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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Food Obsession <5>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식탐  

세계 투어 음식가방 12개, 호텔방엔 키친 설치 요청  

파스타 파바로티 레시피 Pasta Pavarotti Rec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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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ano Pavarotti


"인생에서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우리가 무엇을 하던지간에 규칙적으로 중단하고, 먹기에 열중해야한다는 점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위대한 테너, 거대한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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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작곡 '일 트로바토레'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에바 마튼/ 도니제티 작곡 '사랑의 묘약'에서 파바로티와 캐슬린 배틀. Photo: Metropolitan Opera


이탈리안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1935-2007)의 풍부한 성량은 어디서 올까? 중학교 때는 축구선수(골키퍼)로 활동했으며, 무명 성악가 시절엔 교사와 보험회사 판매원으로도 일하면서 돈을 벌었다. 체격도 좋았고, 무대 체질이었지만, 무엇보다도 파바로티는 식도락가였다. 아니 식탐가였다. 파바로티는 어느날 공연을 마친 후 볼로냐(Bologna)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됐다. 


레스토랑 주인은 파바로티에게 "마에스트로, 우리가 애피타이저 메뉴만 53가지를 만드는 걸 아시나요?"라고 말했다. 파바로티는 "당신은 내가 그 모두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라고 응답했다. 그날 파바로티는 25종의 애피타이저를 먹어치웠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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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ano Pavarotti


파바로티는 세계를 돌며 공연하면서 늘 자신이 머물게 될 호텔에 특별한 요청을 했다. 호텔 방안의 미니바(미니 냉장고) 대신 대형 냉장고를 준비해달라, 침실 옆의 작은 침실은 키친으로 개조해달라는 주문이었다. 냉장고 안에는 20여명을 먹일 수 있는 식재료를 보관했다. 로스트 치킨 3마리, 프레시 파스타, 이탈리안 토마토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1986년 파바로티는 1개월간 중국 투어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중국음식에 손을 대지 않기 위해 제노아(Genoa)의 제피리노(Zeffirino) 레스토랑에서 두명의 셰프를 여행에 동반했다. 12개 가량의 여행가방에는 스파게티 몇 킬로그램, 토마토 소스, 올리브 오일, 그리고 파미잔 치즈 한 통(wheel)을 담아갔다. 그리고, 식사 때 즐겨마시는 고향의 레드와인 람부르스코(Lambrusco)는 항상 가지고 다녔다. 베이징의 호텔은 그의 스위트에서 침실 2개를 키친으로 개조하고 '세기의 테너'를 환영했다.   



발사믹 식초의 모데나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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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파바로티가 4살 때 가족 사진/ 젊은 시절의 파바로티(가운데)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1935년 북부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ngna) 지방(주도는 볼로냐)의 모데나(Modena)에서 태어났다. 베니스에서 87km 떨어진 모데나는 스포츠카 페라리( Ferrari), 마세라티(Maserati), 람보르기니(Lamborghini)의 수도이자, 발사믹 식초(balsamic vinegar), 파미자노 레지아노 치즈(parmigiano reggiano cheese), 프로슈토 햄(prosciutto ham)으로 유명한 도시다. 


파바로티의 아버지는 제빵 기술자이자 아마추어 테너였고, 엄마는 시가공장 공원이었다. 집은 가난했고, 부모는 늘 바빠서 할머니 손에 자랐다. 파바로티가 먹는 것에 집착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소년시절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그가 7살 때 연합군이 이탈리아를 침공했으며, 9살 때는 나치 독일이 항복했고, 파시스트 독재자 무쏠리니가 이탈리아 저항군들에 의해 처형됐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며칠 동안 굶주렸던 루치아노의 트라우마는 평생 지속되었다. 2004년 파바로티의 집사였던 시메온 로셋(Simeon Rosset)에 따르면, 파바로티는 24시간 내내 음식을 가까이 할 수 없으면 굶어 죽을까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파바로티의 당시 큰 체격에 비해 식사량은 적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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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예스 조르지오'(1982)의 키친 싸움 장면 *Luciano Pavarotti and Kathryn Harrold in "Yes, Giorgio" <YouTube>


