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다큐멘터리 감독/뉴욕대 교수 크리스틴 초이(Christine Choy, 76) 별세
Christine Choy (1949-2025)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나(1987)'로 아시안 인종차별 폭로
오스카 다큐멘터리 후보...LA 폭동 다룬 '4.29' 등 80여편 제작

Christine Choy. Courtesy of Third World Newsreel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나?(Who Killed Vincent Chin, 1987)'로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던 한국계 크리스틴 초이(Christone Choy) 감독이 12월 7일 브롱스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크리스틴 초이 감독은 유색인종과 사회정의 문제를 다루는 영화사 서드월드 뉴스릴(Third World Newsreel)을 공동 설립, 평생 80여편의 영화를 연출했으며, 뉴욕대학원 영화과 교수로 가르쳐왔다. 그는 동부 해안 최초의 아시안 여성 감독이었다.
르네 타지마-페냐(Renee Tajima-Peña)과 공동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는 1982년 디트로이트에서 결혼을 앞두고 자동차 공장 근로자인 백인들로부터 야구 방망이로 맞아 사망한 중국계 엔지니어 빈센트 친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자동차가 인기를 얻던 시기에 발생한 아시안 증오범죄를 조명한 영화다. 가해자들은 집행유예 3년과 3천달러의 벌금형 판결을 받아 아시안 아메리칸이 미국 사회에서 무력한 존재였음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크리스틴 초이 감독은 인터뷰 중심의 정제된 구성으로 법정 기록과 증언을 병치하며, 피해자 가족과 공동체의 시선을 유지해 분노를 선동하지 않고도 정치적인 영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는 처음으로 아시아계도 인종차별의 피해자이며, 시민권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미국 사회에 알린 작품이었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가 아니라, 아시안아메리칸이 처음으로 "우리도 보호받아야할 시민이다"고 말하기 시작한 순간을 기록함으로써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계, 한국계, 일본계, 필리핀계가 연대하게 된다.
크리스틴 초이는 1949년 상하이에서 중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최건우, Kun Woo Choy)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자로 이름은 최명혜(崔明慧, Chai Ming Huei). 그녀가 태어난 후 아버지는 한국으로 돌아가 엄마 손에서 자랐다. 문화대혁명이후 가족은 한국으로 이주해 아버지와 재회했다. 그는 명동의 화교학교를 다니면서 본 할리우드 영화에 매료된다.
14살 때 뉴욕으로 이주해 맨해튼빌 성심대(Manhattanville College of the Sacred Heart)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건축학을 전공했으며,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엔 뉴스릴(Newsreel)에서 편집자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일한 후 미영화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에서 연출과정을 이수했다.
1972년 수잔 로베슨과 함께 서드월드 뉴스릴을 설립해 아티카 교도소 폭동, 미국 교도소 여성들의 삶, 뉴욕 차이나타운의 사회운동 역사, 한국 분단과 나미비아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부터의 독립 투쟁에 대한 다큐멘터리 등을 연출했다.

Sai-I-Gu, 1993
1993년엔 한인 감독 대실 김 깁슨(Dai Sil Kim-Gibson, 1938-2023)과 공동으로 1992년 LA 폭동이 한인사회에 미친 영향을 담은 다큐멘터리 '4.29(Sai-I-Gu)'를 연출했다. 2022년 NYU 제자 바이올렛 컬럼버스(Violet Columbus)와 벤 클라인(Ben Klein)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망명자들(The Exiles)'에 1989년 천안문 사태에 참여했던 중국계 반체제 인사들과 만나는 인물로 출연했다. 이 다큐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크리스틴 초이는 1989년부터 뉴욕대학교 티시예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대학원 영화/TV 프로그램 학과장을 역임했다. 2008년엔 한국의 EBS-TV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의 심사위원을 맡았다.

1975년 아시안 시네비전(Asian Cinevision)을 공동으로 창설한 크리스틴 초이. Photo: Asian Cinevision
Christine Choy, Documentarian of Asian American Life, Dies at 76
Her film “Who Killed Vincent Chin?” earned an Oscar nomination in 1988 and was inducted into the National Film Registry for its cultural significance.
https://www.nytimes.com/2025/12/17/movies/christine-choy-dead.html?smid=nytcore-ios-sha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