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 투어 (4) 실비아의 소울푸드 '치킨앤와플' by 류원혜
컬빗 인턴 할렘 가다 <4>
실비아 레스토랑 소울푸드 '치킨&와플'
류원혜/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Harlem. 왠지 모르게 필자는 '할렘'이라는 곳은 꽤나 위험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집세를 내지 못해 점점 위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기 때문에 각종 범죄가 발생하는 황량한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상태여서 뉴욕에 있는 동안 할렘에 굳이 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할렘 투어에 참여하게 되어 그 전에 미리 할렘이라는 동네를 공부하면서 어두운 범죄의 소굴이라는 편견이 점차 깨졌다. 할렘은 재즈, 힙합, 가스펠, 소울 푸드를 느낄 수 있는 흑인문화가 곳곳에 가득한 매력적인 동네였다.
지난 8월 3일 오전 9시 30분 지하철 2, 3 라인 급행을 타고 135스트릿에 있는 흑인문화연구센터인 숌버그 센터(Schomburg Center) 앞에 할렘투어 참가자들이 모두 모였다. 건장한 흑인 청년이 가이드를 맡았는데 투어 자체는 무료였다. 다만 투어가 끝난 후 자신이 만족한 만큼 $5에서 $20사이의 팁을 주어야 한다.
더운 날씨에 한국, 미국 서부, 독일, 프랑스 등 각국에서 날아온 사람들은 가이드의 한마디에 집중하며 약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할렘을 둘러보았다. 투어가 영어로 진행되어 자세히는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역사적으로 할렘은 1920년대 문화운동인 할렘 르네상스의 시작과 동시에 흑인들의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서 치안이 좋아지고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투어의 시작은 아비씨니안 침례교회(Abyssinian Baptist Church)였다. 가스펠 예배로 유명한 이곳은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교회로 관광객들도 가스펠 합창단의 노래를 듣기 위해 몰려간다. 그리고, 감동의 눈물을 흘릴 정도라고 한다.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듣고 싶었지만 관광객은 일요일 오전 11시 예배에 10인 이상 단체만 사전예약하고 참여할 수 있다.
공원에도 가보고 유명인들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 재즈클럽까지 구경했지만 솔직히 말해 투어를 하기 전 할렘에 대해 조사하면서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낮에 가서 그런건지, 135번가 근처에서만 투어를 진행해서 그런건지 흑인문화의 본고장으로서의 개성은 찾기 힘들었다. 다소 평범한 느낌의 동네였지만 필자처럼 할렘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던 사람은 한 번쯤 무료 투어에 참가하여 조금이나마 할렘을 느끼면 좋을 듯 싶다. 밤에 간다면 재즈클럽 슈라인(Shrine)을 추천한다.
캐롤라인 케네디와 알 샤프턴 목사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점심시간이 되었다. 컬빗 인턴기자 일행과 125스트릿으로 내려와 레스토랑 실비아(Sylvia's)로 갔다. 실비아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소울 푸드 전문 식당이다. 남부 흑인 요리 레시피대로 고구마 파이, 프라이드 치킨와 와플 등 흑인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바삭바삭한 닭고기와 따뜻한 와플은 처음 본 순간 부조화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고소하고 맛있었다.
실비아 레스토랑이 위치한 125스트릿은 일명 마틴 루터킹 주니어 불러바드(Martin Luther King, Jr. Boulevard). 할렘의 중심가로 대형 쇼핑 상가와 함께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있었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혼자라고 무서워말고 할렘 무료 투어를 신청하고 점심으로 소울 푸드를 맛본다면 안전하게 흑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Sylvia's Restaurant
328 Lenox Ave.(126th St.와 127th St. 사이)
212-996-0660 www.sylviasrestaurant.com
류원혜/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