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165)
- 강익중/詩 아닌 詩(99)
- 김미경/서촌 오후 4시(13)
- 김원숙/이야기하는 붓(5)
- 김호봉/Memory(10)
- 김희자/바람의 메시지(30)
- 남광우/일할 수 있는 행복(3)
- 마종일/대나무 숲(6)
- 박준/사람과 사막(9)
- 스테파니 S. 리/흔들리며 피는 꽃(49)
- 연사숙/동촌의 꿈(6)
- 이수임/창가의 선인장(165)
- 이영주/뉴욕 촌뜨기의 일기(65)
- June Korea/잊혀져 갈 것들을 기억하는 방법(12)
- 한혜진/에피소드&오브제(23)
- 필 황/택시 블루스(12)
- 허병렬/은총의 교실(113)
- 홍영혜/빨간 등대(81)
- 박숙희/수다만리(66)
- 사랑방(16)
(748) 이수임: 오늘도 걷는다마는
창가의 선인장 (155) My Way
오늘도 걷는다마는

sooim lee, Hudson river, 2025, ipad drawing
밤새도록 비가 왔다. 아침에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우비를 입고 리버사이드 공원에 갔다. 84가까지 내려가서 강가 진입도로 들어갔다. 다리 밑에 혼자서 웅크리고 자는 사람이 있었다. 자는 그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 놨다.
강가를 따라 콜롬비아 대학 쪽으로 올라갔다. 조지 워싱턴 브릿지가 안개에 묻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친구들이 많이 사는 강 건너 뉴저지는 안개 속에 둥실 떠있는 섬 같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루트 9A를 따라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는 차가 움푹 파인 도로를 지날 때 튀기는 물살을 피해 강가 쪽에 바짝 붙어 걸었다.
12 마리 오리들이 조지 워싱턴 다리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가고 있다. 오리들도 나처럼 안개로 덮여 없어진 다리를 찾으려고 부지런히 가는 듯하다. 춥던 날에는 볼 수 없었던 오리들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왔는지?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간다.
저 멀리 앞쪽에 또 한 무리의 동료들이 다리를 향해 가고 있다. 나도 강물을 보며 그들을 따랐다. 그 중 한 마리가 짝 없이 혼자 강 한가운데서 헤맨다. 짝을 잃었나? 아니면 고독을 즐기는 건가?
예전에 우리 부부는 아침에 함께 공원을 산책했다. 남편은 나이 들수록 더 바빠져서 나와 함께 걸을 일이 없어졌다. 그는 새벽에 7 전철을 타고 Vernon Blvd-Jackson Av에서 내린다. 퀸즈와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Pulaski Bridge를 걸어 그린포인트 스튜디오로 출근한다.
함께 가야 할 곳이 있으면 모를까 우리는 각자 걷는다. 혼자 떠도는 오리처럼 나 홀로 걸어도 전혀 외롭지 않다. 오히려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짝 잃은 오리를 보면서 ‘외롭겠구나!’ 생각하다가 아마 오리도 질서 정연하게 함께 물 위를 떠도는 것보다는 자유를 즐기고 싶어서 혼자 있기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으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잊기가 어렵다. 멀리 있으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서 할 수 없어 잊힌다.’ 언젠가 헤어질 우리 부부 사이 헤어지는 연습이라도 하는 양 걷는다.
이수임/화가
https://sooimlee3.blogspot.com


'오늘도 걷는다마는'을 잘 읽었습니다. 저는 걸으면서 어떤 해답을 바라면서 걷는 게 아니기때문에, 그자체가 그냥 좋아요. '걸으면서 나의 행복찾기'를 계속해 볼 뿐입니다.
남편과 같이 걸어본지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 기억조차 까마득 합니다. 나는 아침산책을 좋아하고, 남편은 저녁산책을 좋아하는 대조적 신체조건이도 하고, 서로 홀로 있기를 아주 좋아해서 입니다. 하나가 먼저 타계하면 혼자 남는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않아서 수임 화가님의 이것을 읽고, 좀 생각을 했습니다. 서로에게 꼭 있어야만 되는 존재지만 한쪽이 없을 경우는 어떻게 할까? 걸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답이 없네요. 이 글을 읽으면서 이수임 작가처럼 자유를 만끽해 보고 싶습니다. 다 떨쳐버리고, 바닷가로 가서, 바닷 내음새를 한껏 맡으면서 자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청둥오리 일곱마리가 그림같지 않고, 휘익 헤엄을 쳐서 다가오는 것같습니다. 덩치가 큰 한마리 오리가 몸을 동료들과 반대로 가고 있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