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비밀 100 (19-2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Secrets of New York <19> Odd Couplings
비밀의 공간: 빨래방 안 술집 & 스웨덴 교회 안 카페
Sunshine Laundromat &Cleaners, Brooklyn/ Swedish Seamen's Church, Manhattan
뉴욕은 최고급과 최저급의 문화가 역동성있게 돌아가는 다양성의 메카다. 이 도시에서는 심심치 않게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 공존하기도 한다. 뉴욕이 멋진 이유는 이런 유머러스한 '서프라이즈'가 곳곳에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브루클린 빨래방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떠들썩한 술집이 숨어 있고. 미드타운 5애브뉴 교회 안엔 카페가 자리해 있다. 월스트릿 한 빌딩의 옥상 위엔 헬리콥터가 아니라 비행기가 앉아 있고, 빌딩 로비에는 빈티지 사탕가게가 영업 중이다. 이런 부조화의 공존이 뉴욕을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19 브루클린 선샤인 빨래방, 핀볼 머신과 술집
Sunshine Laundromat &Cleaners, Brooklyn
브루클린 그린포인트(Greenpoint)는 폴란드인들이 운집했던 동네다. 몇년 전부터 젊은이들이 몰려들면서 메인 스트릿인 맨해튼 애브뉴(Manhattan Ave.)엔 힙한 술집과 식당들이 곳곳에 생겨났고, 폴란드 소시지 킬바사(kielbasa)와 만두 피에로기(pierogi)를 파는 숍들이 빈티지처럼 남아 있다.
이 거리의 빨래방 선샤인 론드로맷(Sunshine Laundromat &Cleaners, 860 Manhattan Ave.)은 특별하다. "우리의 채식주의자(vegetarian) 세탁기와 비건(vegan) 건조기를 시도해보세요"라는 사인을 보며 안으로 들어가면, 기차 안처럼 좁은 통로 오른편으로는 세탁기가 줄지어 있고, 왼편으로는 친절하게도 오락기 핀볼 머신들이 이어진다. 여느 동전 세탁소와는 색다른 풍경이다.
Sunshine Laundromat &Cleaners, Brooklyn
계속 들어가면 막다른 벽에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난다. 선샤인 술집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바(Bar)를 겸비한 론드로맷인 것이다. 세탁소와 핀볼 머신(pinball machine, 유리 케이스 안에서 금속 공을 이용해 점수를 얻는 게임기)과 술집... 1석 3조의 영업 수완이다.
선샤인 빨래방은 건물 소유주의 아들 마이클 메도보이와 그의 죽마고우이자 핀볼 애호가인 피터 로즈가 시작한 비즈니스다. 이들은 대학 기숙사에 살 때도 각자의 방에 핀볼 머신을 설치했던 괴짜들이다. 피터와 마이클은 세탁이라는 번거로운 일에 재미를 접목시키기 위해 뒤의 1000평방피트 크기 창고를 술집으로 개조했고, 맥주와 와인 면허를 받아냈다. 그리고, 피터가 관리하는 200개의 전국 핀볼 머신 컬렉션 중 최고기 23대를 설치했다. 이로써 뉴욕 유일의 주류를 제공하는 빨래방이 됐다.
Sunshine Laundromat(860 Manhattan Ave.), Brooklyn, New York
https://sunshinelaundromat.com
#20 5애브뉴 스웨덴 교회 안의 카페
Swedish Seamen's Church, Manhattan/ 영화 '정복자 펠레' 포스터
록펠러센터 인근 5애브뉴에는 웅장한 세인트 패트릭 성당(St. Patrick Cathedral)을 비롯 북으로 세인트 토마스 교회(St. Thomas, MoMA 옆), 5애브뉴 장로교회(Fifth Avenue Presbyterian Church)가 이어진다. 남쪽으로 48스트릿 동쪽으로 돌면 스테인드글래스 창문을 단 고딕양식의 자그마한 교회 건물이 서 있다. 스웨덴 선원 교회(Svenska Kyrkan/ Swedish Seamen's Church, *루터교회)다.
198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빌 어거스트 감독의 '정복자 펠레(Pelle the Conqueror)'는 19세기말 스웨덴의 가난한 부자가 덴마크로 이주해서 겪는 고초를 그렸다. 영화 마지막은 아들 펠레가 미국으로 떠나는 장면으로 끝난다. 1820년에서 1900년까지 미국에는 스웨덴계 이민자들이 140만여명 들어왔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잘 곳과 먹을 것, 그리고 교회였다.