파바로티의 어릴 적 꿈은 축구선수, 그것도 골키퍼였지만 전도유망한 성악가로 바꾼 후 보컬 훈련을 받았다. 1961년 '라보엠'의 루돌포로 데뷔했지만, 주목을 끈 것은 1966년 도니제티 오페라 '연대의 아가씨(La fille du régiment)'에서였다. 그는 토니오의 아리아 "친구여 오늘은 좋은 날(Pour mon ame)"에서 9개의 하이C(피아노의 8 옥타브 중 7번째 옥타브의 도)를 노래한 최초의 오페라 테너가 됐다. 


그를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려놓은 무대는 1972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였다. 파바로티는 '연대의 아가씨' 공연 후 17회의 커튼콜, 비평가들의 찬사와 함께 "하이C의 제왕(King of the High C's"라는 별명을 얻게된다. 1982년엔 할리우드 코미디 '예스, 조르지오(Yes, Giorgio)'에도 출연했다. 오페라 테너로 나오는 파바로티는 이 영화에서 상대역 파멜라 테일러와 파스타, 파이를 던지는 싸움을 한다. 1993년 센트럴파크 콘서트엔 50만명 이상의 청중이 몰렸으며, 수백만명은 TV로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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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 Tenors, "O Sole Mio" 1994 <YouTube>

*Opera Dog Singing with the Three Tenors “O Sole Mio” the 4th Tenor? <YouTube>


파바로티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Plácido Domingo), 호세 카레라스(José Carreras)와 쓰리 테너(Three Tenors)를 결성, 1990년 여름 로마에서 열린 FIFA 월드컵 결승전에서 첫 공연을 했다. 이후 쓰리 테너는 2003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경기장 공연까지 세계를 순회하며 오페라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파스타, 파미자노, 람브루스코


pasta.jpg 루치아노 파바로티


스타덤에 오른 후 세계를 순회공연하면서도 파바로티는 자신이 어릴 적 먹었던 고향의 이탈리아 음식을 고집했다. 항상 파스타, 어떤 모양이던 파스타가 그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다. 볼로네즈 스파게티(spaghetti Bolognese), 토르텔리니 브로도(tortellini en brodo, 국물 토르텔리니 파스타), 토르텔리니 알라 빤나(tortellini alIa panna, 크림 토르텔리니 파스타), 라자냐(lasagne)를 좋아했다. 식탁에는 고향 모데나 인근 파르마(Parma)에서 생산한 파미자노 치즈(Parmigiano cheese)와 프로쉬토 햄(prosciutto), 매일 손으로 만든 프레시 파스타와 정원에서 기른 야채로 조리한 요리가 올랐다. 


물은 에비앙(Evian) 미네랄 식수에 레몬을 짜서 마셨다. 가장 좋아했던 와인은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에서 생산되는 레드와인 람브루스코였다. 본토에서는 람부르스코가 물보다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음료였다. 또한, 고향 모데나에서 생산된 달달한 빈산토(Vin Santos)를 즐겼다. 



Modena-italy-diana-spencer1995.jpg 1995년 파바로티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파바로티는 한때 몸무게가 350파운드(160kg)에 달했다. 1988년 뉴욕타임스는 파바로티가 체중조절을 위해 했던 하루 1천800칼로리 다이어트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 53세였던 파바로티는 오전 11시 45분에 송아지 고기와 야채를 먹고, 오후 3시 45분엔 프로쉬토 한 조각, 오후 4시 45분엔 프로쉬토 한 조각과 빵을 섭취했다. 그리고 무대에 오르기 전, 노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는 "설탕 없이는 무대 위에서 로맨틱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엔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 저탄수, 고지방, 고단백 식이요법)도 시도한 바 있다. 


