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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elebrate Korea at Rockefeller Center (6/1-8/27)

록펠러 센터 한국문화 축제

 

이배/ 박서보/진 마이어슨/윤종숙 전시 

'Origin, Emergence, Return' (6월 8일-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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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e Feu, 2023, Channel Gardens, Rockerfeller Plaza,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한국의 육중한 숯덩이 조형물이 맨해튼 미드타운 록펠러센터에 등장했다.  

6월 8일 록펠러센터 컴캐스트 빌딩(30 Rockfeller Plaza)이 올려다 보이는 채널가든(Channel Garden) 앞에는 조각가 이배(Lee Bae, 67)의 21피트(6.5미터) 높이의 숯덩이 조형물 '불로부터(Issu de Feu, From Fire)'가 세워졌다. 할러데이 시즌 컴캐스트 빌딩 앞엔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고 채널가든엔 크리스마스 앤젤 조각들이 불을 밝히며 5애브뉴 건너편 백화점(Saks 5th Avene)에선 화려한 조명쇼가 펼쳐진다. 올 여름 이배 작가는 폭 4.5미터, 무게가 3.6톤에 달하는 검은색 조형물 '불로부터'로 뉴욕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것일까?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를 속이고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주었다고 나온다. 불과 함께 인류의 문명은 시작됐다. 록펠러센터의 66층 850피트(260미터)의 컴캐스트 빌딩은 자본주의 문명의 상징이다. 1933년 지어진 아르데코 빌딩 앞의 '불로부터'는 불에 태운 나무의 숯덩이 조각은 나무를 태운 불은 마치 콘크리트 정글 숲에서 자연으로 회귀하라는 침묵의 소리같다. 지구촌은 전쟁과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과 재해로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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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e Feu, 2023, Channel Gardens, Rockerfeller Plaza,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앵글을 바꾸면 '불로부터'는 5애브뉴 건너 소비문화의 상징인 삭스 5애브뉴 백화점을 마주 보고 있으며, '영혼의 안식처'이 교회-세인트 패트릭 대성당(St. Patrick Cathedral)이 대각선 방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불로 나무를 태워 생기는 숯은 변화와 새로운 탄생을 상징한다. 숯은 불에 타면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한 형태로 남는다. 일종의 정화 작용이기도 하다. 뉴요커들과 여행자들은 잠시 멈추어 '불로부터' 앞에서 인류가 파괴해온 문명의 흔적과 오늘 지구의 위기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될 것이다.  

 

한편, 물이 흐르는 채널 가든의 도보는 6월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 퀴어 등 성소수자들의 권리와 문화를 옹호하는 '프라이드의 달(Pride Month)'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테이프가 깔려 '불로부터'와 더 콘트라스트를 이룬다. 무지개빛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메타포라면, 숯덩이는 편협의 상징으로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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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e Feu, 2023, Channel Gardens, Rockerfeller Plaza, NYC

 

그런가 하면, '불로부터'의 숯은 이배 작가와 한민족의 정체성일지도 모른다. 긴 역사를 통해 수많은 외세의 침입과 식민지와 전쟁과 독재를 겪어온 한국인들의 숯덩이같은 마음, 그 굴곡있게 쌓아올린 숯덩이 탑은 이제 세계 문화의 중심지에 그 마음의 숯덩이를 당당하게 예술로 승화시킨 이배 작가의 존재 증명서일 수도 있겠다. '불로부터'는 공간에 따라서, 시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작품이다.  

