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스페셜 (2)시카고 핫도그의 불문률: 7 토핑과 노 케첩!
Chicago Special <2> 시카고 도그 Chicago Dog
짭짤, 새콤, 달콤, 매콤한 핫도그
시카고 도그 불문률: 7 토핑, 노 케첩

Chicago Dog from Devil Dawgs, Chicago
'시카고 스페셜' 연재 순서
1. 시카고 건축 '마천루의 파노라마'
2. 시카고 핫도그 '노 케첩!'
3.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로비하우스 투어
4.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하이라이트
5. 시카고 블루스, 버디 가이의 전설
6. 오리지널 딥디쉬 피자
7. 시카고대 고대문화연구협회(ISAC) 박물관 하이라이트
8. 자연사박물관 필드뮤지엄
9. 시카고 공공미술
10. 호텔 '더 드레이크': 마릴린 먼로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뉴욕과 시카고는 오랜 역사 속에서 여러 분야에서 지속적인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도시 모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대 시카고의 윌리스 타워), 신문사(뉴욕타임스 대 시카고 트리뷴), 프로야구(뉴욕 양키스 대 시카고 컵스), 프로농구(뉴욕 닉스 대 시카고 불스), 그리고 음식에선 뉴욕 피자와 시카고 피자, 뉴욕 핫도그와 시카고 핫도그가 라이벌이다.
한국에서 자랄 때 핫도그는 나무 막대를 꽂은 소시지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 튀긴 것을 케첩에 발라 먹는 거리 음식이었다. 미국에서 한국식 핫도그는 콘도그(Corn Dog)로 불리운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핫도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음식이다.
시카고 지역엔 핫도그 식당이 맥도날드, 웬디스,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체인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미 독립기념일 네이탄의 핫도그 먹기 대회가 열리는 뉴욕의 핫도그는 길쭉한 빵 사이에 굽거나 삶은 소시지를 끼워 사워크라우트(양배추 절임), 케첩, 머스터드 소스나 양파 소스를 끼얹어 먹는다. 시카고 도그는 울긋불긋 토핑이 가득 올라간 핫도그다. 그런데, 케첩은 금물이다. 그러나, 한인 입맛에는 시카고 도그가 더 맛깔스럽다. 핫도그와 시카고 도그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본다.
#소시지의 역사

누가 처음 소시지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일부 역사가들은 고대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도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소시지는 최초의 가공 식품 중 하나로 동물의 모든 부위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법으로 개발됐다.
기원전 8세기경 쓰여진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Odyssey)'에 소시지를 언급한 내용이 있다. 오디세우스의 정신적인 혼란을 소시지를 불에 구워 고르게 익히기 위해 끊임없이 뒤집는 남자에 비유했다. 당대 소시지는 돼지 피와 지방으로 만든 일종의 블러드 소시지로 추정된다. 이후 소시지는 5세기에 나온 로마 요리책 '아피키우스(Apicius de re Coquinaria)'에 등장하며, 부유층의 별미로 자리 잡았다.
현대 핫도그에 사용되는 프랑크푸르터나 비엔나 소시지는 13세기에 시작됐다. 사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와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서로 소시지의 고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선 13세기부터 돼지고기로 프랑크푸르터(Frankfurter Würstchen) 소시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1984년엔 '핫도그 탄생 500년'을 기념했다.
비엔나에서는 13세기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섞어 만든 비엔나(Wiener) 또는 비엔나 부르스텔(Wiener Würstel)을 핫도그의 기원이라고 주장해왔다.
#핫도그의 유래

