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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여름 레스토랑위크 런치: 나로 (Naro) ★★☆ 

한식 전통 영감 메뉴...소울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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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 NYC

 

뉴욕 요식업계의 스타 셰프 박정현(Junghyun Park)씨는 2022년 록펠러센터(30 Rockefeller Plaza)에 세번째 레스토랑 '나로(Naro)'를 오픈했다.  테이스팅 메뉴 전문 아토믹스(Atomix)로 미슐랭 2스타, 제임스비어드재단상 뉴욕주 최우수 셰프(2023), 세계 최고 레스토랑 8위(2023)을 차지한 그의 세번째 식당이다. 노매드(NoMad, 매디슨스퀘어파크 북쪽-한인타운 남쪽) 지역에 자리한 데뷔 레스토랑 아토보이(Atoboy)와 아토믹스에서 맨해튼 미드타운으로 진출한 것이다.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아르데코 건축미가 빛나며, NBC-TV 본사 건물이 있는 록펠러센터에 고급 한식당이 오픈한다는 것은 근사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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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스에선 우아한 분위기에 창의적인 10 코스에 매료됐고, 아토보이에선 실험적이고, 맛있으며, 비싸지 않는 5코스 메뉴가 좋은 인상을 주었다.  30 Rock 지하 콘코스에 자리한 나로에는 최근에야 가보았다. 뉴욕레스토랑위크 메뉴가 제법 신선했다. 나로는 씨그릴(The Sea Grill)이 자리했던 아이스링크 옆의 건너편에 있다. 씨그릴에선 크랩 케이크가 뉴요 최고였고, 뉴올리언스 마르디 그라 (Mardi Fras) 디너(2019)오이스터($1) 해피아워를 즐겼었다. 특히 크리스마스 트리와 스케이트장을 병풍으로 한 식사는 로맨틱한 곳이었다.

 

링컨센터의 '링컨(Lincoln)', 메트오페라하우스의 그랜드 티어(Grand Tier) 등을 소유한 파티나 레스토랑 그룹(Patina Restaurant Group)이 운영했던 씨그릴은 2019년 여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문을 닫고 말았다. 랜드로드인 티쉬만 프레이어(Tishman Speyer)와 렌트 재계약이 불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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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 NYC

 

친구가 opentable.com에서 나로에 점심 예약을 할 때 Indoor Terrace와 Main Dining Room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우리는 메인 다이닝룸에 테이블을 잡았다. 인도어 테라스는 아이스링크 옆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콘코스의 행인들이 지나는 공간이라 아늑한 감이 없고, 공항 라운지나 대합실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니 다이닝룸을 추천한다. 

 

나로의 인테리어는 록펠러센터의 건축양식인 아르데코(Art Deco),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의 세트, 미니멀리스트 아티스트 댄 플래빈(Dan Flavin)의 조명미술, 그리고 한국적인 장식이 어우러진듯 하다. 인테리어는 아토믹스를 맡았던 한국의 Studio Writers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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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 NYC

 

2025 여름레스토랑위크 메뉴는 2코스를 30달러에 맛볼 수 있다. 테이스팅 메뉴로 정평이 난 박정현 셰프의 식당에서 2코스 점심으로 여전히 배고픈 채 식당을 떠나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움틀거렸다. 우리는 애피타이저로 잿방어(Amberjack)와 육회(Beef Tartare), 메인디쉬로 떡갈비 덮밥(Galbi Beef Patty)와 소고기안심(Beef Terderloin, $9 추가)를 주문했다. 음료는 생략했고, 수돗물을 마셨다. 스파클링 워터는 $8라고 한다. 

 

 

RESTAURANT WEEK SUMMER 2025

 

LUNCH 2 COURSE PRIX-FIXE 

select one from each course: 30 

 

#Starter 

-Cucumber Salad Chili Oil, Assorted Seaweed

-Fried Eggplant Ginger Dressing Smoked Tofu 

*Amberjack Mustard Dressing, Yellow Pepper, Grilled Cabbage 

*Beef Tartare Egg Yolk, Jalapeño, Asian Pear 

-NARO Soy-Marinated Salmon* (+6) Kohlrabi Noodles, Cured Salmon Roe 

-King Crab (+7) Pine Nut Dressing, Jellyfish Salad, Yellow Peppers 

 

#Main 

-Oyster Mushroom Rice Bowl Black Tru le, Sunchoke Chips

-Grilled Chicken Spicy Soy Glaze, Perilla, Scallion 

*Galbi Beef Patty (Tteok-Galbi) Rice Bowl Sweet Soy, Pine Nuts

-Black Cod Doenjang Sauce, Hen-Of-The-Woods Mushrooms 

-Grilled Cabbage with Fresh Black Tru le Australian Winter Tru le, Doenjang Butter, Candied Pine Nuts 

-Braised Eel Bowl (+5) Egg, Quinoa 

*Beef Tenderloin (+9) Black Garlic, Cauli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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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erjack

 

