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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멘(Ramen, ラーメン) 베스트   


인기와 맛이 정비례할까?



'일본의 소울 푸드' 라면은 4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뉴욕에선 2004년 데이빗 장의 모모푸쿠 누들 바가 라면 열풍을 주도했지만, 가장 인기있는 라면집은 후발주자인 4애브뉴의 잇푸도(Ippudo), 그리고 52스트릿의 ‘토토라멘(Totto Ramen)’과 모모푸쿠 누들바일 것이다.

세 라면집은 늘 대기시간이 길다. 식당 평가 사이트 옐프(Yelp)의 리뷰 수로 비교해도 5월 4일 현재 이푸도(4611), 모모푸쿠 누들바(1961)토토라멘(1659) 순이다. 물론 식당 오픈 시기와도 관계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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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푸쿠 라면 박사 데이빗 장. 다큐멘터리 '요리사의 정신' 중에서.


그러면, 인기도와 라면의 맛이 비례할까? 
어떤 식당은 과대평가되고, 어떤 식당은 평가절하되는 것이 요식업계 게임의 법칙이다. 마케팅과 언론 보도, 영향력 있는 음식 비평가들(그러나 입맛은 어디까지나 편견이다)이 유행을 주도하기도 한다.

NYCultureBeat의 뉴욕 톱10 일본라멘 6-10위를 뽑아봤다. 





NYC Top 10 일본 라멘  Japanese Ramen Best                               




#6 아카마루 모던@잇푸도(Ippudo, 一風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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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푸도 뉴욕의 아카마루 모던. 점심 때 미니 덮밥과 샐러드 추가에 $3.


1985년 시게미 가와하라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시작, 말레이지아, 뉴욕(2008), 싱가포르, 대만, 시드니, 상하이, 그리고 서울(압구정동/신사동)까지 오픈한 라면 체인. 대부분의 소박한 라면집들과는 대조적으로 업스케일의 모던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컴파트먼트의 큰 테이블은 그룹의 라면 회동에 좋아 인기있다. 1-2명이 가면 공동 테이블로 안내한다. 손님이 들어가면, 스탭이 일제히 ‘이랏샤이 마세!(어서 오십시요!)”하고 힘차게 합창을 한다. 입구 라운지는 사발이, 식당 안은 일본어로 도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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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푸도의 리셉션 공간. 라면 사발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을 올리고, 한참 기다려야 한다.


런치 스페셜 메뉴엔 샐러드+라면+미니덮밥(명란젓, mentaiko/로스트포크/프라이드치킨, 장어)을 $3를 추가하면 된다. 대신 차슈와 반숙 계란 토핑을 따로 부과한다.

잇푸도는 버크셔 흑돼지의 뼈를 12-15시간 고아 만든 국물을 쓴다. 시오마루 하카타 클래식(Shiromaru Hakata Classic)은 진한 돈코츠 국물이 부드러웠다. 하지만, 잇푸도의 비밀 병기인 ‘우마미 다마’ 된장을 섞은 아카마루 모던(Akamaru Modern)의 매콤하고, 깊은 맛이 더 나았다. 잇푸도의 차슈 비계는 버터처럼 입에서 녹아버릴 정도로 부드럽다. 

잇푸도는 ‘한 줄기 바람이 부는 홀(One Wind Hall)’이라는 뜻이다. 풍수와 관계가 있을지도. 
65 Fourth Ave.(bet. 9th and 10th St)212-388-0088. http://www.ippudony.com



#7 모모푸쿠 라면@모모푸쿠 누들바(Momofuku Noodle Bar) 


모모푸쿠2.jpg 모모푸쿠 라면


모모푸쿠 안도가 ‘일본 인스턴트 라면의 아버지’이며, 시게미 가와하라가 일본에서 ‘라면왕’일지는 몰라도, 뉴욕 라면계의 왕은 데이빗 장이다. 2004년 이후 오픈한 수많은 일본라면집의 요리사들은 데이빗 장, 즉 장석호씨의 후예들이다.

