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비엔나국립오페라 '토스카(Tosca)' 공연에서 생긴 일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별은 빛나건만' 앙코르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 '토스카' 공연중 실종?
비엔나국립오페라 2016. 4. 16.
Tosca: Jonas Kaufmann, Angela Gheorghiu,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2016년 4월 1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국립오페라(Vienna State Opera),
푸치니 작곡 '토스카(Tosca)' 공연에서 독일 출신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Jonas Kaufmann)은 3막에서 주인공 카바라도시의 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을 열창했다. 객석에서는 열광의 갈채가 6분여간 계속됐다. 카우프만은 청중의 요청에 따라 헤수스 로페즈 코보스(Jesus Lopez Cobos)의 지휘로 "별을 빛나건만"을 다시 선사했다.
*비엔나국립오페라 '토스카' 요나스 카우프만 앙코르와 해프닝 하이라이트
Tosca: Jonas Kaufmann,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정치범을 숨겨준 죄로 감옥에 있는 카바라도시가 애인 토스카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이 아리아가 끝나면, 경감 스폴레타가 토스카를 데리고 나타나야 한다. 앙코르 노래가 끝난 후 카바라도시는 토스카를 기다렸다. 짹깍짹각... 시간은 가는데, 토스카 역을 맡은 루마니아 스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Angela Gheorghiu)는 무대에 나타나지 않았다.
소프라노가 없네요. Tosca: Jonas Kaufmann,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1분 가량 지난 후 어리둥절하고, 어색해진 요나스 카우프만. 무대에 간수가 홀로 등장했고, 카우프만은 이탈리아어로 "Non abbiamo il soprano"(우리에게 소프라노가 없네요.)라 말했다. 극장 안은 웃음 소리로 가득했다.
또, 침묵이 이어졌다. 카우프만은 이번에는 일어나서 독일어로 청중에게 사과했다. 다시 얼마간 침묵 후 음악이 흐르며 토스카와 경감이 등장했다. 안젤라 게오르규가 요나스 카프만과 포옹하며 쇼는 이어졌다.
Tosca: Jonas Kaufmann, Angela Gheorghiu,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오페라 가수가 극의 흐름을 깨고 청중을 향해 말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청중/관객이나 연기자/성악가에게 모두 드라마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과 스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그리고 스타 베이스-바리톤 브린 터펠(Bryn Terfel)의 환상적인 트로이카가 출연한 2016년 비엔나국립오페라의 '토스카'는 오점을 남겼다.
Tosca: Bryn Terfel, Angela Gheorghiu,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요나스 카프만은 이전 공연에서도 "별은 빛나건만"으로 열광적인 찬사를 받은 후 앙코르를 불렀다. 하지만, 후문에 따르면 안젤라 게오르규는 테너에 대한 찬사와 앙코르에 대해 못마땅해했다는 것. '토스카'에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소프라노여야 했을까? 16일 공연에서 또 다시 갈채와 앙코르가 이어지자 디바가 분노해서 일부러 늦게 무대에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Tosca: Angela Gheorghiu,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비엔나국립오페라 측은 "카우프만이 앙코르를 부르기에 게오르규는 분장실로 돌아갔고, 혼돈이 와서 늦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당시 안젤라 게오르규가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도 '프리마 돈나(prima donna)'의 성깔있는 행동으로 평판이 나빴다는 점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1997년 일본 투어에서 '카르멘' 공연 때 미카엘라가 금발 가발을 쓰는 것에 못마땅해서 당시 메트오페라 단장이었던 조셉 볼프(Joseph Volpe)와 언쟁을 벌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당시 볼프 단장은 "가발은 당신이 있거나 없거나 나온다"라며 대역을 무대에 올렸다. 그 다음 공연부터 게으로규는 스카프로 가발을 가리고, 연기했다.
Carmen: Angela Gheorghiu, Placido Domingo, The Metropolitan Opera, 1997
게오르규는 2017년 시카고릴릭오페라의 '라보엠' 리허설과 의상 가봉에 펑크내고, 2009년엔 남편 알라냐와 공연할 메트오페라의 '카르멘' 출연을 취소했다. 이어 2010년 메트의 '로미오와 줄리엣', 2012 '파우스트' 뉴프로덕션 출연도 모두 취소했다. 2009년 알라냐와의 이혼을 선언하면서 줄줄이 취소사태가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안젤라 게오르규가 전남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와 2013년 17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이유는 알라냐가 게오르규와 카우프만의 사이를 질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안젤라 게오르규의 본명은 안젤라 부르라쿠(Agela Burlacu). 재봉사와 기차 운전수 사이에서 태어나 여동생 엘레나 단(Elena Dan)과 어릴 적부터 함께 노래를 불렀다. 부카레스트음대 졸업 후 1992년 로열오페라하우스, 이듬해 메트오페라에서 '라보엠'의 미미 역으로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1996년 알라냐와 결혼 후 메트오페라에서 '사랑의 묘약' '파우스트'에서 공연했다.
2006년엔 요나스 카우프만과 '라 트라비아타'에서 호흡을 맞추었다. 2008년 브루클린 프로스펙트파크에서 알라냐와 듀엣 콘서트를 열었으며, 그해 12월 31일엔 메트오페라의 신작 '제비(La Rondine)'에서 다시 알라냐와 공연하며 푸치니 소프라노로 명성을 누렸다.
그러다가 2012년 로열오페라하우스 데뷔 20주년 기념으로 알라냐와 '라 보엠'을 공연한 후 이혼에 이르게 됐다. 한편, 프랑스 출신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는 2012년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사랑의 묘약'을 공연하며 만난 폴란드 출신 소프라노 알렉산드라 쿠르작(Alexandra Kurzak)과 결혼해 딸을 두었다.
디바 안젤리나 게오르규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1996년 오페라 가수였던 단짝 여동생 엘레나 단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으며, 이어 아버지는 수도승이 되어 그리스의 마운트 아소스 산 속으로 들어갔다. 4년 후 의사였던 동생 남편까지 사망하자 조카를 입양했다.
Tosca: Angela Gheorghiu,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2008년 영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게오르규는 자신의 솔직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변명했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없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것은 지금의 저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많은 오페라 가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내면, 다음 공연에 부르지 않을까봐 두려워하지요. 하지만, 내게는 혁명적으로 용기가 있어요. 나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오페라를 위해 싸우기를 원합니다. 대중음악이 몸을 위한 것이라면, 오페라는 영혼을 위한 것입니다."
Tosca: Jonas Kaufmann, Angela Gheorghiu, Jesus Lopez Cobos, Bryn Terfel, Vienna State Opera, April 16, 2016
문제가 된 비엔나국립오페라의 '토스카' 공연은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백설공주'의 여왕같은 의상을 입은 안젤라 게오르규는 2막에서 토스카의 명 아리아 "Vissi d'arte(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1:16 경), 요나스 카우프만이 열창하는 카바르도시의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와 앙코르는 1: 42경부터 나온다. 2시간 20분. https://youtu.be/8UGbVAGtGVI
*요나스 카우프만 카네기홀 리사이틀 'You Mean the Wold to M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