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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 영문과 출신 에드워드 리의 아시안풍 남부요리

워싱턴 DC 맛집 <3>  서코타쉬(Succotash)

 

그리스 리바이벌 양식 랜드마크 건물, 스펙터클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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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코타쉬(Succotash)에서의 브런치와 에드워드 리(Edward Lee, 오른쪽)

 

뉴욕대 영문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셰프 에드워드 리(Edward Lee)는 9/11으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케이스다. 차이나타운 인근에 운영했던 퓨전 한식당 '클레이(Clay)'의 문을 닫고, 2003년 경마대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로 유명한 루이빌로 내려가 컬트 식당 610 마그놀리아(610 Magnolia)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케이블 TV 요리쇼 '톱 셰프(Top Chef)'와 PBS 'The Mind of a Chef'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는가 하면,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우는 제임스비어드재단상 남동부 지역 최우수 셰프의 후보로 네차례 올랐다.

 

에드워드 리는 2015년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에 서코타쉬(Succotach)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오픈했고, 같은해 10월 인근 버지니아 출신 수퍼스타 셰프 데이빗 장(David Chang)은 모모푸쿠 CCDC(Momofuku CCDC)를 론칭했다. 호세 안드레스(Jose Andres)가 정복한 DC 아성에 한국계 스타 셰프들이 도전한 셈이다. 이어 에드워드 리는 지난해 9월 11일엔 워싱턴 DC 중심부에 두번째 서코타쉬를 열었다. 모모푸쿠 CCDC와는 5블럭 거리다. 10월 뉴욕타임스에서 에드워드 리와 서코타쉬를 대서특필했다.

 

필자는 2011년 뉴욕중앙일보 기자 시절 에드워드 리를 이메일로 인터뷰한 적은 있어도 그의 식당 610 마그놀리아에 가볼 기회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친구와 워싱턴 DC에 도착하자 마자 서코타쉬에서 점심을 먹었고, 마침 에드워드 리도 만날 수 있었다. 왜 뉴욕이 아니고, DC냐고 묻자 그는 "뉴욕은 너무 경쟁이 치열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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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리바이벌 양식 Succotash

   

서코타쉬는 옥수수와 리마콩에 당근, 양파, 토마토, 페퍼, 오크라 등 야채를 섞어 만든 남부요리로 프라이드 치킨이나 포크찹과 함께 제공된다. 얼마 전 할렘의 레드 루스터(Red Rooster)에서 친구가 주문한 프라이드 치킨에 함께 나와야할 서코타쉬가 없어서 아쉬웠다.   

 

에드워드 리의 서코타쉬는 펜 쿼터(Penn Quarter)의 국립초상화갤러리(Museum National Portrait Gallery)와 국제스파이뮤지엄(International Spy Museum) 인근이다. 알고 보니 전에 일부러 들러서 뉴욕까지 들고 왔던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치즈 숍 카우걸 크리머리(Cowgirl Creamery)와 같은 9스트릿, F 스트릿 블럭이다. 카우걸 치즈는 2013년 문을 닫았고, 뉴욕 머레이즈 치즈(Murray's Cheese)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서코타쉬는 몇 건물 건너 이오니아 양식의 기둥이 웅장게 받치고 있는 건물에 자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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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서 내려다본 서코타쉬(Succotash)

 

1912년 프레데릭 B. 파일(Frederick B. Pyle)이 그리스 리바이벌 양식으로 설계, 에퀴터블 뱅크(Equitable Bank) 본부로 사용됐던 건물이다. 1985년 에퀴터블이 나갔고, 플래티넘(Platinum) 등 나이트 클럽이 운영되었고, 예술과학뮤지엄(Museum of Arts and Sciences)이 오픈할 예정이었다. 이 빌딩은 1994년 미사적지구로 등재왰고,  2017년 서코타쉬가 들어선 것. 

 

마치 뮤지엄 건물에 들어선듯한 서코타쉬는 오리지널 대리석 바닥에 발코니, 50피트 높이의 유리 아트리움으로 햇빛이 들어오며, 클래식한 샹들리에와 가스 랜턴이 어우러진다. 코린트 기둥과 마호가니 목재로 장식된 발코니에서 내려다 보는 전망은 스펙터클하다. 가죽 부스의 아늑한 테이블에 앉으면 VIP가 된 느낌이다. 서코타쉬는 9천여 평방 피트에 310석으로 루이빌의 610 마그놀리아의 55석에 비해 6배에 달하는 규모. 식당 리뷰 웹사이트 Eater.com은 서코타시를 지난해 '최우수 디자인(Design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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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발코니의 라운지엔 아시안풍 파업 바 미스터 리(Mr. Lee)를 오픈한다.

 

서코타시는 오는 9월 오픈 1주년을 기념해 2층의 라운지에 팝업 바 미스터 리(Mr. Lee)를 오픈할 예정이다. 아시안풍 인테리어에 아시아 맥주, 위스키에 칵테일 미스코리아(Miss Korea, 소주+멜론시럽+유주+댤걀 흰자)도 구비한다.  