나로의 뜻을 상당히 상냥한 서버에게 물어보았다. 한국어로 '나를 통해'라는 뜻과 한국에서 최초(2009년)로 우주에 발사한 로켓의 이름이 나로호(羅老號)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음식은 빨리 나왔다. 잿방어(앰버잭, 친구가 배부르다고 해서 4개가 모두 내 몫)는 싱싱했고, 겨자 드레싱도 상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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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f Tartare

 

육회는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날소고기를 못먹는 친구 덕에 내 차지) 특히 간장게장같은 소스가 감칠맛을 더했다.  밥 위에 올려서 쓱쓱 비며 육회 비빔밥으로 먹고 싶었다. 떡갈비는 양념맛이 살아나지 않았으며, 무척 태웠다. 하지만, 9달러 더 내고 주문한 친구의 소고기 안심은 부드럽고, 감미로웠다. 밥(seaweed rice) 한공기와 김치를 5달러씩에 따로 주문해 먹으니 포만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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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bi Beef Pa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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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f Tenderloin 

 

하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뉴욕 최고의 셰프가 선사하는 한식 풍미의 나로 메뉴는 참신하거나 정교하다기보다는 평범했다. 레스토랑위크 메뉴 한번으로 나로의 성공 여부를 거론하기는 어렵겠지만, 아토믹스와 아토보이의 명성으로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뉴요커들이나 세계의 미식가들이 찾아가는 노매드의 아토믹스와 아토보이와는 달리 록펠러센터는 관광객, 쇼핑객, 방송인들,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아늑한 아토믹스나 아토보이에서 고객들은 몇시간에 걸쳐서 유명 셰프의 정교한 테이스팅 코스 메뉴를 즐길 수 있지만, 록센터의 나로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주는 차가운 공간에서, 특히 테라스 테이블에서는 슬로우 템포로 식사를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23년 5월 뉴욕타임스의 피트 웰스의 리뷰에 따르면, 나로는 오픈 당시 디너 11 코스 테이스팅 메뉴 가격을 $195에서 $165로 내렸고, 점심 5코스 테이스팅메뉴($95)도 2코스($52), 3코스($68), 그리고, 단품 메뉴는 $19-$46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25년 8월 현재 5코스 테이스팅 메뉴는 $125. 나로가 록펠러센터 고객들에 적응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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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 NYC

 

나로의 록펠러센터 진출은 모모푸쿠 제국을 건설했던 셰프 데이빗 장(David Chang)을 연상시킨다. 그는 2004년 이스트빌리지의 허름한 동네에서 라면집 모모푸쿠 누들바로 시작해 쌈바(Ssam Bar), 테이스팅 메뉴 모모푸쿠 코(Ko)로 미슐랭 2스타와 제임스비어드 미국 최우수 셰프상까지 거머쥐고, '타임 100'에 두번씩 선정됐다. 그의 혁신적인 메뉴와 미국 대도시는 물론 토론토, 시드니까지 진출하며 모모푸쿠는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2019년 수퍼마켓 재벌 제이바 가문의 젊은 여성 마거리트 제이바 마리스칼(Marguerite Zabar Mariscal)이 CEO를 맡으면서 데이빗 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쌈바와 코 등 폐업에 이르렀다. 무모한 확장은 고유한 이미지의 레스토랑 브랜드를 프랜차이즈화하면서 색깔을 흐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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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 NYC

 

물론, 위대한 예술가들이 매번 걸작을 만드는 것은 아니듯이 스타 셰프들도 번번이 새로운 시도에서 실패의 쓴맛을 본다. 미슐랭 3스타를 자랑했던 프렌치 셰프 장 조지 봉거리첸(Jean-Georges Vongerichten)도 일식당 마추젠(Matsugen), 인도 식당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 등을 야심차게 오픈했다가 문을 닫았다. 그래서 나로의 위치와 메뉴 전략도 '로켓처럼 폭발적'이라기보다는 '나로부터'적인 나르시즘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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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 NYC

 

한식의 최대 강점 중의 하나는 다채로운 반찬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일 것이다. 타파스 사이즈의 너그러운 반찬 퍼레이드,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런데, 최근 유행하는 셰프들의 테이스팅 메뉴는 인스태그램 시대에 걸맞는 포토제닉하고 기발한 메뉴에 더 공을 들이는듯 하며, 한식의 소울(soul)을 대표하고 있는지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아토믹스와 아토보이가 이룩한 박정현 셰프의 명성이 새로운 도전으로 희박해진다면 실망스러울 것이다. 나로가 로케이션과 고객에 맞추어 어떻게 변신하게될 지 궁금해진다. 

 

 

NARO

610 Fifth Avenue (30 Rockefeller Plaza)

Rockefeller Center, Rink Level 

212-202-0206

https://www.naronyc.com

 
 
*박정현 셰프의 아토믹스(ATOMIX)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21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4049179
 
*아토보이 5코스 테이스팅 메뉴: THINK DIFFERENT Like ATOBOY, 2022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4078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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