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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뉴욕: 현실세계의 사진들

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Sept 12, 2025-April 19, 2026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MC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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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시립미술관(MCNY,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에서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뉴욕: 현실세계의 사진들(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내게 세가지 질문을 떠올렸다. 첫째, 사진은 라우셴버그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둘째, 그의 연인이었던 재스퍼 존스(Jasper Johns, 1930- )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나? 세째, 라우셴버그는 네오다다이스트인가, 팝아티스트인가, 개념미술가인가? 



#1. 로버트 라우셴버그와 사진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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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라우셴버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블랙마운틴칼리지 재학시절 기하학적 추상화의 대가 조셉 알버스(Josef Albers, 1888-1976)의 지도를 받으며 사진을 공부했고, 한동안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사진작가처럼 세상을 바라보았다. 프레이밍, 대비, 그리고 표면에 대한 그의 사진적 감성은 콜라쥬, 아상블라쥬, 그리고 회화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을 변화시켰다. 


1950년대 콤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 일상의 오브제와 폐기물들을 붙여 콜라쥬처럼 작업하는 방식)을 시작한 라우셴버그는 유화, 콜라쥬, 사진, 가구, 옷, 신문, 심지어는 박제된 염소('모노그램', 1955-59)와 같은 3차원 일상 사물을 결합해 매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적 사고의 틀 안에 놓이면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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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사진은 세상을 조각과 프레임으로 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뉴욕에서 초기의 흑백사진은 거리와 간판을 포착했다. 콤바인 페인팅과 이후 실크스크린 작품에서 대비, 균형, 그리고 자르기 등 사진적 구성법을 활용, 무관해 보이는 이미지들을 역동적인 시각적 서사로 배열했다. 1960년대엔 실크스크린 인화를 사용해 사진을 캔버스에 직접 옮기는 작업을 했다. 이 기법을 통해 라우셴버그는 미디어 이미지와 개인적인 스냅샷을 통합, 예술과 삶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현실을 포착하려는 사진적 충동의 연장선이었다.



#2. 로버트 라우셴버그(RR)와 재스퍼 존스(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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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MCNY의 전시 입구엔 라우셴버그가 촬영한 재스퍼 존스의 사진 두점이 있다. 20세기 위대한 아티스트로 부상할 이들은 1950년대에 연인 사이였다. 이들은 사적, 지적, 예술적 측면에서 현대미술에서 가장 풍성한 협업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라우셴버그는 1950년 화가 수잔 웨일(Susan Weil, 1930- )과 결혼했다가 3년 후 이혼했다. 그의 창작적 전환점은 1950년대 초 재스퍼 존스를 만난 후였다. 라우셴버그(RR)와 존스(JJ)는 작곡가 존 케이지와 안무가 머스 커닝햄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라우셴버그는 커닝햄댄스컴퍼니의 무대 세트와 의상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으며, 존스가 그 작업에 가담하게 됐다. 당시 무명의 두 아티스트는 로어맨해튼 펄스트릿의 건물에서 함께 살며 작업했다. 당시 동성애는 금기시 되어 둘의 관계는 비밀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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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처음 만났을 당시 라우센버그와 존스는 1940-50년대 뉴욕을 풍미했던 감정적이며, 영웅적인 추상표현주의에 반발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일상의 현실에 뿌리를 둔 새로운 시각언어를 찾으려했다. 존스는 라우셴버그가 발견된 재료를 대담하게 다루는 것에서 영향을 받았다. 라우셴버그는 일상 오브제와 대중매체 이미지를 결합한 콤바인 페인팅을 시작한 반면, 존스는 친숙한 상징(깃발 flag, 표적 target, 숫자 numbers)으로 작업하게 된다. 


이들은 미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고, 미술이 세상의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발전시켰다. 1950년대 후반 라우셴버그와 존스가 헤어지면서 각각의 작업은 변화했다. 라우셴버그는 외적으로 더욱 확장되고 이미지 중심적인 면모를 띠었고, 존스의 작업은 더욱 내성적이고 코드화된 면모를 띠게 되었다.



#라우센버그는 어느 미술사조에 속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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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로버트 라우셴버그는 특정 미술 사조에 속하는 대신 네오다다(Neo-Dada)를 형성하는데 기여했고, 팝아트(Pop Art)의 길을 열어준 아티스트로 평가된다. 


그는 제 1차세계대전 이후 태동한 마르셸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 중심의 다다이즘 정신을 계승한 네오다다의 대표 작가였다. 일상적인 오브제를 비롯, 그림, 콜라쥬, 조각 등을 통합하며,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이미지들을 겹치고, 배치하면서 일상과 미술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라우셴버그는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를 잇는 다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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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라우셴버그의 사진적 시선은 미술을 포용적이며, 실험적이며, 현실세계의 시각적 소음과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재정의했다. MCNY의 전시는 그의 사진적 감성을 포착하며, 모든 이미지와 사물은 재구성되기를 기다리는 삶의 일부였음을 상기시킨다. 그의 작품은 창착성이 고립된 상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혼란스럽고, 생생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세계의 풍경 속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는 미술에서 순수성이라는 개념을 거부하고, 혼합, 모순, 그리고 중첩을 수용했다. 그런 의미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초기의 진정한 포스트모더니스트 중 한명이었다. 라우셴버그는 미래 세대의 미술가들에게 매체를 혼합하고, 경계를 허물고, 예술을 세상과의 대화의 한 형태로 보는 자유를 선사했다. 마치 비빔밥 한 그릇처럼, 그의 작품은 차이의 공존을 찬양하며, 현실세계의 파편들에서 탄생한 것임을 보여준다. 



Robert Rauschenberg’s New York: Pictures from the Real World

Sept 12, 2025-April 19, 2026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MCNY) 

1220 Fifth Ave at 103rd St.

https://www.mcny.org 



*구겐하임, 로버트 라우셴버그 탄생 100주년 특별전 'Rauschenberg: Life Can’t Be Stopped' (10/10-4/5, 2026)

MoMA, 로버트 라우셴버그 회고전, Robert Rauschenberg: AMong Friends,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4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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