파바로티는 자신의 문지방을 넘은 사람들에게 늘 "뭘 좀 먹을래요?"하고 묻곤 했다. 론 하워드(Ron Howard) 감독의 다큐멘터리 '파바로티(Pavarotti, 2019)'에서 파바로티는 어디에 머물던 스스로 요리하는 것을 즐겼다고 나온다. 집에 손님을 초대해 요리를 할 때 그의 철학은 "식탁에 모인 사람들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무대에서도 그의 메시지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음식은 최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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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13일 메트오페라하우스 마지막 작품 '토스카' 공연 후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청중의 갈채를 받고 있다. Photo: Metropolitan Opera


친구들은 파바로티를 기쁘게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무엇인지 알았다. 바로 음식이었다. 파바로티의 비서였던 에드윈 니토코(Edwin Tinoco)의 회고록에 따르면, 록 뮤지션 스팅(Sting)은 파바로티에게 대형 로크포트 치즈(Roquefort cheese, 프랑스산 블루치즈), 스파게티 몇 파운드, 대형 파미자노 치즈와 테플론 프라이 팬, 그리고 나무로 만든 주방 스푼을 보내주었다.  


"루치아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말할 때는 단 한가지 모데나(Modena)에 관한 것입니다." 니콜레타 만토바니(Nicoletta Mantovani)의 말이다. 파바로티는 성악가였던 아두아 베로니(Adua Veroni)와 결혼 3명의 딸을 두었다. 파바로티는 자신의 매니저이기도 했던 베로니와 35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1996년 34세 연하의 비서 니콜레타(당시 26세)와 재혼했다. 니콜레타는 남편이 항상 모든 식사에서 즐거움을 찾았다고 말했다.


"루치아노는 그의 예술, 친구들, 그리고 삶 전체에 열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삶에 거대한 욕망을 가졌으며, 식탐은 그중 한 단면이었지요. 그의 호기심과 열정은 어린아이같았어요. 평생 그런 성향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파바로티는 췌장암을 앓다가 2007년 고향 모데나에서 71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날엔 5만여명이 추모행렬을 했다. 파바로티의 딸을 낳은 니콜레타와 첫 부인의 세딸은 이듬해 4억7천420만 달러에 달하는 유산 분배에 합의했다.  


*Pavarotti "Nessun Dorma", Paris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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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파바로티 레시피 Pasta Pavarotti


#준비물

올리브 오일 반컵

양파 1개

토마토 통조림1통

다진 마늘 3-4쪽 

토마토 페이스트 2작은술

레드와인 1/4컵

이탈리안 파슬리 다진 것 1/4컵

베이질 다진 것 2작은술

파미잔 치즈(혹은 로마노 치즈) 반컵

건고추 플레이크(hot red pepper flakes) 1/2작은술 

스파게티(혹은 링귀니) 1파운드 


#조리법

1. 스파게티를 엘 단테(Al dente, 꼬득꼬득 씹힐 정도로)로 삶는다

2. 큰 프라이팬에 양파와 마늘을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파슬리, 베이질, 토마토, 페이스트, 치즈를 넣는다. 와인을 넣고 15분간 더 볶는다. 맛을 보고 소금, 후추나 치즈를 추가한다.

3. 뜨거운 스파게티 위에 2를 올려 낸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다큐멘터리 'Pavarotti' 리뷰

*메트오페라 루치아노 파바로티 주연작 스트리밍(12/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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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0.12.31 16:24
    파바로티의 식탐도 그의 명성만큼과 동일하네요. 요리를 좋아해서 레시피를 적은 노트가 몇권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이 정도로 음식과 요리를 좋아하는지는 몰랐습니다.컬빗을 통해 자세하게 알게됐습니다. 파스타를 좋아하니까 살이 찌지요. 밀가루 음식이 혈당이 오르고 살이 쪄요. 그런데 파바로티가 대식가이지 미식가는 아닌 것같습니다.
    오늘 칼럼 잘 읽었습이다. 군침이 돔니다.
    그동안 나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신 컬빗에게 "당신를 사랑합니다"고 인사드리며 내년에 또 만나요.
    감사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