모모푸쿠 누들바의 간판요리는 라면이었지만, 포크번(돼지고기 샌드위치)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러 일본라면집에서 데이빗 장의 포크번을 모방하고, 응용한 번(비프번, 갈비번, 김치부다번…)을 메뉴에 올려놓고 있다.

뉴욕 라면열풍의 원조 데이빗 장은 '모모푸쿠 요리책(Momofuku Cookbook)'에서 자신의 라면 국물 조리법을 공개했다. 데이빗 장은 국물 만드는데 곤부, 마른 표고버섯, 치킨(통째로 아니면, 다리), 돼지 뼈다귀, 훈제 베이컨, 파, 양파, 소금(kosher), 간장, 미린 등을 쓴다. 여기에 어떤 비밀병기가 있늘지도…

모모푸쿠 라면은 닭과 돼지를 적당히 섞고, 베이컨까지 넣은 국물의 맛이 오묘하긴 한데, 나의 불만은 국물 양이 너무 야박(자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좀 짜다. 차슈는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던 것 같다. 반숙 계란 대신 수란(poached egg)을 올리는 것이 데이빗 장의 요리사로서의 감각이다. 
171 First Ave.(bet. 10&11th St.)212-777-7773. http://momofuku.com

 

#8. 카메미소 라면@라멘 미소야(Ramen Misoya) 


ramen-misoya1-small.jpg 카메미소 라멘


이스트빌리지 2애브뉴의 라멘 미소야는 도쿄 외곽 치바에서 시작된 구수한 된장라면 전문 체인이다. 
된장도 지역별로 코메(kome, 홋카이도 스타일-풍부한 맛), 마메(mame, 나고야 스타일-뒷맛이 쓴), 시로(shiro, 교토 스타일-달착지근 자연의 맛)의 세 가지이니 향토 라면의 맛을 볼 수 있는 라면집이다.

라면집 대부분이 오픈 키친인데, 라면 미소야의 부엌은 숨어있다. 그래서 대형 모니터에 주방에서 일하는 장면을 내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운드도 없도, 화질이 나빠 있으나 마나한 모니터가 아닐가 싶다. 차라리 일본 TV의 요리 프로그램을 무성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쌀쌀한 날 미소야에서 홋카이도 스타일의 카메 미소에 차슈 토핑을 주문했다. 검은색 사발에 국자처럼 큰 스푼이 나왔다. 홋카이도의 도청 소재지가 삿뽀로인 만큼 옥수수 토핑에 구운 감자도 곁들여졌다. 

비계로 둘러싸인 동그란 차슈가 처음엔 겁이 났는데, 살코기보단 비계의 맛이 더 나았다. 된장의 구수한 맛은 돼지와 닭을 혼합한 국물의 맛을 한 차원 승화시켜주는 듯 하다. 다음엔 차슈 토핑 없이 민짜 된장라면을 먹어야겠다. 
129 Second Ave.(bet. St. Marks Pl and 7th St) 212-677-4825. http://www.misoyanyc.com



#9 히데 찬 라멘(Hide-Chan R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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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 찬 라멘의 하카타 구로 라멘과 포크 미니 동.

미드타운 웨스트@52스트릿에 토토라멘이 있다면, 이스트@52스트릿엔 히데 찬 라멘(Hide-Chan Ramen)이 있다.
2층에 숨어 있는 히데 찬 라멘은 예전에 이자카야 스타일의 주점이었을 때 두부 맛이 좋았던 집으로 기억한다.

히데 찬은 하카타 라멘이 전문이다. 큐슈 지방의 하카타 라멘은 일본에서 도쿄, 삿뽀로와 함께 3대 라멘. 하카타 라멘은 돼지뼈 국물을 오래 고아 만든 우윳빛 국물과 가는 면발이다. 

최근에 테라가와 라멘에서 발견하고 반해버린 마늘기름 국물 '마유'가 검다는 뜻의 구로(*구로 아리랑!) 라멘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된다. 두 번 점심 때 가서 가장 인기있다는 하카타 구로 라멘(Hakata Kuro Ramen)과 하카타 스파이시 라멘(Hakata Spicy Ramen)을 시도했다.

