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지대 포도주의 매력...산토리니 와인 (Santorini Wine)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
국제 화산지대 와인 컨퍼런스: 산토리니 와인의 매력
June 21, 2023 @City Winery, Pier 57
산토리니 오이아 마을의 전망(2011), 화이트 와인 아씨르티코(왼쪽)와 디저트 와인 빈산토.
테루아(Terroir)는 토양을 뜻하는 프랑스 말이다. 와인 용어로 테루아는 포도와 와인의 품질, 특성에 영향을 주는 모든 조건을 의미한다. 토양, 기후, 강수량, 태양, 바람, 습도, 지질, 경사, 관개, 배수, 위치, 작업 방식까지 포함된다. 같은 포도라도 다른 지역에서 재배된 것은 완전히 다른 와인이 될 수 있다. 그러면, 화산 지대의 와인은 얼마나 특별할까?
그리스 산토리니섬과 이탈리아 시칠리섬, 캘리포니아 레이크카운티(Lake County) 등 화산지대의 와인을 소개하는 컨퍼런스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가 6월 21일 맨해튼 피어 57의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 25 11th Ave, at Hudson River Park)에서 열렸다.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 @City Winery, Pier 57. June 21, 2023
이날 우리가 2011년 여름 여행했던 산토리니 와인을 주제로 한 마스터 클래스 '남에게해 화산호와 특수한 와인지역 산토리니의 생성(The South Aegean Volcanic Arc and the Genesis of Santorini's Singular Winelands)'에 참가했다. 클래스엔 지질학자 크리스토스 카넬로풀로스 박사(Dr. Christos Kanellopoulos)와 우리가 방문했던 가이야 와이너리(Gaia Winery)의 와인 메이커이자 와인학 교수 이아니스 파라케보풀로스(Yiannis Paraskevopoulos)와 마스터소믈리에 존 자보(John Szabo MS)씨가 진행했다.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 @City Winery, Pier 57. June 21, 2023
#화산섬 산토리니
BC 1613년 미노아 화산 폭발로 2천년 된 산토리니의 도시 아크로티리(Akrotiri)가 초토화됐다. 이 폭발은 지난 1만년간 지구에서 발생한 가장 큰 화산 폭발 중 하나였다. 미국 5대호 전체의 3배에 달하는 양의 화산재, 암석 및 부석을 분출한 미노아 폭발로 북반구 하늘이 2주동안 어두워졌으며, 2년에 걸친 긴 겨울이 지속됐다고 한다.
#산토리니 와인의 역사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산토리니에선 미노아 화산 폭발 이전부터 와인을 제조했다. 아크로티리 유적에서 포도씨앗, 포도나무, 숯 조각, 포도송이 모티프의 벽화와 장식, 와인저장 용기(피토이) 등이 발굴됐다.
#화산섬 산토리니 토양이 비옥한 이유
화산폭발으로 인해 산토리니는 독특한 생태계를 만들었다. 토양은 현무암, 화강암, 부석, 흑요석 및 화산재가 포함되어 있다. 토양엔 유기물 함량이 낮고, 점토 미네럴이 없으며, 암석에서 가스가 방출되어 구멍이 많으며, 유리 파편(규사)의 함량이 높다. 그리고, 고열과 높은 압력에 노출되어 밀도 높은 용암의 잔적이 발견된다.
한편, 화산 토양은 화산 용암과 화산재로부터 파생되어 철,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포타슘, 인, 황, 규소 등 특정한 주요 영양소뿐만 아니라 여러 미량 원소들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풍화작용에 노출되면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풍부한 조합으로 방출된다. 화산 토양은 해충 필록세라 (phylloxera)의 기생을 방지한다. 1860년경 필록세라가 유럽의 포도원을 대량으로 파괴했지만, 산토리니 포도원은 안전했다고.
Red Beach, Santorini. August, 2011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산토리니 테루아
바람(meltemia)이 많이 불고, 상대적으로 따뜻한 겨울(섭씨 8도-10도)에 건조한 여름이 이어지지만, 에게해가 기후 완충제 역할을 하며 기후를 온화하게 만든다. 건조한 여름엔 밤 바다의 안개가 물 공급원이 된다. 규사 함량이 많은 토양으로 수분 흡수량이 높다.
#포도 바구니 쿨루라(kouloura) 재배
산토리니는 작열하는 햇볕과 강한 바람을 피하고,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포도 덩굴을 바구니 모양으로 말아서 재배하는 '쿨루라(kouloura)' 방식을 써왔다. 포도 둥지인 셈이다.
https://winesofgreece.org
#산토리니 토착 품종
산토리니 섬의 1,500 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엔 약 40여종의 포도 품종이 자란다. 그중 전체 포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백포도 아씨르티코(Assyrtiko)를 비롯 아씨리(Athiri), 아이다니(Aidani) 등 백포도와 적포도 만딜라리아(Mandilaria), 마브로트라가노(Mavrotragano), 그외에 국제 포도품종으로 와인을 제조한다.
#산토리니 와인의 풍미
특이한 화산섬 토양으로 산토리니 와인은 낮은 pH와 쾌적한 미네랄 맛을 부여한다. 신선하고 산미가 강조되며 짭조롬한 염분의 터치와 알코올 함량이 높다.
2011년 여름 산토리니의 한 식당에서 Grilled Sword Fish & Grilled Sardines/ Assyrtiko 2010 from Gaia Winery
#아씨르티코와 음식 궁합
산토리니의 대표 화이트 와인 아씨르티코는 꽃, 레몬, 시트러스 등 풍부한 아로마, 높은 산도와 신선한 미네럴이 특징이다. 그리스의 전형적인 생선구이, 문어구이와 샐러드(페타 치즈)를 비롯 생굴, 랍스터 등과 추천된다. 한식으로는 생선전, 대구지리탕, 물냉면 정도가 될까.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 @City Winery, Pier 57. June 21, 2023
#산토리니 빈산토 Santorini Vinsanto
달콤하고, 선도가 높은 디저트 와인. 산토리니의 백포도(아씨르티코 51% 이상)가 무르 익은 후 수확해 당도를 높이기 위해 햇볕에 수개월 말린 후 오크통에서 최소 2년간 숙성시킨다. 럼, 건포도, 자두, 견과, 살구, 바닐라, 꿀, 커피 등의 향미가 어우러진다.
#이탈리아 빈산토 Italian Vin Santo
이탈리아에도 빈산토가 있다. 토스카나 지방에서 트레비아노(Trebbiano)와 말바시아(Malvasia) 등 백포도 품종을 수확해 짚으로 만든 돗자리(straw mat)에 말려 양조한다. 빈산토는 수도원에서 만들어 미사에 사용했던 관습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전염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어져 '신성한 와인(Holy Wine)'으로 불리웠다.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 @City Winery, Pier 57. June 21, 2023
#산토리니 와인 가격
우리가 2011년 산토리니 여행 후 뉴욕에 왔을 때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 94스트릿 고담 와인& 리커(Gotham Wine & Liquor)에서 아씨르티코는 18달러 내외였다. 그즈음 컬빗에서도 저렴하고 맛있는 와인으로 소개했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아씨르티코는 여러 와인 숍에서 구비하고 있지만, 가격은 거의 2배 이상 올랐다. 특히 산토리니 와인의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해 관광 목적으로 토지가 전환되면서 포도밭 지역이 감소하고, 포도 수확량이 낮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International Volcanic Wines Conference, @City Winery, Pier 57. June 21, 2023
*화산섬의 정기를 마신다...그리스 산토리니 와인 테이스팅,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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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