 

영문학 전공자 답게 2003년 요리책 ‘스모크& 피클(Smoke & Pickle)’, 올 초엔 회고록 '버터밀크 낙서(Buttermilk Graffiti: A Chef’s Journey to Discover America’s New Melting-Pot Cuisine)'를 출간한 셰프 에드워드 리의 특기는 아시안 액센트를 가미한 남부요리다.  

 

 

A Brunch at SUCCOTASH, Washington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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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와플(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슈림프&그리츠, 김치가 가미된 콜라드 그린, 고추장 블러드 메리.

 

# 치킨 & 와플(Chicken & Waffles): 어느새 소울푸드의 대명사가 된 벨기에 와플 위의 프라이드 치킨.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버본(미국 위스키)를 마스터한 에드워드 리는 메이플 시럽에도 버본을 첨가했다. 그가 요리책에서 레시피를 소개한 오크라 피클과 만체고 치즈도 곁들인다. 바삭한 와플 위에 더 바삭하고, 촉촉한 프라이드 치킨, 버본향이 가득한 시럽은 할렘 에이미 루스(Amy Ruth)의 치킨&와플보다 깊은 맛과 여운을 주었다. 

 

# 슈림프 & 그리츠(Shrimp'N'Grits): 옥수수 가루 죽인 그리츠와 새우의 콤보는 원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전통적인 아침식사라고 한다. 담백해서 좋아하는 메뉴라 얼마 전 할렘 레드 루스터에서도 주문한 음식이다. 에드워드 리의 슈림프&그리츠는 멕시코만(Gulf)에서 잡은 새우라고 명시하고 있다. 양식이 아니라 와일드 걸프산 새우다. 그리츠는 켄터키의 와이젠버거(Weisenberger) 브랜드다. 여기에 달걀 프라이를 오버이지로 올렸다. 양도 푸짐했고, 오동통 싱싱하면서도 감칠맛 있는 새우와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옥수수죽이 흡족스러웠다.   

 

# 콜라드, 김치 & 컨트리 햄(Collards, Kimchi and Country ham): 새우와 그리츠만으로는 심심해서 사이드로 콜라드 그린을 시켰다. 포르투갈 수프의 재료이자 소울푸드로 즐겨먹는  콜라드그린은 남부요리를 먹을 때 꼭 주문해야할 메뉴. 우리의 아욱 된장국이나 우거지 볶음을 연상시키는 구수한 맛이다. 여기에 김치와 컨트리햄으로 짭조름하면서도 육즙으로 맛을 더했다. 비밀의 김치 양념.

 

# 풀드 포크 샌드위치(Pulled Pork Sandwich): 주로 돼지 어깨살을 푹 과서 갈기갈기 찢어 바비큐 소스에 버무린 고기인데, 타임스퀘어의  버질 바비큐(Virgil BBQ)가 내 입맛에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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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블러디 메리와 풀드 포크 샌드위치

  

# 고추장 블러디 메리(Gochujang Bloody Mary): 칵테일로는 미모사, 벨리니도 있었지만, 고추장이 눈에 띄어 맛을 보기로 했다. 토마토쥬스와 보드카, 우스터소스, 타바스코 소스를 주재료로 한 블러디 메리에 고추장 액센트. 매콤한 고추장맛이 이색적이었다.

 

다음에 서코타쉬에 간다면, 본격적인 남부요리를 시도해보고 싶다. 2인 이상 주문해야 하는 'Taste The South'는 스티키번,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치킨&와플(비스킹, 그레이비%포치드 에그), 토마토 샐러드 혹은 콜라드, 김치&컨트리 햄, 그리고 미니 초콜릿 피컨 파이를 맛볼 수 있다. 

   

 

서코타시는 오는 9월 오픈 1주년을 기념해 2층의 라운지에 팝업 바 미스터 리(Mr. Lee)를 오픈할 예정이다. 아시안풍 인테리어에 아시아 맥주, 위스키에 칵테일 미스코리아(Miss Korea, 소주+멜론시럽+유주+댤걀 흰자)도 구비한다. '버번의 컨트리' 켄터키 셰프인 만큼 뉴욕에서 구하기 쉽지않은 컬트적인 버본 'Pappy van Winkle Reverve 15년, 20년, 23년'도 갖추고 있다.  

 

 

SUCCOTASH, DC

915 F St. NW. 202-849-6933. 

http://succotashrestaurant.com

 

*뉴욕대 우등생이 켄터키로 간 까닭은 <뉴욕중앙일보, 201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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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h77 2018.08.21 21:38
    서코타쉬가 남부음식이름이었군요. 작년에 음식점이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서코타쉬에 갔었어요, 칼빗에서 곧 오픈하다는 기사를 보았거든요. Portrait Gallary 근처에 머물러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건물에 인테리어가 훌륭했어요. 콜라드 그린 요리가 인상적이고 그 맛이 그립네요.
  • sukie 2018.08.21 23:42

    서코타쉬 가보셨군요^^ 콜라드 그린에 김치를 넣어서 짭조름하고 깊은 맛이 좋더라구요. 은행이었다가 나이트클럽으로 운영됐던 이었기 때문에 인테리어 구경만으로도 갈만 하지요. 콜라드 그린은 할렘 소울푸드 식당에도 나오는데요, 우리의 '비밀병기' 김치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