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10 댓글 0

알렉산더 맥퀸, 연극과 패션을 잇다

연극 '하우스 오브 맥퀸('House of McQueen)'

 

IMG_9677.jpg

House of McQueen, The Exhibition 

 

‘패션계의 악동(bad boy)’, ‘패션계의 무서운 아이(enfant terrible)’로 불린 알렉산더 맥퀸(1969–2010)은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니라 예술가였다. 그는 아름다움과 공포, 죽음과 생명,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탐구하며, 패션쇼를 서사적 퍼포먼스로 확장했다. 해부학적으로 완벽한 재단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패션계의 외과의사’라 불리기도 했다. 사회적 반항아이기도 했던 그는 패션 산업의 위선, 여성의 대상화, 계급 문제를 도발적으로 표현했고, 죽음과 폭력을 극도로 아름답게 시각화했다. 2010년, 맥퀸은 어머니 장례식을 하루 앞두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향년 40세였다.

 

그의 천재적 재능은 이듬해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열린 ‘Alexander McQueen: Savage Beauty’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66만 명을 동원한 블록버스터 전시는 그의 드라마틱한 삶과 창작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었다.

 

 

1_mcqueen-1200x600-NYTG.jpg

House of McQueen, Photo: Thomas Hodges

 

올 가을, 맥퀸의 세계를 다룬 오프브로드웨이 연극 ‘하우스 오브 맥퀸(House of McQueen)’이 9월 9일 허드슨야드의 매너(The Mansion at Hudson Yards)에서 초연됐다. 11월 2일까지 예정됐지만, 10월 12일 조기에 막을 내렸고, 나는 마지막 공연을 관람했다.

 

맨션은 오프브로드웨이 극장 치고는 시네마스코프 영화도 상영할 수 있을 만한 긴 무대를 갖추고 있었다. 무대 위에는 회색 탁자 두 개가 놓여 있고, 배우들은 맥퀸의 패션을 입고 등장한다. 맥퀸 자신은 물론 셔츠와 배기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다. 미니멀한 무대는 LED 패널 비디오로 현란하게 변모한다.

 

 

IMG_9687.jpg

'House of McQueen' 출연진이 공연 후 무대에서 인사를하고 있다.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그러나, 다라 클라우드 각본, 샘 헬프리치 연출, 루크 뉴튼 주연의 ‘하우스 오브 맥퀸’은 천재 패션디자이너가 예술과 비즈니스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창작의 열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지 못했다. 오프닝 장면에서 탁자 위 약통과 장도, 벨트로 자살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은 대형 패널 자막으로만 전달되어, 압도적이지만 실상 주인공의 내면 고통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았다.

 

 

IMG_9663.jpg

 

IMG_9665.jpg

House of McQueen, The Exhibition 

 

인터미션 동안 관객은 무대 옆 갤러리에서 맥퀸의 패션 27점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Byronesque와 McQueen Vault의 협업으로 기획된 전시는 그의 천재성과 숨결을 직접 보여주었다. 

 

맥퀸의 초기 히트작 ‘범스터 팬츠(Bumster Pants, 1993)’는 허리선을 낮춰 엉덩이 윗부분을 드러낸 문제작으로, 섹시함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인체의 비례를 재정의한 작품이었다. 1990년대 말 유행한 로우라이즈 청바지의 직접적 원형이기도 하다. ‘하이랜드 강간(Highland Rape, 1995)’은 찢긴 드레스와 헝클어진 모델을 통해, 여성의 몸을 피해자가 아닌 생존과 저항의 상징으로 재현했다.

 

 

IMG_9654.jpg

 

IMG_9669.jpg

House of McQueen, The Exhibition 

 

‘보스(Voss, 2001)’는 거울과 유리 박스로 둘러싸인 무대에서 펼쳐진 심리적 퍼포먼스로, 사회가 규정한 미의 폭력성과 인간 자의식을 드러냈다. 마지막 컬렉션 ‘플라톤의 아틀란티스(Plato’s Atlantis, 2010)’에서는 스쿠버 다이버였던 맥퀸의 경험을 반영해, 인간이 바다로 진화해 새로운 종으로 거듭나는 상상을 패션으로 구현했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말한다. 알렉산더 맥퀸은 패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진정한 아티스트였다. 그의 옷 하나하나, 전시와 무대를 통해 살아있는 작품으로 남아 생생하게 관객과 세상에 질문을 던진다.

 

 

IMG_9644.jpg

 

House of McQueen

The Mansion at Hudson Yards

508 W 37th St. NYC

https://www.thehouseofmcquee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