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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Modigliani Up Close

모딜리아니의 캔버스를 해부하다 

 

10/16/2022-1/29/2023

필라델피아 반즈파운데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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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수술 없이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해준 X레이(X-rays)는 의학계의 혁명이었다.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Wilhelm Konrad Röntgen, 1845-1923)이 발견한 X레이는 오늘날 미술계에서도 혁명적인 기술이다. X레이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은 미술 작품의 측면을 분석함으로써 그림의 여러 단계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보여준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모든 것, 숨겨진 색소를 드러낼 수 있으며, 납이나 수은 등 중금속을 함유한 안료, 캔버스에 사용된 못까지 찍어낸다. X레이는 미술품 복원은 물론,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인증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세잔, 르누아르, 쇠라, 모딜리아니, 마티스...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미술의 보고' 필라델피아의 반즈파운데이션(Barnes Foundation)이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열고 있는 '모딜리아니 업클로스(Modigliani Up Close, 10/16/2022-1/29/2023)'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의 X레이 기술 등으로 그의 작업 방식을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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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deo Modigliani. Head, 1911–1912. The Barnes Foundation Collection, from 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이 전시엔 반즈파운데이션 소장 조각을 비롯 파리 피카소뮤지엄, 오랑주리뮤지엄, 이탈리아 토리노, 브라질 사웅파울루, 이스라엘, 오벌린대미술관, 하버드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뮤지엄, 구겐하임뮤지엄, 필라델피아뮤지엄, 그리고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대여해온 회화 42점과 조각 8점 등 총 50여점이 소개된다. '모딜리아니 업클로스'는 X레이 촬영, 적외선 반사법, X레이 형광 분광법 등 분석 기술을 사용, 보존 전문가와 보존과학자들이 발견한 모딜리아니의 작업 과정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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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rared reflectogram image Amedeo Modigliani. Jeanne Hébuterne, 1919.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from 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적외선 반사법(infrared reflectography)은 적외선을 사용해 물감 표면 아래로 침투, 회화의 표면 채색층에 가려진 밑그림, 밑칠, 페인팅을 분석해 그림의 변경사항이나 수정 흔적, 숨겨진 사인, 워터마크 등을 연구할 수 있다. X레이 형광 분광법(X-ray fluorescence spectroscopy, XRF)은 샘플에서 방출되는 형광 X선을 측정해 화학적 특성을 결정한다. 작품 손상 없이 숨겨진 정보를 읽은 수 있는 이러한 기술들은 미술사 연구와 복원 작업에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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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모딜리아니는 풍경화는 오직 4점만 남겼으며, 인물화에 집중했다. 그 가녀리게 긴 얼굴과 목, 멜란콜리한 표정의 인물화 시그내쳐가 어떻게 탄생했을까?

 

모딜리아니는 자신의 작업방식을 글로 남기지 않았다. 그림을 X레이로 촬영한 결과 종종 캔버스를 재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연구진은 이전에 모딜리아니는 5가지 정도 색의 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었지만, 실제로는 20종 이상의 다양한 색을 썼다는 점을 새로이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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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1922년 반즈파운데이션을 설립한 알버트 C. 반즈(Albert C. Barnes, 1872–1951) 박사는 미국에서 초기에 모딜리아니를 수집한 컬렉터였다. 반즈파운데이션은 모딜리아니 회화 12점과 조각 1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12점의 회화를 소장한 워싱턴 D.C.의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 of Art)와 함께 미 최대의 모딜리아니 소장 미술관이다.  