 

1956년 경상북도 청도에서 태어난 이배(본명 이영배/李英培) 작가는 홍익대 서양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후 중학교 교사를 거쳐 1989년부터 파리에서 활동해오면서 '숯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올해의 작가상', 2018년 프랑스 정부의 문화예술 훈장 기사장을 수상했다. https://www.leebae.art

 

Issu de Feu (불로부터) 

 

더 슬퍼지기 전에/ 널 한 번 더 봐야겠어

불 꺼지면 시작되는/ 영화 같은 우리의 불

너는 나를 삼켜/ 큰 빛을 밝혀

두 눈을 밝혀서/ 난 너를 찾어

난 살아있어/ 불빛 하나 없는 곳에

성냥을 긁어 부러질 때까지

-래퍼 기리보이(홍시영)의 '불로부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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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e Feu, 2023, Channel Gardens, Rockerfeller Plaza, NYC

 

'불로부터'는 6월 1일부터 8월 27일까지 열리는 록펠러센터 한국문화축제(Celebrate Korea at Rockefeller Center)의 한 프로그램이다. 록펠러센터에선 부산 조현화랑(Johyun Gallery)과 공동으로 7월 23일까지 링크레벨 갤러리(Rink Level Gallery)와 사이먼앤슈스터(Simon and Schuster) 빌딩에서  ‘기원, 출현, 귀환(Origin, Emergence, Return)’을 타이틀로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을 연다. 이 전시엔 이배 작가를 비롯, 단색화 거장 박서보(Park Seobo)와 코리안아메리칸 작가 진 마이어슨(Jean Meyerson), 그리고 독일에서 활동하는 윤종숙(Yoon Jongsuk)의 작품이 소개된다.  

 

컴캐스트빌딩 아이스링크 옆엔 올 제임스비어드재단상 뉴욕주 최우수 요리사상을 수상한 맨해튼 아토믹스(Atomix)의 박정현 셰프가 한식당 나로(Naro)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협찬하는 이 축제는 같은 시기 링컨센터의 한국예술 주간(Korean Arts Week)과 함께 한국미술, 작가, 요리사, 가수, 패션디자이너 등 한국문화를 뉴욕 곳곳에 확산하는 한류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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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e Feu, 2023, Channel Gardens, Rockerfeller Plaza,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기원, 출현, 귀환(Origin, Emergence, Return) @록펠러 센터

6월 8일-7월 23일 

갤러리 오픈 시간: 월요일-예약자에 한함,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휴관 

Rink Level Gallery, 610 Fifth Ave.: Park Seo-Bo | Lee Bae | Jin Meyerson 

Channel Gardens, Rockefeller Center: Lee Bae 

Simon and Schuster building, 1230 6th Ave.: Jin Meyerson | Yoon Jong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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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e Feu, 2023, Channel Gardens, Rockerfeller Plaza,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Celebrate Korea at Rockefeller Center

Jun 1—Aug 27

Rockefeller Center

 

Free and open to the public

This summer, New Yorkers will be invited to celebrate Korean culture, art, cuisine, and fashion at Rockefeller Center. The celebration will culminate in a week of festivities which will be held from July 19 to 23 and will include special events, offerings, and pop-ups in collaboration with retailers at Rockefeller Center. Following the success of the first and second annual Mexico Week: Día De Muertos at Rockefeller Center, the first-ever celebration of Korean culture at the Center will continue Rockefeller Center’s legacy as a global epicenter.

 

Celebrate Korea at Rockefeller Center is presented in partnership with the Korea Tourism Organization, and will honor Korean culture alongside Lincoln Center’s Korean Arts Week. The festivities at Rockefeller Center will celebrate Korean artists, authors, chefs, entertainers, and fashion designers, including the culinary team of NARO’s JP & Ellia Park, and will feature two on-site exhibitions of Korean art.

 

Celebrate Korea at Rockefeller Center is open to the public, free of cha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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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6.21 09:14
    숯덩이로 조형물을 만들어서 전시하는 것을 처음 접합니다. 컬빗이 아니었으면 모를뻔 했습니다. 시커먼 흉물인 숯이 예술작품으로 변신해서 전시하다니 상상이 안됩니다.
    그것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뉴욕, 맨하탄 중심가에 있는 록펠라 센터에 전시돼 있으니 대단한 사실입니다.
    이배 작가의 예술혼이 숯덩이 속에 녹아 있음을 알겠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