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ooking (3) 이탈리아 마피아 스타일(?) 고추피클 포크찹(Pork Chop)
Home Cooking <3> Pork Chops with Pickled Peppers
마피아 단골 라오(Rao's)와 바몬테(Bamonte's) 레스토랑 레시피 영감
집에서 만든 포크찹. 마피아 단골 구식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오(Rao)와 바몬테(Bamonte) 레시피에서 착안했다.
한동안 뉴욕 레스토랑에선 돼지고기 메뉴를 보기가 힘들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들이 돼지고기를 기피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2004년 모모푸쿠 누들바의 데이빗 장이 일본 라멘과 포크 번(Pork Bun)으로 돼지고기를 부활시키며, 베이컨까지 유행음식으로 등극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 덕에 종종 먹게된다. 얼마 전 집에서 친구가 만들어준 포크 찹(Pork Chop)은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바비큐 소스 없이 시큼한 페퍼를 얹어 김치 없이도 나의 입맛에 잘 맞았다. 포크찹은 엉덩이살(loin)이나 갈비(rib)에서 자르는데, 대개 갈비살의 맛이 더욱 좋다고.
최근 로어맨해튼 브룩필드 플레이스(구 월드파이낸셜센터)의 프랑스 마켓 르 디스트릭트(Le District)의 푸줏간에서 구입한 두대의 먹음직스러운 포크 찹을 요리하기 위해 레시피를 찾아 보았다. '라오 레스토랑 요리책(Rao's Cookbook)'과 인터넷의 '바몬테(Bamont)' 레스토랑의 이탈리아식 고추피클 포크찹(Pork Chops with Pickled Peppers)를 참고로 했다. 둘 다 100년 넘은 뉴욕의 유서깊은 이탈리아 식당이며, 마피아들의 아지트로도 알려져 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와 마틴 스콜세지의 '굿 펠라스'. 코폴라는 퀸즈에서 스콜세지는 리틀 이태리에서 자란 이탈리아계.
마피아 스타일 포크찹?
영화 '대부'와 '굿펠라스' TV 시리즈 '소프라노'에 등장하는 마피아들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즐겨찾는다. 물론 이탈리아계 마피아기 때문. 이들은 특히 구식(old school) 이태리 식당을 선호한다. 뉴욕시 5개 보로마다 마피아들의 아지트같은 레스토랑들이 있다. 어떤 갱스터는 스테이크 먹고 나오다가 식당 앞에서 총살됐고, 어느 마피아의 애인은 노래부르다가 총격에 맞고 쓰러졌다. 핏물이 토마토 소스와 범벅이 됐다. 모두가 뉴욕의 실제상황이다.
뉴욕의 마피아 레스토랑은 대부분 주택가에 자리해 있고(동네 구멍가게 업자들의 삥을 뜯어야 하니깐), 대체로 아늑한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이다(그래야 마피아 패밀리들이 숨을 수 있고), 음식은 전통 이탈리언(퓨전을 싫어한다), 양은 푸짐하고(마피아가 기운을 써야 하므로), 맛이 좋다(맛 없으면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으므로!).
오바마와 클린턴이 식사한 맨해튼 일 물리노(Il Mulino), 퀸즈 파크사이드(Parkside) 레스토랑, 브루클린의 토마소(Tommaso), JFK 인근 돈 페페(Don Pepe) 등과 맨해튼 UN 인근 스팍스(Sparks) 스테이크하우스에선 '대부'와 '굿 펠라스'의 장면을 떠올렸다. 알고 보니, 뉴욕 마피아들이 즐겨찾는 레스토랑이라고.
1896년 오픈한 할렘 인근의 라오(Rao's, 455 East 114th St.)는 1-2년 후까지 예약이 차있다고 할 정도로 가기 힘든 레스토랑이다. 식당의 별명이 '마피아들의 시스틴 채플(바티칸뮤지엄)'.우디 알렌 감독, 배우 레오나르도 드 카프리오, 빌리 크리스탈, 빌 클린턴 대통령, 억만장자 워렌 버핏,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가수 제이지 등 명사들이 찾았으며, 영화 '대부' '소프라노' '월스트릿의 늑대' 등을 촬영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굿 펠라스'는 실제 이 식당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월스트릿의 늑대들'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라오 레스토랑 장면.
라오는 인테리어가 마피아 사진들로 빼곡하지만, 웹사이트에는 메뉴조차 없다. 한때 대표 프랭크 펠레그리노씨가 요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한 적이 있다. 펠레그리노씨는 마피아 TV 드라마 '소프라노'에 출연까지 했다. 다행히도 라오는 파스타, 토마토 소스(우리집 찬장에 항상 있는 마리나라, 푸타네스카 등) 로스트 페퍼(*뉴욕 최고의 페퍼)를 수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 한번 가봤다가 입구의 어깨들에 주눅들었다. 소스만 사갔고 나왔던 기억. http://raosrestaurants.com
1896년 오픈한 할렘의 라오스와 1900년 오픈한 윌리엄스버그의 바몬테.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허름한 바몬테(Bamonte’s, 32 Withers St. Brooklyn)는 마피아 보나노 패밀리의 '팻 토니(Fat Tony)' 라비토가 즐겨찾던 아지트였다. 그가 2009년 옥살이 후 석방됐을 때 바몬테 출입을 금지시켰다고. 1900년 파스콸테 바몬트가 오픈한 바몬트는 그의 손자 안소니 바몬트로 내려오고 있다. 메뉴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밖은 허름하지만, 안은 아늑했던 바몬테에서 에그플랜트 롤라티니, 베이크드 클램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웹사이트도 없는 구식 식당, 바몬테의 대표 음식이 포크찹 알라 바몬테(pork chops alla Bamonte /sautéed with hot and sweet peppers).
우리집 고추피클 포크 찹 레시피
1. 후라이팬을 중불로 달구어 올리브유를 뿌린 후 다진 마늘 넣는다. 조금 후 포크 찹을 넣고 후추와 소금을 약간 뿌리고 6-8분(두께 따라) 가량 익힌 후(가장자리가 갈색이 되면) 뒤집어서 15분쯤 익힌다.
2. 포크찹을 접시에 옮긴 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은 고추(병조림 페퍼, spicy & sour), 프레쉬 체리 페퍼, 카푸토의 그린 페퍼를 후라이팬에 넣고 화이트 와인이나 치킨 스탁을 뿌려 볶아낸다.
3. 미리 450도(broil)에 맞추어 놓은 오븐에 포크찹과 볶은 페퍼를 올려 10분 정도 구어낸다.
4. 사이드 디쉬로 감자와 브로콜리니를 쪄서 곁들인다.
5. 와인은 이탈리안 키안티 클라시코(2013 Mazzei Castello di Fonterutoli Ser Lapo Riserva) 산지오베제와 멀로 블렌드.
마피아 스타일의 포크 찹 디너
*포크찹 이모저모
미국 프로 레슬링 선수를 포크찹 캐쉬(Porkchop Cash)라 부른다. 아칸사 대학교의 스포츠 마스코트 이름이 '포크 찹'이며, 포르투갈 사람들을 폄하하는 말로 '포크 찹'이 있다. 한국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경기도 연천의 고지탈환 전투(1953)를 다룬 영화 '포크 찹 힐(Pork Chop Hill, 1959)'도 있었다.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서부전선 이상 없다), 그레고리 펙 주연의 이 영화는 사상 군인이 너무 많아 '고기 언덕', 영어로 '포크찹 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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