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트파크 영화제 '월 스트릿' 상영회 by 류원혜
당신의 월요병을 치유하고 싶은 곳
Bryant Park Film Festival 2017
류원혜/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매주 도심 속 공원에서 할리우드 스타와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주말을 잘 보내고 일요일 밤이 되면 우리는 곧 다가올 출근 생각에 우울해지는 '월요병'에 걸린다. 여기 월요병을 치료해 줄 통치약이 있다. 6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매주 월요일 밤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에서 2017 섬머 필름 페스티벌(The HBO Bryant Park Summer Film Festival)이 열린다. 월요일 밤마다 펼쳐지는 영화의 감상에 젖어 월요병을 극복해보자.
7월 17일 월요일 오후 5시가 되자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담요를 손에 들고 공원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스크린이 잘 보이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후 5시가 되기 전부터 대기중이었다. 17일의 영화는 바로 '월 스트릿(Wall Street)'. 영화는 해가 지고난 후 9시가 넘어서야 시작했다.
오후 5시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있자 행사를 후원한 'Bank of America'와 'Swedish Fish'에서 팝콘, 젤리 등 조그마한 간식거리를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앉아 샌드위치, 감자칩 등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독서와 노트북을 하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 스크린 앞의 무대에서는 음악을 크게 틀고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두명씩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은 채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다소 생소한 광경에 잠시 둘러보며 구경을 했다. 어느 누구도 그런 상황을 불편해하지 않았고 개인의 개성이 존중받는 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유로움에 나도 덩달아 흥이 나서 그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기도 했다.
밤 9시가 넘자 영화 '월 스트릿'의 시작을 알리는 자막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영화가 상영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126분의 러닝타임 내내 도중에 자리를 뜨는 사람 없이 모두가 영화 속의 배우들의 대사에 집중했다. 월요일 밤이라서 피곤해하거나 지루해하는 관객들이 많을 줄 알았지만 예상 외로 영화가 끝마칠 때까지 조용히 관람하는 분위기였다. 11시가 넘어서야 영화는 막을 내렸고 늦은 밤이지만 사람들은 질서있게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치우며 각자 집으로 향했다.
다음 월요병은 7월 24일에 상영하는 영화 'Pillow Talk(1959)'를 보며 이겨내보도록 하자.
Bryant Park
42nd St. bet. 5th & 6th Ave.
212-512-5700. www.bryantpark.org
류원혜/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