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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charme discret de la plage hors saison 

소박한 '파노라믹 뷰'에서 럭셔리 '거니즈'까지... 가을 바닷가 여행

An Autumn Escape to Montauk: Solitude, Shakshuka, and Sea Bree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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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shuka and Greek Yogurt at Gigi's, Gurney's Montauk

 

나이가 들어갈수록 철 지난 바닷가가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축제가 끝난 뒤의 한적함이 주는 묘한 끌림 때문인지도 모른다. 복잡한 도시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롱아일랜드 몬탁(Montauk)으로 향하면, 그 대서양 동쪽 끝 바다와 마주할 수 있다.

 

10월의 바다는 한적하다. 여행객들의 웅성거림 대신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이따금 갈매기들의 울음소리가 끼어든다. 파라솔이 없어도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탁 트인 넓은 모래사장을 거니는 것도 즐거움이다. 그리고 비수기의 호텔은 성수기보다 저렴하다. 레스토랑도 사우나도 북적거리지 않는다. 철이 지나 고즈넉한 바닷가는 '비수기' 나이에 접어든 우리에게 여유로운 휴식을 선사한다.

 

 

소박한 '파노라믹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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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old map of Panoramic View, Montauk

 

2000년 경부터 몬탁에 가면 늘 머무르는 곳이 있었다. 올드 몬탁 하이웨이 언덕에 자리한 '파노라믹 뷰(Panoramic View)'는 바다로 난 통유리 창의 스펙터클한 전망이 압권이었다. 수년간 힐탑(Hill Top), 밸리 뷰(Valley View), 솔트 씨(Salt Sea), 하이 포인트(High Point)와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 섹션까지 고루 묵어보았는데, 모든 객실이 이 '시네마스코프 창'을 갖추고 있었다. 인테리어는 소박했지만, 룸에는 미니 키친이, 정원엔 바비큐 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정겨웠다. 

 

바로 옆에는 럭셔리 리조트인 '거니즈(Gurney's Montauk Resort and Seawater Spa)'가 웅장하게 자리해 있다. 당시 우리는 파노라믹 뷰에서 제공하는 일일 이용권(Day Pass)으로 거니즈의 호화로운 스파를 이용하곤 했다. 파노라믹 뷰는 우리만의 아늑한 몬탁 휴식처이자 아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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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al 'Cinemascope View' from Panoramic View, Circa 2000s

 

파노라믹 뷰의 역사는 1947년 케이트 로버 프렌치와 얼 레이몬드 프렌치 시니어 부부가 당시 한적한 어촌이자 서핑 명소였던 이곳의 주택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언덕 비탈의 소나무 숲과 어우러지는 해변 리조트를 구상했고, 1957년 단일 모텔 건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3대에 걸쳐 10에이커(약 1만 2천 평) 규모의 계단식 단지로 확장되며, 4분의 1마일에 달하는 전용 해변을 보유한 리조트로 성장했다. 모든 객실의 통유리 창 너머로 전용 테라스를 마련했고, 언덕에는 향긋한 소나무와 돌길이, 정원에는 화려한 꽃이 만발했다. 투숙객을 친가족처럼 대하는 따뜻한 서비스 덕분에 파노라믹 뷰는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파노라믹 뷰가 2007년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럭셔리 콘도로 전환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 시대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었다. 이후 2015년, 이 부지는 이웃한 호화 호텔 거니즈에 최종 매각됐다. 거니즈로 통합된다면 소박함 대신 화려함이 들어설 것이고, 무엇보다 숙박비가 치솟아 이제는 '그림의 떡'이 되지 않을까 염려했다.

 

 

한적한 거니즈(Gurn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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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of Gurney's Montauk

 

하지만 철 지난 바닷가의 호텔은 한여름에 비해 여전히 합리적이다. 덕분에 우리는 더욱 한가로운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023년, 2024년에 이어 2026년 10월인 지금, 우리는 거니즈 안에서 다시 옛 파노라믹 뷰의 '밸리 뷰(Valley View)' 섹션에 머물고 있다. 파노라믹 뷰의 오랜 유산과 거니즈의 럭셔리함이 공존하는 절묘한 아지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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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ney's Montauk

 