스웨덴어로 '스벤스카 치칸(Svenska Kyrkan/ Swedish Church)'는 원래 1873년 스웨덴 선원들과 스칸디나비아 출신 주민들을 위해 로어맨해튼 워터 스트릿(5 Water St.)에 세워졌었다. 1978년 뉴욕성경협회(New York Bible Society)가 소유했던 건물을 매입해서 이전하게 된다. 뉴욕성경협회 건물은 원래 1871년 브라운스톤으로 건축됐다가 1921년 윌프레드 E. 안소니(Wilfred E. ANthony)의 신고딕 양식으로 개조됐다. 스웨덴 교회의 건물 매입가는 당시 57만 달러렸으며, 이를 위해 공중권(air right)을 100만 달러에 팔았다.
Swedish Seamen's Church, Manhattan
이 교회에는 오르간(Walter Thür Orgelbyggen)이 명물이지만, 또 하나의 명물은 카페다. 스웨덴 교회는 신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교회로 만들기 위해 카페 공간을 마련했다. 서재와 피아노에 운치있는 스테인드 글래스 유리창이 5애브뉴의 번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미드타운의 오아시스다. 스타벅스는 흔하지만, 교회 안의 커피는 드물다.
카페에선 홈메이드 계피 빵(cinnamon buns)을 비롯 스웨덴 쿠키와 잼을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미니 마켓도 열리며, 청어, 연어, 비트 샐러드, 미트볼 등의 모듬 크리스마스 플레이트나 채식주의자 플레이트로 치즈 파이, 비트 샐러드, 감자, 베기볼을 메뉴로 올렸다. 2층 목조 예배당에서는 일요일 스웨덴 출신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Swedish Seamen's Church(Svenska Kyrkan, 5 East 48th St.)
https://www.svenskakyrkan.se/newyork/information-about-the-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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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컬빗 글을 정독해주시고, 꼼꼼하게 피드백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중권(air rights)은 건물 위 공간에 대한 소유권이라고 합니다. 뉴욕에서는 몇년 전부터 고층 건물 개발붐이 일면서 저층 건물 위의 공중권을 매입해서 옆에 하이라이즈 빌딩을 세우는 예가 많았습니다. MoMA는 옆 신축 럭셔리 콘도 건물 개발업자에 8천500만불에 공중권을 팔았고,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의 명물 카츠 델리(1층)는 1천700만불에 팔았습니다. 반면, 브루클린 주니어 치즈 케이크는 옆에 세워지는 건물의 공중권 매입 제안(4천500만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은 폭염이었습니다. 어제는 97˚까지 올라가서 집콕이 제일 좋은 주말 장소였습니다. 꼭꼭 숨어라가 더위를 식히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브루클린 빨래방에 비밀의 문이 있다니 들어가고 싶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왁지껄한 술집이 있다니 정말 비밀이네요.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비밀의 문을 슬쩍 열고 들어가서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고 나오면 빨래 때문에 찌든 마음이 확 풀릴 것 같습니다. 이런 laundromat이 브루클린에 있다는 비밀을 알으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이름 "Sunshine"을 수첩에 적었습나다. 교회 안에 카페가 있다니 비밀임에 틀림없습니다. 만하탄 5가에 있다니, 몰랐던 사실입니다. 네델란드 암스텔담에 갔을 때 교회가 카페로 돼서 들어갔었습니다. 흡연 장소가 따로 있어서 담배 연기는 없었지만 술 냄새와 커피향이 가득해서 뭔가 취한 기분이었습니다. 벽에는 성화가 그대로 있고 이층 성가대석도, 올겐도 그대로 있었는데 성가대석에 맥주잔을 들고 담소하는 젊은이들이 인상적이 었습니다. 건물은 교회 건물이었지만 그 속은 젊은이들이 술과 맥주를 즐기는 장소로 변했음을 보았습니다. 교회와 카페가 공존하는 만하탄 5가를 가보고 싶네요. 간판과는 다른 비밀을 지니고 있는 두곳을 발품을 팔아서 가보갰습니다.
공중권(air right) 설명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