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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크리스틴 선 김: 하루종일, 밤새도록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청각장애자의 분노와 비판정신 미술로 승화

우리시대 소통의 부재, 단절의 문화 상기

 

Feb 8–Sept 21, 2025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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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al: Ghost(ed) Notes, 2024 (re-created 2025, left), Cues on Point, 2022.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2025, at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휘트니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한인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김의 개인전 '크리스틴 선 김: 하루종일, 밤새도록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이 당초 예정이던 7월 6일에서 9월 28일까지로 연장됐다.

 

2월 8일 오픈한 이 특별전은 휘트니의 1층, 3층(9/28까지), 8층(9/21까지)에 걸쳐 김씨의 드로잉, 회화, 벽화, 비디오, 조각 등 90여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서베이전으로 내년 미네아폴리스의 워커아트센터(Walker Art Center, 3/27-9/6)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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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 Exhibition Walkthrough <YouTube>

 

선천적인 청각장애 아티스트인 크리스틴 선 김은 'All Day All Night'에서  타인들과 소통하면서 경험한 간극과 이에 대한 비판을 시각적 언어로 승화했다. 1980년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태어난 크리스틴 선 김(언니도 청각장애자)은 자신의 모국어인 미국수화(ASL, American Sign Language), 악보 및 그래픽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문화와 그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통의 좌절에서 오는 분노의 범주를 각도로 그려낸다. 

 

크리스틴 선 김은 로체스터공대(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학제간 연구를 전공한 후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석사학위, 바드칼리지에서 사운드와 음악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바드대학원 졸업 후인 2007년부터 휘트니뮤지엄의 교육자와 컨설턴트(2007-2014)으로 일하면서 장애인 교육자가 이끄는 ASL 투어와 Whitney Signs를 설립하는데 기여했다. 2013년 MoMA에서 'Soundings: A Contemporary Score' 드로잉전을 열었다. 2018년엔 휘트니뮤지엄 밖에 공공 설치물 'Too Much Future'를 전시했으며, 2019 휘트니 비엔날레, 2023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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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2025, at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이번 개인전은 미 메이저미술관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으로 휘트니뮤지엄에 교육자에서 아티스트로 금의환향한 셈이다. 청각장애자 아티스트의 시선은 분노,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재치와 사회비판 정신이 담겨있다. 소통의 부재는 비단 장애자와 비장애자간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언어와 제스추어 만으로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크리스틴 선 김은 우리 시대 소통과 단절의 문제를 환기시킨다.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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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nged Echo, 2023.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2025, at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전시 제목 '하루종일(All Day)'과 '밤새도록(All Night)'은 지평선 위로 떠올랐다가 지는 태양의 움직임을 시각화한다. 컬러와 선, 내러티브가 배제된 흑백의 목탄 벽화 속에서 여백은 청각장애자 아티스트와 수화로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희망일수도, 절망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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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grees of My Deaf Rage in the Art World, 2018. Charcoal and oil pastel on paper, 49.25 × 49.25 in. © Christine Sun Kim

 

크리스틴 선 김은 '미술계에서 청각장애 분노의 각도'에서 현역 미술가로서 체험한 분노의 각도 도표를 사용해 그려냈다. 구겐하임뮤지엄의 매니저에 대한 접근성은 예각(급성 분노), 바드대학원 석사과정은 거의 직각(정당한 분노), 청각장애 프로그램이 없는 뮤지엄들은 360도(분노 충만)이다. 이는 자신의 분노와 트라우마이자 미술적 치유(art therapy)일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비판이자 외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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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Week of Lullabies for Roux, 2018,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2025, at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루를 위한 자장가 1주'는 자신의 딸 루를 위해 작곡한 자장가 7곡을 들어보게 한다. 독일인 아티스트 토마스 마더(Thomas Mader) 와 사이에 청각장애 두 딸을 양육하면서 친숙하지 않는 노래에 대한 거북함으로 가사 대신 친구들에게 가사 대신 저주파를 강조한 자장가를 작곡해달라고 요청했다. 벤치의 컬러는 주간 약통 모양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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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ring of Echo Traps, 2022.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2025, at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최면에 걸린듯한 음악...메아리(echo)가 갖힌 큐브가 오르내리는 계단 통로에 달려있다.  장애인들의 억압된 상황과 그들에게 접근성과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듯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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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ENTION, 2022.  “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2025, at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돌을 향한 붉은색 풍선의 팔 두개가 지속적으로 연결되려고 한다. 그러나, 하나는 번번이 좌절된다. 돌에 남겨진 상흔들은 소통 부재의 트라우마인가? 크리스틴 선 김과 아티스트 남편 토마스 마더는 서로 프레임 속에 갖힌 비디오 속에서 수화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수화와 독일의 수화 언어는 다르다고 한다.

 

독일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Rainer Werner Fassbinder)의 영화 제목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Angst essen Seele auf/ Ali: Fear Eats the Soul, 1974)'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후 서독을 배경으로 청소부인 독일 여인과 모로코 출신 노동자 알리의 관계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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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 Sun Kim: All Day All Night | Exhibition Walkthrough <YouTube>

 

크리스틴 김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출처에 직접적인 접근성이 없기 때문에 메아리(echo)로 가득차 있다"고 밝혔다. 그녀의 악보 벽화와 활 모양의 흑백 목탄 드로잉은 잡히지 않는 메아리의 연속처럼 보인다. 언어, 얼굴 표정, 제스추어로도 완벽하게 전달할 수 없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https://whitney.org

 

 

*2019 휘트니 비엔날레 (1) 한인작가 4인방: 크리스틴 선 김, 갈라 포라스 김, 마이아 루스 리, 신혜지

*청각장애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김 2020 수퍼볼서 미국가 '수화' 통역

*사운드 아티스트: 크리스틴 선 김@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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