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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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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어윈: 면포-검은 직사각형-자연광

Robert Irwin: Scrim veil—Black rectangle—Natural light 

6/27-9/1, 2013@휘트니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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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의 제임스 터렐 전과 비교할 때 로버트 어윈의 전시는 필름누아와 카프카를 연상시킨다. Photo: Sukie Park

 

할리우드에 리메이크가, 브로드웨이에 리바이벌 뮤지컬이 있지만, 뮤지엄에서 리바이벌 전시는 드문 일이다. 아무리 피카소와 마티스라도 한 뮤지엄에서 같은 작품을 리바이벌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 로버트 어윈(Robert Irwin, 84)의 작품을 리바이벌 전시했다. 

1977년 요새같은 마르셀 브루어(Marcel Breuer) 설계 건물에서 소개됐던 빛 설치작 ‘면포-검은 직사각형-자연광(Robert Irwin: Scrim veil—Black rectangle—Natural light)’을 36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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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 

휘트니는 2015년 미트패킹디스트릭트의 하이라인파크 남쪽으로 이주한다. 오랜 ‘매디슨애브뉴 시대’에 종지부를 찍게될 휘트니가 브루어 빌딩과의 고별을 카운트다운하면서 로버트 어윈을 초빙한 것. 1977년 이 전시를 못 본 세대를 위한 보너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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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어 빌딩의 천장은 로버트 어윈의 작품에 액센트를 주고 있다. 2015년 휘트니 건물은 대신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 8년간 대여해, 현대미술 갤러리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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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어윈은 지금 구겐하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과 함께 1970년대 캘리포니아 빛과 공간 미술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구겐하임이 33년만에 터렐전, 휘트니가 36년만에 어윈 리바이벌전을 열며 뉴욕에 캘리포니아 드림을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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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뮤지엄 4층 갤러리를 장악하고 있는 ‘로버트 어윈: 면포-검은 직사각형-자연광(Robert Irwin: Scrim veil—Black rectangle—Natural light)’전은 놓치기 쉽다. 4층 갤러리의 엘리베이커 문을 열었을 때 캄캄한 공간이 마치 입주자를 기다리는 ‘빈 방’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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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임스 터렐이 빛과 컬러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 인테리어를 캔버스 삼아 빛으로 그린 것처럼, 로버트 어윈도 빛으로 휘트니의 공간을 감쌌다. 어윈도 터렐처럼 벽에 걸린 전시 작품 없이 빛만 여백이 충만한 갤러리’에서 관람자로 하여금 미술관에서 ‘보기와 느끼기의 체험’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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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로툰다에서 그려지는 터렐의 ‘Aten Reign’이 컬러풀한 빛의 디지털 여정이라면, 어윈의 작품은 카프카 스타일의 필름 누아같은 아날로그의 정적이 느껴진다. 로버트 어윈은 창을 통해 어스름한 빛이 들어 오는 여백의 공간에서 선과 면, 그리고 빛과 그림자와 공간의   질감까지 미술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 하다. 갤러리에서 그가 던진 화두를 포착하는 것은 전적으로 관람객의 자유다. 

 

*'빛과 공간의 변주곡' 제임스 터렐@구겐하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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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Vanity Fair

☞ 로버트 어윈 Robert Irwin(1928- )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태어났다. 1946년 군에 입대했으며, 제대 후 LA의 오티스아트인스티튜트, 추이나드아트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다. 1957년부터 이듬해까지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살았다.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UCLA에서 가르치면서 후기 추상화의 리더로 부상했다. 1962년엔 알루미늄 디스크 회화를 시작했으며, 1968년부터 방, 정원, 공원, 뮤지엄 등지에 빛을 활용한 설치작업으로 전환했다. 빛과 공간을 오브제로 하는 그의 설치작은 관람자들이 전시 작품 개개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조작된 환경 하에서 관람자의 체험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이 ‘조명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에는 로버트 어윈과 제임스 터렐을 비롯 존 맥크래큰, 피터 알렉산더, 래리 벨, 마리아 노드만, 더그 휠러 등이 가담했다.

 

1970년 MoMA에 ‘Fractured Light – Partial Scrim – Eye Level’을 전시했으며, 이듬해 워커아트센터(미네아폴리스), 그리고 1974년 뉴욕 페이스갤러리에서 설치작을 전시했으며, 1980년대 마이애미국제공항, 1997년 샌디에고현대미술관, 2008년 인디애나폴리스뮤지엄에 영구 설치작을 위임받았다.

 

또한, 1997년 LA의 게티센터 내 센트럴가든을 설계했으며, 2007년부터 순차적으로 LA카운티뮤지엄에 설치작을 제작하고 있다.

 

1993년 LA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시작되어 파리의 현대미술관, 쾰른 미술관, 마드리드의 레이나소피아국립미술관으로 순회 전시됐다. 2008년 샌디에고현대미술관에서도 50년 작가 생활을 결산하는 회고전이 열렸다.

 

*미국 작가 발굴하는 휘트니뮤지엄 가이드

*난 정신나간 천재: 야요이 쿠사마 휘트니 회고전

*그리던 시대는 끝났다: 웨이드 가이톤 

*소외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드로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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