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베스트 피자리아
이탈리아의 자존심, 베스트 피자는 어디에?
디파라, 루칼리, 그리말디, 로버타...
디파라의 명인을 사부로 모시는 브루클린 캐롤가든 '루칼리(Lucal's)'의 버섯, 아티초크 피자.
루칼리는 올해 마이애미 비치에 지점을 오픈한다. Photo: Sukie Park
뉴욕엔 맥도날드와 버거킹보다 피자리아가 더 많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엘리스아일랜드를 거쳐 뉴욕에 상륙한 피자도 이민자들처럼 귀화했다. 1900년대 초 등장한 뉴욕 스타일의 피자는 크고, 얇고, 접어 먹을 수 있는 피자를 말한다. 피자 헛의 피자가 바로 뉴욕 스타일로 두꺼운 크러스트에 네모난 시칠리안 피자와 비교된다.
얄팍한 반죽에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소스와 베이질을 얹은 하양, 빨강, 초록의 이탈리아 국기 3색 '마거리타 피자'는 스탠다드. 뉴욕의 요식업계에선 무혈의 피자 전쟁도 치열하다. 뉴욕은 미국 내 피자의 수도이며, 브루클린이 그 피자의 성지다.
브루클린 미드우드의 허름한 '디파라'에서 도미니코 디마르코씨의 손맛이 정겹게 느껴진다. SP
브루클린은 교회가 많아 '보로 오브 처치'로 불리우지만, 또한 명물 피자리아로 정평이 난 '보로 오브 피자'이기도 하다. 브루클린의 디 파라(미드우드), 그리말디(덤보), 루칼리(캐롤가든), 로버타(윌리엄스버그), 토토노(코니아일랜드)가 간판 스타들이다. 브루클린엔 피자 전문 투어(www.scottspizzatours.com)까지 있다.
*브루클린 다리 아래 헤비급 피자 전쟁: 그리말디 vs. 줄리아나
▶디파라(Di Fara Pizza)=브루클린에서도 한참 안으로 들어가는 미드우드 애브뉴J에 자리한 허름한 피자리아. 뉴욕의 식도락가들과 자갓 서베이, 빌리지 보이스 등이 찬사를 보낸 톱 클래스 피자집이다.
장인정신에 빛나는 이탈리아에서 이민온 도미니코 디마르코 아저씨가 64년부터 직접 반죽을 빚어 만들어왔다. 포마드를 바른듯 정갈하게 빗은 머리카락에 항상 체크 무늬 셔츠에 에이프런을 두르고 슬로모션으로 모짜렐라를 자르고, 토핑을 얹고, 토마토 소스로 색칠한 후 베이질(basil)을 가지런히 앉힌다. 오븐에서 올리브유가 지글지글한 피자가 나오면 기다리고 있던 피자광들의 눈이 커진다.
패스트푸드 피자를 무색케하는 슬로우 정신이다. 소시지와 페퍼, 버섯은 물론 포치니 버섯, 아티초크, 브로콜리 랍 등 이색 토핑도 있다. 2009년 여름 피자 한 조각에 4불에서 5불로 인상되자 뉴욕타임스가 ‘뉴욕 최초의 5달러 피자 슬라이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왕에 디파라 순례를 갈 예정이라면, 키안티나 바바레스코 등 이탈리안 와인 한 병과 기다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브루클린 행 지하철B•Q 타고 애브뉴J 정차(1224 Avenue J, Midwood, Brooklyn, 718-258-1367).
디파라에 가면 네모난 시칠리아 피자를 주문한다. 왼쪽은 브로콜리랍&소시지, 오른쪽은 아티초크 피자. SP
▶그리말디(Grimaldi’s Pizzeria)=’No Slice, No Credit Card, No Delivery!’라 경고하는 무례한 피자집.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된 브루클린 브리지 아래 피자리아엔 예약조차 받지않는다. 그래서 여름철 최대 1-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하는 맛집이다.
그리말디의 머쉬룸&페퍼 피자(small). 전화로 주문하면, 30분에서 바쁠 땐 1시간 후 픽업할 수 있다. SP
디파라의 디마르코씨처럼 장인이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석탄불의 벽돌 오븐에서 구워내는 피자의 맛이 일품이다.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이탈리안 식당의 상징인 빨간색 체크 무늬 테이블보가 깔린 식탁 앞에 앉는다.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와 함께 먹는 피자가 도달한다. 얇은 피자에 프레시 모짜렐라 치즈, 소시지, 추가 마늘, 올리브가 앉은 피자가 입 안에서 스르르 녹는다.