Coney Island Museum
빵 속에 소시지를 끼워 넣은 음식-우리가 아는 핫도그는 미국에서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탄생하고 대중화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1860년대 독일 이민자들이 엘리스아일랜드를 거쳐 뉴욕으로 들어오며 소시지를 가져왔다. 당시 뉴욕 거리의 푸드 카트에서 소시지를 팔기 시작했는데, 소시지가 긴 몸에 짧은 다리가 특징인 닥스훈트(Dachshund) 개와 닮았다고 '닥스훈트 소시지(Dachshund Sausage)'라 불렸다.
1906년 어느날 신문 만화가 태드 드래곤(Tad Dorgan)이 야구경기장에 갔다가 닥스훈트 소시지를 보고 영감을 받아 빵 사이에 닥스훈트를 넣은 그림을 그렸다. 당시 그는 닥스훈트의 스펠링을 알 수가 없어서 만화 밑에다 "Get your hot dogs"라고 썼고, 그 후부터 닥스훈트 소시지는 '핫도그'로 불리게 된 것이다.
#뉴욕 핫도그의 유래

Nathan's Hot Dog Coney Island, Brooklyn, in the 1910s.
뉴욕에선 1871년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서 독일계 이민자 찰스 펠트만(Charles Feltman)이 첫 핫도그 가게를 열고, 소시지를 먹기 편하도록 긴 롤 빵에 넣어 팔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대 핫도그 빵의 시초로 여겨진다. 1893년경 야구장에서도 핫도그가 판매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1916년 찰스 펠트만 아래서 일하던 네이탄 핸드워커는 자신의 가게를 열어 펠트만의 핫도그(10센트)보다 파격적인 5센트에 팔기 시작했다. 이로써 네이탄은 옛주인을 파산시키며 성공을 거두었다. 네이탄즈 핫도그는 매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국제 핫도그 먹기대회를 열어오고 있다.
#시카고 도그의 유래

Bobbi's Italian Beef, Brooklyn
한편, 시카고에서선 독일과 폴란드계 이민자들이 핫도그를 전파했다.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Chicago World’s Fair)에서 두명의 오스트리아-헝가리계 이민자가 비엔나 비프 프랭크를 판매했으며, 야구 경기장에서도 인기를 끌게 된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시카고의 이민자들은 값싸고 영양 있는 음식을 원했다. 거리의 핫도그 노점상이 그 해답이었다. 특히 폴란드, 이탈리아, 유대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던 맥스웰스트릿 마켓(Maxwell Street Market)이 시카고 핫도그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장에서 핫도그가 5센트에 팔렸고, 노점상인들은 소시지뿐만 아니라 감자튀김과 토마토, 피클 등 야채 토핑을 얹어 제공하면서 시카고 핫도그의 상징인 '정원(garden)' 스타일과 감자튀김 사이드의 원류가 되었다.
#시카고 도그, '가든 파티' 핫도그

Chicago Dogs from Devil Dawgs, Chicago
시카고 도그는 절대 케첩을 넣지 않는다(No Ketchup!)는 철칙이 있다. 빵은 양귀비 씨앗(poppy seed bun), 소시지는 소고기 100%의 비엔나 비프, 뜨거운 물에 익히거나 쪄서 빵 속에 끼운다. 어떤 식당은 숯불 그릴에 구워 차도그(char-dog)라 부르기도 한다.
정통 시카고 핫도그는 7가지 토핑이 필수다. 노란색 머스터드(Yellow mustard), 다진 흰색 양파(Chopped onions), 선명한 초록색 렐리시(Bright green sweet relish), 토마토 슬라이스(Tomato wedges), 피클(Dill pickle spear), 스포츠 페퍼 (Small hot peppers), 그리고 셀러리 소금(Celery salt)이다. 인공적인 초록색 렐리시가 '불량식품'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네온 그린' 컬러의 렐리시는 피클 렐리시에 식용색소를 첨가해 노란색이 짙은 녹색으로 변할 때까지 조리한다는 것. 하필이면 셀러리 소금을 썼던 이유는 1920년대까지 일리노이주 레이크뷰가 셀러리 농장지대라 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형형색색의 조합에 토핑이 넘칠 정도로 많아서 '정원을 질질 끌고 간다(dragged through the garden)'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질질 흘리며 먹게 된다. 시카고 도그는 이처럼 최대한의 다채로운 토핑으로 화려하고, 푸짐하며, 대담하며, 생동감이 넘치는 핫도그다. 짭짤, 새콤, 달콤, 그리고 매콤하게 톡 쏘는 맛이 어우러져 오감을 충족시키는 맛이다.
#뉴욕 핫도그, 미니멀리스트 클래식

