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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 허병렬: 하이브리드 교육의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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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교육의 시너지
2010년 고정 항공기의 속력과 헬리콥터의 수직 이착륙 능력, 그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효율성 등 세 가지 이동수단의 장점을 융합한 항공기가 그해 중 시험비행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교통사고가 난 현장에 즉각적으로 이런 항공기가 나타나 환자를 싣고 구조작업 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마치 영화를 보는듯 하나 혁신적인 이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팔스에어(PALS, Patient AirLift Services) 오너인 샤이먼 스콧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시내를 활주하고 있다. 버스들 중에 우리는 하이브리드라는 사인을 달고 달리는 것이 보인다. 이런 차량들은 개스를 절약하면서 달릴 뿐만 아니라 부근의 공기를 맑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하면 반가운 친구들이다.
USA 투데이지에 '한국의 학교들이 주는 교훈들'의 제목으로 기사가 났다. 여기에 따르면 미국의 중등교육 체계 개선방안의 하나로 한국의 교육체계를 성공사례로 소개하였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는 인터뷰에서 "뜻있는 많은 교사들이 현재의 체제에 갇혀 있다...학생들을 오후 10시까지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한국이 미국보다 잘못하는 게 있다면 그건 교육이다."라는 의견을 말하였다. 서로 다른 두가지 다 한국의 현실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 항공기, 여기에 하이브리드 교육을 생각하게 된다. 차세대 교육은 세계적인 관심사에 틀림없다. 현재의 교육철학, 교육체제, 교육방법 등을 비교할 때 비슷하면서 다양하고 국가별 개성이 보인다. 그중에서 어느 한가지만이 우수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에게 좋은 점을 섞어보자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우리가 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본다. 미국식과 한국식,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교육자의 생각과 피교육자의 생각, 전체적인 개별적인 것, 아날로그식과 디지털식, 이성과 감성, 단편적인 것과 지속적인 것...이것도 한없이 이어진다. 이 지역에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을 간추릴 수 밖에 없다. 여기는 미국이고 차세대들은 미국 시민이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히 한국계 미국인이다. 가정교육은 부모의 사랑으로 이루어지지만 미국식 한국식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
한국식은 자녀들이 부모의 과잉 사랑에서 헤어나기 어렵게 한다. 자녀들이 자력으로 살아나가는 방법을 익힐 기회를 모조리 빼앗는다. 그러면서도 사용하는 말은 대체로 억압적이고 명령조이다. 이렇게 길러진 생활습관은 학교에서 지시만 따르는 수동적인 학생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미국 가정의 자녀교육은 자립정신을 길러주려고 노력한다. 제 일은 제가 처리하도록 격려한다. 어떻게 보면 냉정한 부모같지만 말이 부드럽고 성인을 대하듯 예의 바르게 그들을 상대한다. 학교 교육에서도 사물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유도하여 그 내용을 존중한다. 교사가 어느 학설을 전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이 스스로 발견하도록 활동을 전개한다. 말하자면 학생 중심이다.
이렇게 다른 미국식 한국식 교육을 절충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적인 정신문화를 첨가할 수 있음은 얼마나 다행인다. 또한 여기서 성장하는 차세대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인종과 함께 생활하면서 국제감각을 키우고 있음은 얼마나 큰 혜택인가. 바로 이런 것들이 모이면 하이브리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한 가지만 고집하는 편협한 마음을 멀리 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한 한 가지 음식이 맛있지만, 두 가지 세 가지가 섞여서 하나가 된 퓨전 음식도 별미이다. G7보다 G20의 국가 원수들한테서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한 가지 재료로 제작된 미술품이 가진 특색도 좋지만, 다양한 재료가 섞인 미술품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한 가지 교육활동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방면으로 좋은 점을 첨가하면 그 효과를 올릴 수 있다.
세계에 흐르는 하나의 조류는 순식간에 각 분야에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 저것 잘게 쪼개던 버릇은 어느 틈에 몇개씩 합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그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들의 입장이 미국식 한국식의 좋은 점을 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특히 차세대의 교육에서. <2008>
허병렬 (Grace B. Huh, 許昞烈)/뉴욕한국학교 이사장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 본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0년 조지 피바디 티처스칼리지(테네시주)에서 학사, 1969년 뱅크스트릿 에듀케이션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음.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967년부터 뉴욕한인교회 한글학교 교사,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강사, 퀸즈칼리지(CUNY) 한국어과 강사,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한국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한인교육연구' (재미한인학교협의회 발행) 편집인, 어린이 뮤지컬 '흥부와 놀부'(1981) '심청 뉴욕에 오다'(1998) '나무꾼과 선녀'(2005) 제작, 극본, 연출로 공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