 

'모딜리아니 업클로스'는 반즈파운데이션의 수석 큐레이터 낸시 아이리슨(Nancy Ireson), 보존 수석디렉터 바바라 버클리(Barbara Buckley), 자문 큐레이터 시모네타 프라퀠리(Simonetta Fraquelli)와 런던 테이트 미술관의 회화 보존가 아네트 킹(Annette King)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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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반즈파운데이션은 1월 27일과 28일 모딜리아니 심포지엄(Modigliani Symposium)을 연다. 1월 27일 오후 6시엔 기조 강연 (Key Lecture), 1월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모딜리아니 업클로스, 심포지엄(Modigliani Up Close, a Symposium)'이 미술관과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1884-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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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deo Modigliani. Self Portrait, 1919. Museu de Arte Contemporanea da Universidade de São Paulo, from Modigliani Up Close,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1884년 북부 이탈리아 리보르노에서 스페인계 유태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마데오는 11살 때 늑막염, 14살 때 장티푸스, 16살 때 결핵을 앓아 늘 집안에 누워 단테, 니체, 스피노자 등 책을 읽었다. 피렌체와 베니스에서 미술 고부를 한 후 1906년 21세에 파리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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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파운데이션 소장 모딜리아니 회화. Modigliani's paintings,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그의 영웅이었던 폴 세잔이 그해 사망했고, 이듬해엔 회고전이 열였다. 모딜리아니는 세잔의 회고전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소년'의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파블로 피카소처럼 모딜리아니도 아프리카, 크메르, 이집트 등 비서구 문화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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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파운데이션 소장 모딜리아니 회화와 조각. Modigliani's paintings,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모딜리아니는 당시 무일푼이었던 피카소가 살았던 몽마르트르의 바토 라부아에 정착했다. 파리의 트로카데로 민족학박물관에서 아프리카 부족의 탈, 그리스 키클라데스 조각등에 심취해 조각에 몰두했다. 그러나, 1914년 건강이 쇠략해지자 돌가루를 피해 그림으로 전환하게 된다. 1917년 파리의 한 갤러리에서 33세에 첫 개인전이 열렸다. 음모가 그려진 누드 작품을 쇼윈도에 걸어 경찰에 의해 하루만에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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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파운데이션 소장 모딜리아니 회화. Modigliani's paintings,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그의  이름 아메데오(Amedeo)는 '신이 사랑한 사람'이지만, 별명 모디(Modi)는 프랑스어로 '저주받은(cursed)'를 의미한다. 별명만큼이나 격렬한 러브 스토리와 빈곤, 알콜중독과 약물 남용으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으면서 작업했다. 1920년 결핵으로 35세에 숨을 거두었고, 며칠 후 애인 잔느 에뷔테른은 13개월 된 딸 잔느를 남기고 창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 잔느 모딜리아니는 훗날 미술사를 전공한 후 '모딜리아니: 남자와 신화(Modigliani: Man and Myth, 1958)'을 출간했다. 2015년 크리스티 뉴욕에서 '누워있는 나부(Nu Couche/ Reclining Nude, 1917)'가 중국인에게 1억7천40만 달러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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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파운데이션 소장 모딜리아니 회화. Modigliani's paintings,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Barnes Foundation
2025 Benjamin Franklin Parkway, Philadelphia, PA
https://www.barnesfoundation.org

 

 

*모딜리아니, 가면을 벗다 Unmasked@쥬이시뮤지엄,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3638088

 

*아티스트와 뮤즈 <4> 모딜리아니와 잔느, 안나, 베아트리스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3918531

 

*워싱턴 DC 내셔널갤러리의 모딜리아니 룸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3680616

 

*반즈 파운데이션 컬렉션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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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1.27 17:41
    모딜리아니하면 목이 길고 긴 얼굴의 여인의 초상화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그 얼굴이 볼수록 친근해 집니다. 미인은 아니지만 인간미를 풍깁니다. 외로움과 우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기다란 목과 얼굴을 계속 보면서 빠져드나 봅니다. 눈동자가 없다는 사실도 컬빗 때문에 알았습니다. 모딜리아니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배웠습니다.
    독자들에게 더 많은 지식을 전달하려고 필라델피아로 뉴욕으로 종횡무진하며 달리시는 컬빗에 감사를 드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