2010년 미셸 오바마 여사와 두 딸이 들러 플레인, 페퍼로니, 소시지, 그리고 버섯/페퍼/양파 콤비네이션의 파이 4개를 먹었다고 한다. 12월 올드풀턴 스트릿에서 공터 옆 코너의 이탈리안 팔라조 스타일의 빌딩으로 이사갔다.(1 Front St. 718-858-4300).
뉴욕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된 브루클린 브릿지 아래 '그리말디'. 널찍한 로케이션으로 옮긴 그리말디. SP
▶롬바르디(Lombardi’s Pizza)=맨해튼 리틀이태리의 유서깊은 피자리아. 소호를 거닐다가 허기진다면 들러볼만 하다. 1905년 이탈리안 이민자 제나로 롬바르디가 오픈한 이 피자리아는 “미국 최초의 피자리아”라고 주장한다.
오토와 함께 뉴욕에선 드물게 조개(clam) 피자를 만든다. 커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학 인근에 있는 ‘프랭크 페피즈(Frank Pepe’s)’ 만큼은 못하지만, 그런대로 풍미가 있다. 그외에 토마스 소스가 결석한 화이트 피자, 프레시 리코타 치즈와 모짜렐라가 들어간 ‘피자만두’ 칼조네도 메뉴에 있다.
2005년 100주년을 기념해 100년 전 가격인 5센트에 피자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개업 당시 종업원이었던 안토니오 토토노는 1924년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 자신의 피자리아 ‘토토노’를 개업, 뉴욕의 명품 피자를 만들고 있다(32 Spring St. 212-941-7994).
'아이언 셰프' 마리오 바탈리가 운영하는 '오토 에노테카 피자리아'에선 담백한 조개(vongole) 피자도 굽는다. SP
▶오토 피자리아(Otto Enoteca Pizzeria)아이언셰프 마리오 바탈리이 이탈리안 식당 제국 중 하나. 뉴욕대 인근의 8스트릿에 자리해 이탈리아어로 8을 의미하는 otto와 와인바를 뜻하는 enoteca가 붙여졌다.
얇고 바삭바삭한 크러스트에 기본인 마거리타 피자나 조개껍질 채로 나오는 화이트 클램피자(pizza volgole), 감자와 안초비 치자, 콰트로 스타지오니(토마토, 모짜렐라, 아스파라거스, 버섯), 계란프라이가 올려진 ‘트러플&에그’ 피자 등 이색 피자를 이탈리아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안 햄(살라미, 프로슈토 등) 모듬인 ‘콜드 컷’이나 스콜 플레이트 모듬(fish antipasti-새우, 조개, 낙지, 안초비, 홍합 등)을 안주삼아 와인을 맛보기에 안성맞춤이다(1 5th Ave. 212-995-9559).
▶089(Trattoria Zero Otto Nove)=뉴욕의 진짜 리틀 이태리로 불리는 브롱스 아서애브뉴의 명물 피자리아. 벨몬트 애브뉴에서 ‘컬트’ 레스토랑 로베르토를 열어 명성을 높인 요리사 로베르토 파치울로가 오픈한 피자리아다. 2008 자갓 가이드에 27점을 받은 로베르토에 줄서서 기다리기 싫다면, 089에서 대신 이탈리안 요리를 즐길 수 있다.
089는 이탈리아 산 마르자노에서 온 토마토로 만든 소스가 일품. 감자•모짜렐라 치즈•포르치니 버섯을 넣은 ‘파파테 에 포르치니’($16.95), 모짜렐라와 스모크드 모짜렐라•고르곤졸라•프로볼로네 등 4가지 치즈로 만든 ‘콰트로 포르마지’($15.95)는 간판 피자. 089는 로베르토 푸르길리의 고향 살레르노의 우편번호라고(2357 Arthur Ave. Bronx, 718-220-1027).
브롱스의 089에선 감자와 포치니 버섯,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피자가 감칠맛과 구수한 맛을 낸다.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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