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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물탕: 부야베스 Vs. 부리드 

미슐랭 스타 셰프 다니엘 불루의 르 그라탕(Le Gra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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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rride Sètoise, Le Gratin NYC

 

해산물을 좋아하기에 씨푸드 파스타(Pasta con Frutti di Mare)와 해물탕 부야베스(Bouillabaisse)를 가장 좋아하는 요리 10가지 안에 꼽는다. 프렌치 셰프 다니엘 불루(Daniel Buloud)의 다운타운 레스토랑 르 그라탕(Le Gratin)은 매월 특선 요리(Plat du Mois/ Monthly)를 제공하고 있는데, 2년 전 이맘 때 7월의 특선요리 부야베스(Bouillabaisse-Mediterranean fish soup)를 맛보러 갔다. 레드 스내퍼, 새우, 아구, 오징어, 쭈꾸미, 홍합 등 해산물과 페널 줄기가 가지런히 놓였고, 셰프가 소스를 접시에 부어주었다. 해물은 신선했고, 짙은 갈색의 소스가 어우러져 깊은 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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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illabaisse-Mediterranean fish soup, Le Gratin NYC

 

2025년 7월의 르 그라탕 특선 요리는 부야베스의 사촌 격인 부리드 세투아즈(세트 방식의 부리드, Bourride Sètoise, $49)라고 했다. 아구(monkfish), 고등어(mackerel), 홍합(mussels), 감자(potato), 그리고 알리올리(마늘/레몬/올리브오일 소스)로 조리한다. 얼핏, 고등어를 넣은 스튜에 거부감이 들었다. 고등어 구이나 조림이지 묵은지 찌개라면 모를까, 고등어는 신선할 때 회가 고소하지만 비린맛을 어찌할까 싶었다. 또한, 아구야 말로 예전엔   미국에서 버리던 생선이며, 홍합도 저렴하다. 단지 프렌치 레스토랑이라 고급진 소스로 포장한 비싼 요리는 아닐까?    

 

그런데, 친구가 보내준 인스태그램에서 다니엘 불루가 파리에서 얼마 전 스카웃한 르 그라탕의 쥘 레코퀴용(Jules Recoquillon) 셰프와 부리드 세투아즈를 조리하는 비디오를 보고 흥미가 생겼다. 불루는 부리드가 원래 '가난한 어부들의 수프'였지만, 르 그라탕은 '부자들의 수프'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 부리드 세투아즈는 레코퀴용의 뉴욕 데뷔 요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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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DLlSWeXP0tA

 

하지만, 어부들의 수프/스튜가 항상 값싸고 남는 생선으로 조리하는 것은 아닐터이다. 최불암씨가 진행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어부들은 배 위에서 홍게를 넣은 '럭셔리' 라면을 즐기고,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에선 제주 해녀들이 굴을 넣은 라면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얼마나 호사스러운 해물라면인가.  

 

 

부리드 세투아즈 @르 그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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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Gratin NYC

 

르 그라탕은 '프렌치 레스토랑 위크(French Restaurant Week, 7/7-20)에 참가 중이었는데, 뉴욕 레스토랑 위크(New York Restaurant Week, 7/21-8/17)과 같은 가격(디너 3 코스 $60)에 제공했다. 나는 부리드 세투아즈, 친구는 레스토랑 위크 메뉴를 선택했다.   

 

먼저 아구부터 맛을 보았다. 아구는 미국에서 '가난한 자의 랍스터(poor man's lobster)'로 불리우는 생선이다. 한국에선 아구찜으로 매콤하게 먹지만, 우리는 그린마켓에서 아구를 사다가 집에서 배추 많이와 베이컨을 약간 넣고, 조리해 먹는다. 눈 감고 먹으면, 랍스터같은 게 아구다. 아구 3조각과 홍합 3개은 무척 싱싱했다. 그러나, 롱아일랜드산 스패니시 마커렐은 우려했던대로 약간 비린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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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rride Sètoise, Le Gratin NYC

 

고등어는 부리드에 미스캐스팅인듯 하다. 자작한 국물은 무척 짯지만, 프랑스 요리인 만큼 소스의 깊은 맛이 좋았다. 순전히 무대를 채우기 위한 엑스트라같은 감자는 밋밋했다. 가장 맛있는 것은 놀랍게도 파(leek)였다. 조리할 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파. 호기심에 주문한 부리드는 한번 맛보는 것으로 끝내도 좋을듯 하다. 가격 대비 르 그라탕의 부야베스가 훨씬 만족스럽다. 

