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뮤지엄 하이라이트 투어: My Best Five by 남유정
메트뮤지엄 소장품 하이라이트 투어(영어)
My Best Five by Nam You Jung
남유정/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1866년 파리에서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미국인들의 회합에서 설립이 제안되어, 1870년 소규모로 개관하였다. 1880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였으며, 기금을 통한 구입과 기증 등으로 소장 미술품은 급증하게 되었다. 오늘날 메트뮤지엄엔 회화와 조각, 사진, 공예품 등 300여만 점이 소장되어 있다.
메트에서는 매일 도슨트가 이끄는 투어가 열리고 있다. 영어를 비롯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소장품 하이라이트 투어가 진행된다. 그 중 영어 하이라이트 투어에 가장 사람들이 많았다. 투어는 무료로 진행되며, 시간대 별로 다양하다. 방문 당일 뮤지엄 로비(Great Hall) 정보 데스크에서 What's on Today 브로셔를 보고 관심있는 투어에 참가하면 된다. 한국어 투어는 매주 화요일 11시에 진행된다. http://www.metmuseum.org/events/programs/met-tours/guided-tours
7월 25일 오후 영어로 진행되는 하이라이트 투어에 가보았다. 투어에서 인상 깊게 봤던 작품들, 나의 베스트 5를 소개한다.
#1 빈센트 반 고흐의 '삼나무가 있는 밀밭'
Vincent van Gogh, Wheatfield with Cypresses, 1889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의 회화 '삼나무가 있는 밀밭(Wheatfield with Cypresses)'는 반 고흐의 생애를 알면 이 작품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빈센트 반고흐는 남들보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평생을 심리적 혼란 속에서 살았다. 그래서인지 작품에서 흔들리는 밀과 삼나무가 작가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약한 바람만 불어도 크게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묘사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그 방향 대로 자연스럽게 흔들려야 꺾이지 않는다. 자기의 외부 세계로 인해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 누구보다 강한 작가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듯한 느낌에 매료되었다.
# 2 조반니 벨리니의 '성모자상'
Giovanni Bellini, Madonna and Child, 1480s
조반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1459–1516)가 1480년대 후반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아름다운 '성모자상(Madonna and Child)'은 혁신적으로 비대칭적 구도의 작품이다. 성모자상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그리스도교 미술에거 가장 인기있는 주제의 하나이다. 성모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교 어머니로 천사의 계시로 처녀 잉태했으며, 현재까지 성인으로 공경 받고 있으며 존경의 대상이다. 내가 지금까지 알던 성모 마리아는 쉽게 다가갈 수 없고 엄숙한 이미지였다. 그런데 작품의 성모 마리아는 눈을 마주치는 것 같은 표현을 통해 당당하고 정감적인 느낌이 들었다. 딱히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내게 성모자상은 종교의 신성함으로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 3 피터르 브뢰겔의 '추수하는 사람들'
Pieter Brugel the Elder, The Harvesters, 1565
피터르 브뢰겔(Pieter Brugel the Elder, 1525–1569)의 '추수하는 사람들(The Harvesters, 1565)'은 계절과 달을 주제로 한 연작 중 하나이다. 이 그림은 밀을 수확하는 8월의 농촌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 자연스러운 계절의 흐름과 서민들의 진솔한 삶을 엿보게 한다.
브뢰겔 그림 속의 농부들은 나무 그늘 아래서 밥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고, 누워 잠을 자는 농부도 보인다. 논 가운데는 물을 길러 오는 남자도 보이는데 굉장히 지쳐 보인다. 이들의 표정에는 삶의 고단함이 역력하지만 이들은 쉴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일지라 하더라도 생존을 위해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니 과거에도 인간에게 삶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 고통과 섞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된 삶 속에서 느끼는 소박한 행복이 진정한 행복인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왜 행복은 항상 소소하고 소박해야 하는 것일까? 기쁨이 흘러 넘칠 정도로 큰 행복은 왜 진정한 행복이 아닌 것일까?
# 4 요하임 파티니르의 '세인트 제롬의 참회'
Joachim Patinir, The Penitence of Saint Jerome, 1512-1515
요하임 파티니르(Joachim Patinir, 1483-1524)의 '세인트 제롬의 참회(The Penitence of Saint Jerome, 1512-1515)'는 창문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관람객이 순례방식을 통해 다양한 시각적 여행을 할 수 있게 하는 장엄한 파노라마 풍경이다. 그림에는 신성한 인물들이 실내 전경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말 섬세하게 잘 그렸다는 느낌도 받았고 신성한 인물들을 친근하게 그림으로서 인해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것 같다.
#5 콩고족 수호신상 '파워 피겨(망가카)'
Kongo Power Figure, Mangaaka, 19C
콩고족의 파워 인물상(Kongo Power Figure, Mangaaka)는 헌신적이고 상징적인 창작물이다. 지방자치 단체와 법의 지배에 대한 경외심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고안되었다. 이것은 앞으로 약간 기울이고 있고 입은 살짝 벌리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몸을 약간 기울인 자세는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사람의 공격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듯하다. 그리고 이 인물상은 물은 머리에 모자 같은 것을 쓰고 있는데 이것은 성직자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 쓰는 특유한 머리 장식이라고 한다. 작품을 계속 보다 보면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생동감이 느껴지고 아프리카 초원의 소리가 귀에 맴도는 기분이다.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1005 5th Ave.@82nd St.
일-목요일: 오후 5시 30분/ 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http://www.metmuseum.org
남유정/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