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폴락의 잊혀진 친구 제임스 브룩스(James Brooks) 회고전@패리쉬 미술관(Parrish Art Museum)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추상표현주의 거장 잭슨 폴락(Jackson Pollock, 1912-1956)은 1949년 'LIFE' 잡지에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의 기사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생존 화가인가?(Jackson Pollock: is he the Greatest Living Painter in the United States)'가 실리면서 더 유명해졌고,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44세에 삶을 마감했다. 폴락은 추상표현주의 화가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1904-1997)과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 1910-1962)과 절친이었다.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잭슨 폴락의 친구들 중에는 이들보다 덜 유명했고, 당대 주목받지 못했던 추상표현주의 화가가 있었다. 제임스 브룩스(James Brooks, 1906-1992). 브룩스는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는 다른 화가들처럼 WPA(Works Progress Administration) 연방미술프로젝트에 참가해 벽화를 그렸다. 이때 여섯살 아래 무명화가 잭슨 폴락을 만났다. 브룩스는 폴락에게 좀더 제스추어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브룩스의 '자화상' (1932)/ 샬로트 파크와 제임스 브룩스 부부, 1950년대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1945년 폴락과 화가 부인 리 크래스너(Lee Krasner, 1908-1984)은 롱아일랜드 이스트햄턴의 스프링스로 이주했다. 그리고 제임스 브룩스는 폴락이 살던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46 East 8th St.)의 아파트를 렌트해 살았다. 이후 브룩스는 워싱턴 DC에서 만난 화가 샬로트 파크(Charlotte Park)와 결혼한다. 1947년 브룩스와 파크 부부는 이스트햄턴으로 이주해 몬탁(Montauk)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1954년 허리케인 캐롤이 불어닥쳐 작업실이 파괴됐다. 브룩스는 폴락과 크래스너의 집 근처 11에이커 부지의 넥 패스(Neck Path)으로 옮겨 작업하며 이웃이 됐다.
오른쪽 그림은 페인트 물감(house paint)로 그린 'Rasalus' (1959.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롱아일랜드 워터밀에 자리한 패리쉬미술관(Parrish Art Museum)에서 제임스 브룩스의 회고전 '회화는 현실이다(A Painting Is a Real Thing)'(8/6-10/15)가 열리고 있다. 근 35년만에 열리는 제임스 브룩스 회고전에선 회화, 판화, 종이 작품 등 100여점이 선보이며, 뉴욕 라과디아 공항 해양터미널의 원형홀에 가로 235피트, 세로 12피트에 달하는 비행의 역사를 사회적리얼리즘 스타일로 그린 벽화 'Flight'(1940-42)도 재현됐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 해양터미널에 그렸던 '비행(Flight, 1940-42)'.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제임스 브룩스는 1906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나 서던 메소디스트대와 달라스아트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다. 1926년 뉴욕으로 이주해 디스플레이 아티스트로 일하면서 아트스튜던트리그(Art Student League)에서 야간 수업을 들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브룩스는 중동에서 전투 예술가로 복무하다가 1946년 추상표현주의가 한창이던 뉴욕으로 복귀했다.
James Brooks, Untitled, 1952, oil on Osnaburg cloth. 삼베같은 거칠은 오스나버그천에 그린 유화의 앞면과 뒷면.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1940년대 후반 브룩스의 스타일은 입체파에서 좀 분위기있게 진화했다. 1947년엔 종이에 그리다가 보관을 위해 종이를 헝겊을 붙이자 풀이 앞면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부터 몇년간 천과 염색 작업에 몰두하다가 대형 캔버스에 대담하면서도 단순한 형태의 구성 작업으로 전환했다.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알콜중독에 자기파괴적인 폴락과 달리 브룩스는 모범생같은 삶을 살았다. 대학에서 강의도 열심히 했다. 1947년 컬럼비아대, 이후엔 프랜인스티튜트, 예일대, 뉴칼리지(플로리다 사라소타), 퀸즈칼리지, 펜대학, 쿠퍼유니온 등지에서 총 30년 가까이 교단에 섰다. 1992년 브룩스는 알츠하이머로 세상을 떠났다.
JAMES BROOKS: A PAINTING IS A REAL THING, August 6–October 15, 2023 @Parrish Art Museum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출신 샬로트 파크(1918-2010)는 예일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워싱턴 DC를 거쳐 뉴욕으로 이주했다. 브룩스와 결혼 후엔 맨해튼의 사립명문 달튼스쿨 등지에서 미술을 가르쳤다. 2010년 파크가 사망한 후 부부가 살던 부지는 브룩스-파크 아트앤네이쳐센터(Brooks-Park Arts and Nature Center)로 운영되고 있다. https://www.brooks-parkarts.org
Parrish Art Museum
279 Montauk Highway
Water Mill, NY 11976
https://parrishart.org
*천재 화가와 두 여인 <1> '미국의 반 고흐' 잭슨 폴락
*천재화가와 두 여인 <2> '잭슨 폴락의 구원자' 리 크래스너
*천재화가와 두 여인 <3> '뉴욕화단의 팜므 파탈' 루스 클리그만
*잭슨 폴락 회고전(1934-1954)@MoMA, 3015
*빵굽는 화가 잭슨 폴락 요리책 Dinner with Jackson Pollock 출간
영상을 통해 본 그의 그림은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부부화가가 드문데 제임스 브룩스 부부의 같이 화가의 길을 걷고있는 모습이 잉꼬부부 같아요. 회고전을 보고, 제임스 브룩스의 그림에서 모범생의 향기를 맛고 싶습니다. 화가 제임스 브룩스를 알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