄럭이는 마릴린 먼로에 비유하면서 배우와 건물 모두 "두려움 없이 빛나고, 갓난 아기처럼 연약한 미국식 자유를 상징한다(an American style of freedom...fearless, radiant and as fragile as a newborn child)"고 평했다.

 

구겐하임 빌바오는 여행자들에게 꼭 봐야할 명소로 떠오르며 개관 첫해만 13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건축물이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는 동력이 되는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 현상이 된다. 2003년 완공된 LA뮤직센터 안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은 거대한 돛이 펄럭이는 외관에 오목, 볼록한 내부는 17세기 바로크 건축가 지안 로렌초 베르니니(Giovanni Lorenzo Bernini, 1598-1680-성베드로 성당)의 관능적인 건축형태를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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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맨해튼 체임버 스트릿에서 본 8 Spruce Street 타워.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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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브리지파크에서 본 8 Spruce Street 타워(검은 점).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뉴욕타임스는 게리의 후기 건물들은 "규칙을 깨려는 의지, 건축의 형식적 어휘를 확장하려는 열망, 그리고 맥락에 대한 인식"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완공된 로어 맨해튼 8 스푸르스 스트릿(8 Spruce Street)의 76층짜리 주거용 타워는 구불구불한 강철 외관의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울워스 빌딩(Woolworth Building, 1913)과 시청 건물(1914), 두 개의 인근 랜드마크를 포함하는 건축적 3부작의 일부로 구상되었다.

 

게리는 몇 년 전 부인과 산타모니카 캐년이 내려다보이는 호화로운 집으로 이사했다. 아들 샘과 함께 설계한 새 집은 각진 무거운 목재 기둥과 보로 이루어진 넓고 때로는 다소 어색해 보이는 구조에도 불구하고, 게리의 초기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거칠고 투박한 특징을 일부 유지하고, 뒤섞인 형태들은 감정적, 창의적 자유를 향한 그의 평생의 탐구를 반영했다고 타임스는 평했다. 

 

2017년 게리는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협력, 베를린에 피에르 불레즈 홀을 완공했으며, 2021년에는 프랑스 남부 아를에 루마 재단 건물을 세웠다. 게리는 사망 당시에도 명품 재벌 베르나르 아르노를 위해 루이비통 플래그쉽 스토어(비버리힐스), 루이비통재단 갤러리 및 이벤트홀 개조 프로젝트(파리), 콜번음악학교 콘서트홀(LA) 등을 진행 중이었다. 

 

게리는 20년 전에 건축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다(You go into architecture to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의 건축 비평가로 퓰리처상(1984)을 수상한 폴 골드버거(Paul Goldberger)가 'Building Art: The Life and Work of Frank Gehry'(2015)를 출간했다.

 

 

Frank O. Gehry, Titan of Architecture, Is Dead at 96

He burst onto the scene with an attention-getting renovation of his Southern California home before going on to design some of the world’s most recognizable buildings.

https://www.nytimes.com/2025/12/05/arts/design/frank-gehry-dead.html

 

Frank Gehry: 12 Essential, Stunning Projects

A singular genius, Gehry redefined architecture with joyful buildings like the Walt Disney Concert Hall in Los Angeles and the Guggenheim Museum Bilbao.

https://www.nytimes.com/2025/12/05/arts/design/frank-gehry-buildings-photos.html  

 

Frank Gehry’s Buildings Sound as Marvelous as They Look

Gehry, who died on Friday at 96, made an invaluable contribution to classical music by designing spaces with stunning acoustics.

https://www.nytimes.com/2025/12/06/arts/music/frank-gehry-concert-halls-classical-music.htm

 

BBC: Frank Gehry's most iconic work - in pictures

Frank Gehry, a provocative and creative force in architecture who has died aged 96, was behind some of the world's most intriguing buildings.

https://www.bbc.com/news/articles/c0qlgx275jqo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건물을 찾아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건물 8채 

*진영미의 피츠버그 여행: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낙수장(Fallingwater)' 투어

*시카고 스페셜 (3)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로비 하우스(Robie House)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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