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역사협회 패션사진작가 빌 커닝햄 아카이브 인수...올해 말 특별전 'Evening Hours'
New York Historical Acquires Bill Cunningham Archive

뉴욕역사협회(New York Historical Society)가 작고한 뉴욕타임스 패션 사진작가 빌 커닝햄(Bill Cunningham, 1929-2016)의 아카이브를 인수했다. 수만명에 달하는 사진, 네거티브 필름 및 기념품들이 이 뮤지엄에 영구 소장될 예정이다.
NYT에 따르면, 생전에 블루 재킷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뉴욕의 고급 패션과 스트릿 패션을 모두 포착했던 빌 커닝햄은 자신의 방대한 사진 창고를 대중과 공유하는 것을 꺼려했었다.
커닝햄은 자신은 2009년 뉴욕랜드마크 보존협회(New York Landmarks Conservancy)에서 '살아있는 랜드마크(living landmark)'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사생활을 중시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유산을 맹렬히 보호했었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제안한 회고전을 거절하며 당시 메트의 패션인스티튜트 큐레이터 해럴드 코다에게 "직무에서 벗어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92스트릿Y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커닝햄은 "누가 유산에 대해 생각하겠나? 나는 공장 노동자다. 그곳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오늘 우리가 하는 일뿐이다(Who thinks about a legacy? I’m a worker in a factory. All we think about there is what we’re doing today.)"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그는 한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창고가 차라리 불타버리는 게 낫겠다"고 말도 했다. 그는 사실 겸손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지들이 부적절한 손에 넘어갈까봐 두려워했다고 토로했다.

빌 커닝햄이 입고 다니던 데님 셔츠
카네기홀 위층에 있는 커닝햄의 작업실에 보관되었던 그의 컬렉션은 조카이자 공동 유언 집행자인 패트리샤 시몬슨이 통제해왔다. 이 컬렉션은 내년에 오픈할 예정인 '미 민주주의 갤러리(Tang Wing for American Democracy)'에 소장된다.
뉴욕역사협회는 커닝햄이 생존했던 2014년 사진 에세이 특별전 'Facades'를 열었다. 때문에 이 뮤지엄은 그가 남기고 간 사진자료들의 안식처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뉴욕역사협회는 올해 말 커닝햄 특별전 'Evening Hours'를 열 예정이다.
<2025. 7. 28. 업데이트>
자전거를 탄 NYT 카메라맨: 빌 커닝햄 Bill Cunningham

자전거를 탄 채 맨해튼 거리의 패셔니스타들을 포착하는 빌 커닝햄씨.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나왔다. Photo: Zeitgeist Films
2011년 11월 바람이 불던 날 차가운 빌딩 숲 사이에 정장한 노인을 봤다. 카네기홀 건너편 델리 앞에 자전거를 세워놓은 채 플라스틱 컨테이너에 든 음식을 먹고 있는 말래깽이 남성, 그를 금방 기억해냈다. 며칠 전 본 다큐멘터리 ‘Bill Cunningham New York 의 주인공이었다. 빌 커닝햄, 뉴욕타임스에서 83세에 뛰고 있는 열혈 포토저널리스트다.
그즈음 그리니치빌리지 IFC센터에서 그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이 장기 상영 중이었다. 영화에서 말한대로, 그는 파티에서 절대 먹지않는다. 어느 펀드레이징 파티에 가려는지 잘 차려 입었었지만, 거리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있는 중이었다. "영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더니 "내가 나오는 영환데, 왜 내가 봐요?"하며 웃었다.

2014년 12월 20일 힐튼호텔 앞에서 자전거를 타는 패션사진가 빌 커닝햄씨. Photo: Sukie Park
뉴욕을 '패션의 메카'로 만드는 인물 중의 하나가 이 사람, 뉴욕타임스의 선데이 에디션 중 ‘스타일’ 섹션을 풍요롭게 하는 커닝햄씨다. 낮엔 맨해튼 거리에서 유행 패션을 찍고, 밤엔 상류사회의 파티에서 사교계의 인사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거리 패션은 ‘On the Street’에 수십장의 사진이 모자이크되며, 파티 장면은 ‘Evening Hours’에 포착된다. 그야말로 high & low의 패션과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리차드 프레스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빌 커닝햄, 뉴욕’은 그의 예사롭지않은 열정을 따르고 있다. ‘보그’지의 편집장인 패션파워 안나 윈투어는 “우린 모두 빌을 위해 옷을 차려입지요.”라고 말할 정도로 커닝햄씨의 카메라는 패셔니스타들을 추적한다.

뉴욕타임스 일요판 '스타일' 섹션의 'On The Street'에 등장한 패셔니스타들. 커닝햄씨의 눈에 포착된 패션들이다. Photo: NYT
그는 뉴욕 갑부 월도프 아스토리아 가문의 명사였던 브룩 아스터 여사를 비롯, 데이빗 록펠러, 멋쟁이 소설가 톰 울프 등 명사들을 카메라에 담지만, 생활은 소박하다. 카네기홀 옆의 아파트에서 살지만, 살림이라곤 필름을 모은 캐비닛이 전부다. 그리고, 그는 싱글이다. 그의 직업 원칙 중의 하나는 파티에서 음식은 물론 음료도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 철저한 프로 근성이다.
커닝햄씨는 1948년 하버드대학교 중퇴 후 뉴욕으로 왔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다가 미군으로 복역했으며, ‘시카고 트리뷴’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이즈음 장 폴 고티에 등 패션디자이너를 미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 패션에 흥미를 느꼈고, 패션 일간지 ‘우먼스 웨어 데일리’에서 일하면서 뉴욕의 거리 패션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82세에 여전히 카메라를 든 프로페셔널 커닝햄씨는 제 1세대 파파라조였다. Photo: Zeitgeist Films
이후 맨해튼에 은둔했던 할리우드 배우 그레타 가르보를 찍으면서 1978년 ‘타임’지에 실린다. 당시 이 사진은 모델의 동의를 얻지않고 타임지가 발행한 첫 이미지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파파라지 저널리즘'의 시작이었다. 커닝햄씨는 뉴욕타임스에서 일하면서 2008년 프랑스 문화성으로부터 레종도뇌르도 받았다.
맨해튼 5애브뉴를 걷다가 자전거 위에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는 노인이 있다면, 그는 커닝햄씨이에 틀림없다. 최근 커닝햄씨가 촬영 중 차에 치었다고 한다. 중상은 아니었다니 다행이다. 세계 최고의 신문, 뉴욕타임스의 일요판을 위해 최신의 유행을 기록하는 백발의 사진가, 뉴욕이 멋있는 이유는 이 같은 장인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아모리쇼 VIP 프리뷰에서 패셔니스타들을 찾고 있는 빌 커닝햄씨.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Window Thank You Card? 2012년 트라이베카의 거리에서 누군가 빌 커닝햄씨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썼다. S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