Gray’s Papaya, New York City Instagram
반면, 뉴욕 핫도그는 일반 빵에 소시지는 비프나 포크를 혼합하기도 한다. 소시지를 그릴에 굽거나 삶아 빵에 끼워넣고, 그 위에 누렇게 발효된 사워크라우트를 얹은 후 노란 머스타드 소스, 갈변한 양파소스에 케첩을 뿌려 먹는다. 다진 양파와 피클은 선택이지만, 저렴한 핫도그집에는 아예 없다.
뉴욕 핫도그는 소시지 본연의 풍미에 집중하는 클래식 미니멀리스트 스타일이다. 새콤한 사워크라우트와 달착지근한 양파소스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진다.
#시카고 도그 명소


Devil Dawgs, Chicago
가장 유명한 곳은 클래식을 제공하는 포틸로스(Portillo’s) 체인이다. 빈티지 스타일의 네온간판에 두꺼운 소시지와 수제 감자튀김을 제공하는 수퍼도그 드라이브 인(Superdawg Drive-In), 가장 시카고 도그의 언형에 가깝다는 리버그로브의 진 & 주드(Gene & Jude’s), 직원들의 거칠은 농담으로 잘 알려진 링컨파크의 위너스 서클(The Wieners Circle) 등이 추천된다.
우리는 미시간 애브뉴의 드레이크 호텔(The Drake)에 묵어서 가까운 러쉬 스트릿의 데빌 도그(Devil Dawg, 804 N Rush St. Chicago)에서 시카고 도그를 맛보았다. 역시나 흘리지 않고 먹는 기술이 필요했다. 가게 밖 테이블엔 참새떼와 비둘기떼가 사이좋게 요기할 태세를 갖추고 핫도그 먹는 사람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뉴욕의 시카고 도그

Chicago Dog from Bobbi's Italian Beef, Brooklyn
한때 고메 햄버거 체인 셰이크 섁(Shake Shack)에서 섁-카고 도그(Shack-cago dog)를 팔아 이따금 버거와 함께 먹곤 했다. 그런데, 비엔나 비프, 스포츠 페퍼, '릭스 픽스' 렐리쉬같은 재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미국 표준 메뉴에서 제거했다. 2025년 7월 "Dog Days of Summer" 프로모션으로 부활했다가 다시 사라졌다.
하지만, 브루클린 보름힐의 스미스 스트릿에 시카고 전문 식당이 있다. 보비즈 이탈리안 비프(Bobbi's Italian Beef, 228 Smith St, Brooklyn, NY)는 시카고 스타일 핫도그와 함께 시카고 또 하나의 명물인 이탈리안 비프 샌드위치가 간판 메뉴다. 아늑한 빈티지 인테리어에 시카고 도그 포스터와 종류별 뉴욕 핫도그 포스터가 주인장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뉴욕에서 시카고 도그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식당, 사실 시카고의 데빌즈 도그보다 더 맛이 좋았다.
https://www.bobbisitalianbeef.com
'시카고 스페셜' 연재 순서
1. 시카고 건축 '마천루의 파노라마'
2. 시카고 핫도그 '노 케첩!'
3.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로비하우스 투어
4.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하이라이트
5. 시카고 블루스, 버디 가이의 전설
6. 오리지널 딥디쉬 피자
7. 시카고대 고대문화연구협회(ISAC) 박물관 하이라이트
8. 자연사박물관 필드뮤지엄
9. 시카고 공공미술
10. 호텔 '더 드레이크': 마릴린 먼로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