지금의 밸리 뷰 룸은 내추럴한 서까래 천장에 화이트 톤, 고급스러운 원목을 더해 아늑하게 꾸며져 있다. 공예품 같은 펜던트 조명과 매듭(Macramé) 태피스트리가 휴양지 감성을 물씬 풍기고, 욕실 역시 모던하게 리모델링되었다. 파노라믹 뷰의 옛 골격 위에 거니즈의 세련된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물론, 대서양을 품은 오션 뷰(Ocean View) 창문만큼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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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Panoramic Legacy Meets Gurney’s Luxury

 

10월의 거니즈는 적막했고,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이름(Seawater Spa)에 걸맞게 바닷물을 여과·정화해 채운 실내 풀장과 자쿠지(북미 지역 유일의 해수 풀이라고 한다), 사우나 룸도 한산했다.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가을 햇볕을 온전히 흡수하려 선베드에 길게 누워 있노라니 온몸이 디톡스되는 기분이었다. 객실 테라스에는 더욱 편안한 데이 베드가 놓여 있어, 캐리어에서 꺼낸 옷가지들도 대서양의 바람과 강렬한 햇빛 아래 기분 좋게 말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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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ching the Autumn Sun @Gurney's Montauk

 

여기에 룸에는 웰컴 드링크로 이탈리안 스파클링 와인인 '루카 파레티(Luca Paretti Prosecco D.O.C. Brut)' 한 병이 놓여 있었다. 베네토 지역의 프로세코 명가 제품이라고 한다. 우리는 따로 프로방스 로제 반돌(Domaine Tempier Bandol Rosé) 한 병을 준비해 가 저녁 식사에 곁들였고, 프로세코는 집으로 챙겨왔다.

 

 

가는 길에 미술관: 패리쉬 아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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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 Lichtenstein, Parrish Art Museum

 

몬탁으로 향하는 길, 이스트햄턴에 들어서기 전 워터밀(Water Mill)에 위치한 패리쉬 미술관(Parrish Art Museum)에 종종 들른다. 야외 초입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붓질 조각 두 점이 마치 깃발처럼 손짓하며 반긴다. 사우스햄턴에서 작업하던 시절 평면적인 붓자국을 3차원 조각으로 형상화한 'Tokyo Brushstroke I & II'다. 푸른 초원 위에는 'LOVE' 조각으로 유명한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1부터 0까지(ONE Through ZERO)'가 설치되어 있는데, 인간의 탄생(1)부터 소멸(0)까지를 상징한다는 해설이 가을의 사색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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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Indiana, Parrish Art Museum

 

패리쉬 미술관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그룹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이 지역의 길게 늘어진 마구간(barn)에서 영감을 받아 미니멀한 양식으로 설계했다. 잭슨 폴락과 리 크래스너 부부 등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집성촌이었던 지역적 맥락에 걸맞게, 수준 높은 추상표현주의 컬렉션을 포함해 3,500여 점의 소장품을 자랑하는 곳이다. 현재 추상표현주의 특별전 'Abstract Expressionism: The East End, 1940 to Today'이 열리고 있었는데, 윌렘 드 쿠닝, 헬렌 프랭켄탈러, 조안 미첼 등 거장들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는 길에 먹거리: LUNCH, 시타렐라, 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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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ch at LUNCH, Amagansett

 

이번 여행에서는 식당을 찾아 헤매는 대신, 리조트 안에서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기로 했다. 대신 거니즈로 가는 길목에서 먹거리 쇼핑을 즐겼다.

우선 아마간셋에 위치한 '런치(LUNCH)'에서 긴 드라이브 끝의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몬탁 오리지널 점보다 한층 업스케일된 아르데코 스타일의 레스토랑인데, 통통한 미니 랍스터 롤과 차우더 샘플러(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 맨해튼 클램 차우더, 랍스터 비스크), 그리고 달콤바삭한 고구마 튀김이 일품이다. 블러드 오렌지 벨리니와 미모사 칵테일과 곁들였다. 예전 LUNCH의 명물이었던 바삭한 복어(Puffer) 튀김이 메뉴에서 빠진 것은 못내 섭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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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Room Service Dinner at Gurney's 

 

햄턴까지 진출한 마켓 '시타렐라(Citarella)'에 들러 샴페인(프랑스) 치즈 세트와 이탈리아 치즈 세트 2팩, 그리고 바게트 하나를 샀다. 이어 우리가 좋아하는 아마간셋의 씨푸드 마켓 '스튜어트(The Stuart's Seafood Market)'에서 들렀다.

