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익중/詩 아닌 詩
2022.01.18 11:19

(602) 강익중: 가는 세월

조회 수 116 댓글 1

詩 아닌 詩 (54) 가는 세월 

 

nyculturebeat2 jan 2022.jpg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내가 

 

흐르는 세월은

서럽지 않은데

막아서는 내가

강물처럼 서럽다 

 

잊히는 인연은

괴롭지 않은데

붙잡는 내가

꽃잎처럼 괴롭다

 

그리운 고향은

아프지 않은데

두고 가는 내가

바람처럼 아프다

 

 

nyculturebeat1 Jan 2022 .jpg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세월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휘휘 부는 바람 소리로

세월이 숨 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꾸 닳는 구두 뒤축으로

세월이 걷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으로

세월이 늙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맞춰 피는 들꽃으로

세월이 한결같음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별 사이로 다니는 밤으로

세월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nyculturebeat3 jan 2022.jpg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다시

 

새벽이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아침이 한낮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낮이 저녁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저녁이 한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밤이 새벽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리고 다시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 인터뷰: 세계로, 미래로 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
  • sukie 2022.01.21 10:48
    어제는 비 바람 추위가 번갈아가면서 오고갔습니다.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이때 강익중 작가님의 시 세편이 찾아욌습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요!
    '바람소리로 세월이 숨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처럼 아프다'를 절감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시어를 찾아서 썼을까? 올려준 시 세편을 계속 읽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