 

부리드 세투아즈(Bourride à la Sétoise)는 기원전 6세기경 세트(Sète)와 랑그독 해안(Languedoc coast) 지역에서 유래된 요리다. 아구, 흰살 생선, 레몬, 화이트 와인, 아이올리와 크렘 프레슈를 섞어서 조리한다. 부리드는 삶은을 의미하는 boulido에서 왔다. 세트는 부야베스가 탄생한 마르세이유에서 약 200km 떨어져 있는 지중해 도시로 거주민을 세투아즈(Sétois/ Sétoises)라 부른다. 부리드 세투아즈는 흰살 생선으로 만들고, 알리올리 소스를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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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rride Sètoise, Le Gratin NYC

 

반면, 부야베스는 지중해 연안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이유(Marseille)에서 유래한 해물탕으로 어부들이 식당이나 시장에 팔수 없는 뼈 많은 생선 우럭, 광어 등 볼락류(rockfish)를 사용해 대개 토마토나 빨간 고추가 들어간 루이(rouille) 소스로 조리한다. 이후 더 다양한 생선과 해산물이 추가되면서 가난한 어부의 수프에서 고급요리로 진화했다. 토마토를 넣은 조개 수프 맨해튼 클램차우더와 크림을 넣은 뉴잉글랜드 클램차우더의 관계와 유사하다. 

 

 

프로방스 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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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그라탕의 메뉴에선 부리드 세트와즈와 어울리는 와인으로 프로방스 로제 Domaine Ott Rose Chateau Romassan, Bandol 2023 ($35)를 추천했지만, 한잔에 너무 비싸(*와인숍에선 1병에 $50 선) 프로방스 로제 'Whispering Angel, Rose, Cote de Provence 2022'($20)을 주문했다 (역시 와인숍에서 1병에 $22선). 식당에서 와인을 얼마나 비싸게 받는지 실감했다. 7월의 특선 요리 부리드 세투아즈와 잘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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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맨해튼 포르투갈 식당 알파마(Alfama)의 칼데이라다/ 2017년 맨해튼 소카랏 빠예야 바의 자르주엘라.

 

프랑스의 부야베스와 부리드 외에도 세계 여러나라에 해물탕 버전이 있다. '해산물의 왕국' 포르투갈의 칼데이라다(caldeirada)는 여러 생선과 해물 외에 감자를 넣는다. 뉴저지 뉴왁의 포르투갈 식당가 아이언바운드의 아데가(Adega)에서는 무척 큰 팟에 칼데이라다를 제공했다. 마드리드와 뉴욕의 소카랏 빠예야 바(Socarrat Paella Bar)에서 먹어본 스페인 해물탕 자르주엘라(zarzuela)도 감자와 스캘롭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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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타디치 그릴의 초피노. https://tadichgrillsf.com

 

가장 맛있게 먹은 해물탕은 2004년 샌프란시스코의 타디치 그릴(Tadich Grill)에서 맛본 초피노(cioppino)가 단연 최고다.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토스카나와 리구리아주 해물탕 카추코(cacciucco)를 미국 버전으로 만든 것으로 던저니스 크랩, 조개, 새우, 스캘롭, 오징어, 홍합 등에 토마토와 와인을 넣어 조리한다. 생선보다 해물이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으로 사워도우를 함께 제공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검보(gumbo)는 해산물에 때때로 육류, 셀러리, 파프리카, 양파와 필레 파우더 등 향신료를 넣고 푹 조린 스튜로 밥이 말아서 나온다. 브루클린 우리 동네의 검보 브라더스(Gumbo Bros.)를 즐겨 찾았었는데 폐업해서 아쉽다. 

 

 

NYC Summer Restaurant Week 2025  @Le Gratin

 

Tuesday - Friday

THREE COURSE | $60 PER P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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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CUTERIE DU JOUR  Chef choice, Sourdough B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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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K-FRITES À L'ÉCHALOTE, SALADE DE CRESSON (+$10) 8 oz. Grilled Prime Black Angus Hanger St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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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FOUTIS  Cherry Fruit 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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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인근 비크만 호텔에 자리한 르 그랑탕.

 

Le Gratin 

5 Beekman St. 

212-597-9020

https://www.legratinnyc.com

 

 

*레스토랑 위크 리뷰: 비크만 호텔 내 템플 코트(Temple Court), 2017

*뉴올리언스의 맛: 검보 브라더스(Gumbo Brothers)

*레스토랑 위크 리뷰: 소카랏 빠예야 바 (Socarrat Paella Bar), 2018

*로시니가 작곡가가 아니었다면? 투르네도 로시니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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