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A, 추상표현주의 실험가 잭 휘튼 회고전 'Jack Whitten: The Messenger'
Jack Whitten: The Messenger
"나의 스튜디오는 실험실', 작품은 실험"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Jack Whitten: The Messenger,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흑인 추상표현주의 실험가 잭 휘튼(Jack Whitten, 1939-2018)의 회고전 '메신저(Jack Whitten: The Messenger)'를 열고 있다.
이 특별전은 1963년 미술학교 재학 중 콜라쥬 작품부터 쿠퍼유니온 교수(1974-1995) 시절을 거쳐 2018년 사망 직전에 그린 마지막 작품까지 175점의 회화, 조각, 종이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미술비평가 홀란드 코터(Holland Cotter)에 따르면, 휘튼은 자신의 작업실을 '실험실(laboratory)'이라 불렀고, 모든 작품은 '실험(experiments)'이었다.
Uncovering Jack Whitten’s mysterious abstractions | HOW TO SEE
The Museum of Modern Art
잭 휘튼은 1939년 알라바마주 버밍햄 근처 베세머에서 태어났다. 광부였던 아버지는 그가 8살 때 사망했고, 재봉사였던 어머니는 교육 신봉자로 후에 사립유치원을 열었다. 알라바마주 터스키기대 재학 중이던 1957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들으러 버밍햄에 갔다. 루이지애나주 서던대학교로 전학한 후엔 킹 목사의 비폭력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인권운동에 참가하며, 주의사당 행진에 나섰다가 경찰의 폭력에 환멸을 느끼며 뉴욕으로 이주하게 된다.
1960년부터 쿠퍼유니온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당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과 교류했다. 그중 윌렘 드 쿠닝의 영향을 받았고, 그의 멘토가 되었다. 제이콥 로렌스, 노만 루이스같은 흑인 작가들과 만났고, 존 콜트레인,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 연주에 심취하며 작업했다.


Jack Whitten: The Messenger,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지성적인 잭 휘튼은 추상표현주의라는 장르를 실험하고, 확장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작품의 결과만큼이나 제작과정에 중요성이 있다고 믿고, 붓을 넘어 스퀴지(squeegee), 아프로 빗(Afro comb)이나 직접 만든 갈퀴 모양의 도구로 캔버스에 물감을 끌어들였다.
휘튼은 수년간 물감을 두껍게 칠해서 일종의 타일을 만들고, 조각으로 잘라 모자이크 효과를 냈다. 물감을 실험해 조각 매체로 탈바꿈시켰다. 역사적 사건의 기억은 파편화하고, 아티스트는 마치 고고학자처럼 파편들을 모아 기억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는 메신저(Messenger)다.
인종차별, 민권운동을 체험한 남부 출신 잭 휘튼에게 미술은 개인적 표현의 도구를 넘어서 사회적 사건을 담는 시각적 일기이자 기록이기도 했다. 9/11 참사를 직접 목격했고, 5년에 걸쳐 역작(9-11-01)을 제작했으며,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총기난사 사건도 캔버스에 담았다.

Jack Whitten: The Messenger,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2001년 9월 11일 잭 휘튼은 맨해튼 트라이베카 리스페나드 스트릿의 작업실에 있었다. 첫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충돌한 후 그가 본 것은 스튜디오 밖의 거대한 유리 샹들리에의 크리스털이 터지는 것이었다. 연기도, 불꽃도 보기 전 하늘이 크리스탈 유리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가로 6미터에 달하는 '9.11.01'에는 그가 아크릴 물감, 재, 동물의 피, 신발 틀, 유리, 금속 파편 및 머리카락 등 혼합재료 모자이크로 재구성한 그날의 참사와 아티스트의 외상스트레스장애(PTSD)를 담았다.

Jack Whitten, 9.11.01, 2006, Baltimore Museum of Art

Jack Whitten, 9.11.01 (detail), 2006, Baltimore Museum of Art
NYT의 홀란드 코터는 "멀리서 보면 별빛 가득한 밤하늘이나 어두운 바다 위의 거품 구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혹은 검은 바탕에 흰색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추상표현주의 스타일의 그림처럼 보일 수도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실제로는 수천개의 픽셀 모양의 마른 물감 큐브를 조각내어 이어붙인 크고 거친 질감의 모자이크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평했다.


Jack Whitten: The Messenger,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그의 인물화 시리즈도 실험적이다. 1966년 뉴욕에서 아파트의 화재로 잃은 형을 추모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후 무하마드 알리, 말콤 X, 소설가 제임스 볼드윈, 시인 마야 안젤루 등 역사적인 인물에 헌사하는 '블랙 모노리스(Black Monoliths)' 시리즈를 지속했다. 그는 마른 페인트, 당밀, 구리, 소금, 석탄, 재, 초콜릿, 양파, 허브, 녹, 달걀 껍질, 면도날 등을 혼합한 수천 개의 픽셀 모양 정육면체로 만들어진 물감 큐브로 거칠 질감의 모자이크로 묘사했다.


Jack Whitten: The Messenger,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재즈도 그의 영감이었다. 고교시절 재즈 밴드 '던바 재젯츠(Dunbar Jazzettes)'에서 테너 색소폰을 연주했던 잭 휘튼은 '재즈 타운' 뉴욕에서 존 콜트레인, 마일스 데이비스, 텔로니어스 몽크가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다운타운 클럽에서 재즈에 푹 빠졌다. 잭슨 폴락도 재즈광이었던 것처럼 재즈의 즉흥성과 리듬은 잭 휘튼에게 영향을 주었다. MoMA 회고전에서도 재즈가 흐른다.
휘튼은 평생 회화의 기법과 재료, 그리고 예술 작품과 영감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였다. 때로는 사진이나 판화처럼 빠르게 적용되는 제스처 기법을 사용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새로운 추상화"의 아버지라고 칭했다.

*Uncovering Jack Whitten’s mysterious abstractions | HOW TO SEE, The Museum of Modern Art
https://www.youtube.com/watch?v=aIq9h0JnzcM&t=2s
잭 휘튼은 1968년 쿠퍼 유니온 재학 시절 만난 동문인 그리스계 미국인 메리 스타이코스와 결혼해 매년 크레타섬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 1974년부터 20여년간 모교 쿠퍼 유니온에서 회화과 교수로 가르쳤으며,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s Award)을 받았다. 휘튼은 퀸즈 잭슨하이츠에서 살다가 2018년 1월 만성 백혈병 합병증으로 78세에 세상을 떠났다.

Jack Whitten: The Messenger, March 23 - August 2, 2025, Museum of Modern Art
*구겐하임 뮤지엄 '라쉬드 존슨: 심오한 사색가들을 위한 시(Rashid Johnson: A Poem for Deep Thinkers)
*'라이센스 투 킬' 경찰 규탄 시위 확산 #BlackLivesMatter
*2019 아모리쇼: 흑인 파워의 부상 BLACK POWER RISING (1) 포커스 섹션
*2019 아모리쇼: 흑인 파워의 부상 BLACK POWER RISING (2) 블루칩 작가들
*바스키아의 무명시절 다큐멘터리 'Boom for Real'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