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작가 강익중씨 통일 염원 프로젝트 '임진강 꿈의 다리' Q & A
세계 어린이 100만명 꿈 그림 모아 동그라미 다리 건축
"I Have a Dream,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강익중 '임진강 꿈의 다리' 프로젝트에 대해 궁금한 것들
'임진강 꿈의 다리 조감도'. Image Courtesy of Ik-joong Kang
"아이들이 꾸는 꿈은 자라서 현실이 됩니다. 오늘 심은 작은 꽃씨가 몇 년 후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요.
자음과 모음이 만나 하나의 소리를 내는 한글은 남북을 잇고 세계를 치료하는 약속의 열쇠입니다.
마치 위 아래 따로 빚어진 달항아리가 불을 지나 하나로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만든 '꿈의' 다리가 내일 임진강에 똑같이 세워지는 상상을 해봅니다.
한반도를 나누는 임진강은 더 이상 분단선이 아니라 이음선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 다리에 서서 임진강의 하늘과 꽃, 새들을 얘기 할 것입니다."
-강익중-
맨해튼 스튜디오에서 강익중씨.
뉴욕 설치작가 강익중씨 생애 최대의 역작이 시각화됐다.
강익중씨가 자신이 꿈꾸어온 '임진강 꿈의 다리'의 조감도와 스케치를 최근 공개했다.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는 강씨의 '임진강 꿈의 다리' 프로젝트는 세계 어린이 100만명이 꿈을 주제로 한 그림으로 건축하는 것. 지름 250미터로 세계 최대의 원형 다리 내부는 3x3인치 어린이 그림을 벽돌로 장식되고, 외벽은 강익중씨의 한글작품으로 건축하는 플랜이다.
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그림으로 모자이크 작품을 제작해왔다. 어린이 6만명의 그림을 모은 ‘10만의 꿈’(1999, 파주 통일동산), 120개국 3만4000점을 모자이크한 ‘놀라운 세상’(2001, 유엔 본부), 149개국 12만6000점을 모은 ‘꿈의 달’(2004, 호수공원), 그리고 2013년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에 15만장으로 180미터에 설치한 '꿈의 다리'가 대표적이다.
분단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 미술가가 꿈꾸어온 한반도의 통일. '임진강 꿈의 다리'는 한민족의 아픔을 치료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에게 꿈을 던져주는 강익중씨의 아름다운 청사진이다.
뉴욕컬처비트가 강익중씨에게 '임진강 꿈의 다리'에 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2013년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에 선보인 '꿈의 다리'는 강씨의 한글 그림과 어린이 14만5000명이 보내온 '꿈의 그림'으로 지어졌다.
- 언제 '임진강 꿈의 다리 프로젝트'를 기획하셨나요?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남한 대표이지요. 한국관 건물 입구에 하얀 입체 글자로 예쁘게 Corea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언제 쯤 Corea가 남쪽 만이 아닌 남과 북을 동시에 뜻하는 Corea가 될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손을 들었습니다. 남북을 잇는 일을 제가 하겠다고요."
구글 지도에서 탄현면 만우리 '임진강 꿈의 다리' 가상 위치
-'임진강 꿈의 다리'의 위치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입니다. 여러 차례 임진강을 답사하면서 접근성과 상징성, 그리고 현실적으로 설치 가능한 지역을 찾았습니다. 강원도 용포리 두류산에서 시작되는 임진강은 지류 전체가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하류 부분만이 남과 북을 가르고 있습니다. 꿈의 다리를 남과 북이 협의하여 함께 놓으면 좋겠지만, 정치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현실적으로도 지뢰 제거등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남과 북으로 나누어지는 임진강 하류에서 가까운 곳, 남과 북이 만나는 최접경 지역인 탄현면 만우리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꿈의 다리가 완공되고 북한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 북쪽 땅에서 100m 가량의 길을 연결해 주면 꿈의 다리는 남과 북을 이어주게 되어 2차 꿈의 다리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강익중, '임진강 꿈의 다리' 붓 드로잉
-동그라미 다리의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제 임진강은 민족을 가르는 분단선이 아니라 연결선입니다. 강물로 만나 우리는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하나의 점들이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해 동그라미가 됩니다. 동그라미는 모든 것을 품고 모든 것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깃들고 스며들면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Image Courtesy of Ik-joong Kang
-어린이 작품은 어떻게 모으셨나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50여만 장의 어린이 작품들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여러나라의 병원과 학교, 도서관에 벽화를 만들어 기증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모두 100만장의 어린이 작품이 필요하게 됩니다. 작품을 모으고 가공하는데 6개월 정도가 소요되리라 예상합니다. 지난 번 순천 꿈의 다리 작업처럼 1,000 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합니다. 꿈의 다리는 완성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합니다. 꿈의 다리는 모두가 함께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북한 어린이 작품도 오나요?
"지금까지 17년 동안 150여개 나라에서 50여 만 어린이들이 그림을 보내 줬습니다. 아직까지 북한 어린이 그림을 받지 못했습니다."
2004년 일산 호수공원에 세계 149개국 어린이 그림 12만6000점으로 애드벌룬을 만들었다.
-북한에 가보셨나요?
"평양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북한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소중한 그림을 얻는 방법이 있을까 해서요. 아쉽게도 별다른 성과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남한의 영희와 북한의 철수가 곧 만나서 결혼하고 한평생을 살게 되는데, 지금 서로 총을 겨누고 있으니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우리 세대가 민족과 역사에 죄를 짓고 있습니다. 2000년 봄, 평양의 고려호텔 방에서 이른 아침의 평양 시내를 바라보며 적었습니다."
통일이 되어도 나는 울지 않을 것이다.
임진강에 다리가 놓이고 휴전선이 박살나도 나는 기뻐 뛰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저 죄없이 돌아가신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무릎 꿇고 희망 뿐인 아이들을 껴안을 것이다.
2012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에 선보인 '꿈의 다리'. 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강익중 작가의 '내가 아는 것'이 만났다.
-외벽의 한글 작품 주제는 무엇이 되나요?
"우리민족끼리 함께 부르고 기억하는 노랫말들이 유리타일로 만들어져 외벽을 장식하게 됩니다."
-프로젝트가 정치적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낚시로 비유하면 예술가는 낚시대를 던지는 역할을 합니다. 과학자는 잡은 고기를 끌어 올리고, 경제인은 고기를 도마 위에서 적당한 크기로 써는 일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은 썰어 논 고기를 사람들에게 배분을 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예술가의 직관을 통한 던짐이 없으면 고기를 끌어 올릴 수도 없고 배분을 할 수도 없습니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와 과학이 바퀴살처럼 이어져 결국 세상이라는 큰 수레의 바퀴를 돌리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를 나누는 임진강은 더 이상 분단선이 아니라 이음선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 다리에 서서 임진강의 하늘과 꽃, 새들을 얘기 할 것입니다." 순천 '꿈의 다리'에서 미래를 보는 작가의 자화상. Image Courtesy of Ik-joong Kang
-프로젝트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운 점은 외부적인 요소보다 제 자신 속에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는 일입니다."
Image Courtesy of Ikjoong Kang
우리의 소원
-안석주 작사/안병원 작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강익중 달항아리 작품 '삼라만상' 소장 기념 전시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Interview
*Artist Ik-Joong Kang’s Chinatown Restaurant Guide
*NY Quotes: 강익중
*강익중 토트백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 200개 한정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