IMG_3279.JPG 하카타 스파이시 라멘

히데 찬은 쫄깃한 가는 면발과 국물 맛이 일품이다. 신라면에 익숙한 우리에겐 스파이시 라멘은 반찬 없이도 즐길 수 있다. 신라면 스프맛이 나는 토토 라멘의 스파이스 라멘보다 월등했다. 런치에는 토핑을 보너스로 추가할 수 있다. 양념 계란이 좋았다.

히데 찬에서는 4-5달러 추가해 사이드 디쉬와 세트로 시키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 팬이 아니지만, 포크 미니 동(덮밥)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육질이 그만이었다. 프라이드 치킨은 짜고, 너무 기름끼가 많았다.  

248 East 52nd St. 2nd Fl. 212-813-1800, http://hidechanramen.com


#10 도쿄 라면@멘쿠이테이 라면(Menkui Tei Ramen) 


menkutei-tokyoramenIMG_6208.jpg 도쿄라멘


카네기홀 인근에서 가장 빠르게 요기할 수 있어서 좋은 곳, 멘쿠이 테이(Menkui Tei)다. 사실 멘쿠이 테이는 바로 옆의 일식당 이세(ISE)와 주인이 같은데, 지난해 이세를 폐업하면서 멘쿠이 테이를 이세 자리로 옮겨갔다. 맨해튼의 치솟는 렌트 때문일 것이다. 

이세 역시 단골이었다. 예전엔 미니 가마솥밥(가마메쉬)가 있었고, 생선 아가미살 구이인 하마치카마(옐로테일)와 사케카마(연어)도 저렴했다. 또한 다다미방이 있어서 좋았다. 홍상수 감독, 임상수 감독이 뉴욕영화제에 초청되어 왔을 때 이들과 다다미방에서 저녁 식사(각각)를 한 추억이 있다. 

이세가 그 사이에 라면집이 됐다. 이세 다운타운 지점은 아직 영업 중이며, 멘쿠이 테이 이스트빌리지점(63 Cooper Square, 212-228-4152)도 라면열풍 덕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이전의 멘쿠이 테이에선 오픈 키친 앞의 바에 나 홀로 라면 먹는 것을 즐겼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도쿄 스토리’의 아버지(지슈 류)를 연상시키는 노년의 요리사 아저씨가 라면을 만들고, 항상 울상인 꺽다리 아저씨는 늘 교자를 만들거나 차한(볶음밥) 담당이었다. 새 멘쿠이 테이는 키친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 재미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멘쿠이 테이는 간장 간을 하는 깔끔한 도쿄 스타일 라면이 최고다. 담백한 쇼유 라멘(shoyu ramen)도  즐긴다.(*멘찬코 테이 Menchanko Tei의 앗사리 라멘, assari ramen도 심플한 맛이 멘쿠이 테이와 유사하다.) 멘쿠이 테이의 베지터블 라면과 스파이시 라면은 실망스러웠다. 미니 볶음밥이나 카레 라이스 콤보($3 추가)도 있다.

차슈는 비계가 거의 없이 두꺼운 살코기지만, 맛은 별로다. 미니 볶음밥($3 추가) 콤보나 교자(간소 다음으로 맛있는 곳)를 곁들이면 든든해진다. 가격이 이스트빌리지나 미드타운 라면집들에 비해 10달러 미만($8.50~ )으로 저렴한 편이다. 
60 West 56th St.((Bet. 5& 6th Ave.) 212-757-1642. 




고모쿠 라면@삿뽀로(Sapporo): 메뉴 바뀜   


*삿뽀로는 최근 주인이 바뀌면서 메뉴에서 고무쿠 라멘을 뺐다고 합니다. 2013/6/5 확인. 곧 맛있는 라면을 발견하면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삿뽀로1.jpg 고모쿠 라멘


타임스퀘어와 카네기홀 중간 지점의 삿뽀로는 1975년 오픈했다. 그러니, 뉴욕 일본라면의 원조인 셈이다. 1996년 어학 연수 중인 메조소프라노 사토코의 손에 끌려서 처음 간 뉴욕의 일본 라면집이 삿뽀로였다. 조금 누추하고, 서비스도 나쁜 편이지만, 사실 내가 뉴욕에서 가장 자주 간 라면집이다.