 

이곳도 몇년 전 주인이 바뀌어 메뉴가 늘었고, 가격은 올라갔다. 여기서 브론지노(지중해 농어) 구이와 랍스터·새우·크랩 케이크, 가자미(flounder)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즉석에서 노릇하게 조리해 준 음식을 포장해 호텔 룸에서 편하게 즐기는 식사는 메뉴 선정부터 드레스코드, 팁 계산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선택, '셀프 룸서비스(DIY Room Service)'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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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i's at Gurney's Montauk

 

다음 날 아침은 거니즈에서 제공한 식사권($60)을 들고 호텔 안 '스카르페타 비치(Scarpetta Beach)'를 찾을 요량이었다.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서 시작해 파크 애비뉴의 옛 세빌 호텔(Hotel Seville) 시절까지 즐겨 찾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스카르페타는 특히 해산물 튀김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최근 거니즈에서 철수하고 대신 지중해풍 레스토랑 '지지 몬탁(Gigi's Montauk)'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비록 조식에 오믈렛 스테이션이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오래 전 보스턴에서 처음 맛보고 반했던 샥슈카(Shakshuka)를 보고 반가와 주문했다. 토마토 소스 안에 갈비살과 야채, 그 위로 달걀과 페타 치즈가 어우러진 스태미나 음식이다. 

 

 

집으로 가는 길: 다시 스튜어트, 월퍼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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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Fresco Lunch @Stuart's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스튜어트에 들러 생굴과 조개, 홍합찜을 주문해 야외 테이블에 펼쳐놓았다. 미리 준비해 간 캔 샤블리를 곁들였다. 굴과 조개는 싱싱했다. 아쉽게도 이날 홍합은 살이 비실비실하고 육즙도 밍밍했다. 오래전 맨해튼 지인의 파티에서 한 게스트가 몬탁 홍합을 삶아 세숫대야만 한 큰 보울에 담아온 적이 있었다. 신선하고 살이 통통하며 감칠맛이 그만이었다. 알고 보니 로컬 몬탁산이 아니라 P.E.I.(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산)였던 것이다. 아는 만큼 맛이 보이는 법, 그렇게 또 하나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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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ernet, Merlot, or Cabernet Franc? @ Wölffer Estate

 

베델(Bedell Cellars)이나 핀다 비냐즈(Pindar Vineyards) 등 롱아일랜드의 주요 와이너리들은 주로 노스 포크에 자리해 있다. 반면 화려한 꽃무늬 병의 '섬머 인 어 보틀(Summer in a Bottle)' 로제로 유명한 월퍼 에스테이트 비냐드(Wölffer Estate Vineyard)는 사우스 포크에 위치해 있어 몬탁을 오가는 길에 들르기 정겨운 참새방앗간이다.

 

예전엔 와인 시음장(Tasting Room)이 오후 5시면 문을 닫아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는데, 최근엔 오후 7시(요일에 따라 8시)까지 연장 운영하여 한결 여유가 생겼다. 월퍼의 넓은 마당 포도밭에 포동포동 매달려 있는 저 적포도들은 카버네 소비뇽일까, 멀로일까, 아니면 카버네 프랑일까. 품종을 가늠해 보는 사이에 차창 밖으로 몬탁의 잔상이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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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y Crabs "Sunbathing" on the Off-Season Shore of Montauk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주말마다 북동풍(Nor'easter) 경고와 비 소식이 겹치는 우여곡절 끝에 당도했던 몬탁. 첫날은 심술궂게 비가 내렸지만, 다음 날 새벽 6시 24분경 지평선 너머로 붉은 태양이 장엄하게 솟아올랐고, 오후에는 파란 하늘 아래 눈부신 땡볕이 쏟아졌다.

 

초가을의 한산한 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이 마치 중요한 컨벤션이라도 여는 듯 떼 지어 모여 있었고, 반짝이는 자갈 사이로 이따금 주황색 게(Lady Crab)들이 선탠을 하듯 납작하게 누워 있었다. 비바람과 번뜩이는 햇빛... 초가을의 변덕스러운 날씨조차 대서양의 밀려드는 파도 속으로 기분 좋게 씻겨 내려갔다. 그 거대한 바다 앞에서, 내 몸 안의 해묵은 독소들도 가을 바람과 함께 증발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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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creet Charm of an Off-Season Coast 

 

 

*롱아일랜드 땅끝 마을, 몬탁 가이드, 2014

*철 지난 롱아일랜드 몬탁(Montauk) 바닷가에서, 2023

*몬탁에 가면, 무엇을 먹을까

*롱아일랜드 와인컨트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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