가장 좋아하는 라면은 새우와 어묵이 들어가 우동 국물 맛이 시원한 고모쿠 라면(gomoku ramen). 계란도 반숙이나 수란이 아니라 국물에 풀어 헤쳤다. 중국집의 우동 면발은 너무 굵어 소화에 부담스러운데, 쫄깃한 고모쿠 라면은 라면발이라 안성맞춤이다.

여름이 오면 삿뽀로에서 중국식 냉라면 히야시 추카(hiyashi chuka)를 즐겨 먹었다. 자작한 국물 위에 닭고기, 계란, 어묵, 숙주, 옥수수가 비빔밥 재료처럼 얹어지고, 겨자에 비벼 먹는다. 입맛을 돋구는데, 최고 라면이다. 
152 West 49th St.(Bet.6&7th Ave.) 212-869-8972.

 
IMG_1130.JPG 타바타 라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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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n 2015.03.17 02:50
    한밤중에 라멘 사진을 보니, 입안에 침만 고이네요. 연초에 남가주 사는 아들이 왔을때 맨하탄에 가서 웨스트싸이드에 있는 "입뿌도"에 갔었지요. 다음번엔 아까아루를 시도 해볼가 싶네요. 삿뽀로는 한번 가봤는데, 미소라멘에 무척 실망했어요. 너무 짰던것 같고.
  • sukie 2015.03.17 09:34
    삿뽀로 라멘은 짜다는 불평이 많던데요. 맥주를 팔려는 전략인지는 몰라도요^^
    주인이 바뀌어서 메뉴도 바꾸었는데, 몇몇 키친 스탭은 남아 있더라구요. 시오라멘은 괜찮은데, 고모쿠 라멘은 레시피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브루클린 간소라멘을 1위에 올려놓고 계속 그보다 더 맛있는 집이 있나 찾고 있는데, 아직 못찾았어요. 뉴욕타임스의 피트 웰스가 좋아하는 이반 라멘(Ivan Ramen)은 차슈는 좋았는데, 국물이 아니었구요. 덮밥은 밥이 더깽이가 져서 먹을 수 없을 정도였구요.

    어제 점심 때 UN 근처에 진짜 일본에 있는 라멘집처럼 꾸며놓은 니시타 쇼텐(Nishida Shoten)에서 마유(black garlicoil) 카쿠니 라멘을 시켰는데 월요일이라 교자 5개가 $1.50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만두 속은 고기맛이 안나고 달고, 가는 라면발은 좋았지만 마유 국물은 생강이 너무 많이 들어간듯 깊은 맛이 없던데요. 차슈는 부드러웠지만, 깔끔하진 못했구요.

    무척 일본스럽게, 지나치다할만큼 장식해놓고, 주인장인듯한 여인이 큰 소리로 "이라샤이마셍!" "아리가도 고자이마시다!"하지만, 여인도, 요리사도 일본 사람인지는 의문이더라구요. 여인은 우리 동네 일식당 '아니 스시'의 태국인 셰프/오우너와 너무 닮아서 태국인이 아닌가 싶어요^^ 웹사이트에도 요리사 설명이 없구요. 무척 기대하고 갔는데, 정통 일본라멘집의 그맛이 아니예요.

    간소라멘은 뉴욕의 미식가 두 분도 "맛있다!"(한분은 '토토라멘보다 낫다')고 하시더라구요~ 새로 올라온 메뉴 스파이시 미소 라멘과 트리플 슈림프(조금 짰지만) 훌륭해요.
    찬 선생님 덕에 아침에 다시 라멘 생각 나네요~ 날씨도 딱 라멘 날씨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