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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임/창가의 선인장
2025.05.21 12:57

(742) 이수임: 노후엔 대마초를 피우며...

조회 수 461 댓글 1

창가의 선인장 (153) 그때는 불법, 지금은 합법 

노후엔 대마초를 피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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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im lee, shoes, 2003, crylic on woodblock, 15.25 x 11.25 inches

 

전시회를 함께 하는 인도에서 온 나이 어린 통통한 여자를 만났다. 우리는 반가워서 포옹했다. 그녀 코트에서 대마초 냄새가 났다. 내가 물었다.

“너 위드 피우냐?” “응. 너는?” 

 

“오래전 친구들과 피운 적 있어. 더 나이 들고 몸 상태가 시원찮고 고통이 오면 피우려고. 이제 합법화됐잖아.” 

내가 대답하자 그녀가 말했다. 

“너 피우고 싶으면 내 스튜디오에 와. 함께 피우자.”

 

그녀와 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데도 그녀는 나를 밀어내지 않고 초대했다.

 

결혼하고 바로 어느 해 연말, 맨해튼 그랜드스트릿, 커다란 스튜디오에 많은 친구들이 모였다. 그중 한 친구가 워싱턴 스퀘어에서 사 온 대마초를 우리는 돌아가며 폈다. 그 당시는 불법이어서 숨어서들 피우는 중이었다. 갑자기 내 옆에서 피던 여자가 소리질렀다. 

“불이야. 불났어. 너무 뜨거워.”

 

우리는 모두 깜짝 놀라 그녀를 흔들며 정신 차리라고 했다. 그녀는 또 다시

“물이야. 홍수 났어. 나 떠내려가. 살려줘. 나 좀 잡아줘~”

 

앰뷸런스를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왕좌왕했다. 난 대마초를 피우니까 평면적으로 들리던 음악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여 음정 하나하나가 내게 가까이 다가오듯 들렸다. 음악에 빠져 4차원 세계에서 헤매는데 갑자기 여자가 "불이야! 물이야!" 난리를 치는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식욕이 왕성해진 나는 먹을 것을 찾아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을 늘어지게 하는 대마초를 계속 피던 친구들은 참 게을렀다. 정오가 지나야 일어들 나서 꼼지락거리다 어둑해지면 다시 피곤했다. 나는 돈도 없고, 살기 바빠서 자연적으로 그만두었다. 

 

두 아들 모두 Climbing Gym에서 바위를 탄다. 그러다 큰 아이가 떨어졌다. 허리를 다쳐서 병원에 들락거려도 낫지 않다가 3개월가량 대마초로 효험을 보고 회복됐다. 

 

“너 자주는 피우지말아. 게을러진다.”

“냄새가 싫어서 필요할 때만 해요. 엄마도 몸이 아프면 피워요. 사다 줄까?”

 

“지금은 말고 조금 더 있다가 몸이 나빠지면 필 거야. 그때는 네가 사다 줘.”

“친구 아버지가 위드 라이선스가 있어서 가게가 여러 개 있어요. 라이선스 없는 가게들은 문을 닫았잖아요.”

 

“어쩐지 가게들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사라져서 궁금했는데. 네 친구 아버지 돈을 긁고 있겠다.”

 

나는 대마초가 합법화된 후, 노후 대책으로 우선 순위에 올려놨다. 고통이 심해지면 피면서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여유롭게 생을 마감하고 싶어서.

 

 

이수임/화가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 전공으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미국으로 이주, 뉴욕대에서 판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대학 동기동창인 화가 이일(IL LEE)씨와 결혼, 두 아들을 낳고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에서 작업하다 맨해튼으로 이주했다. 2008년부터 뉴욕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해왔다.  

https://sooimlee3.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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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5.05.23 11:35
    노후엔 대마초를 피우면서를 읽었습니다. 제목이 약간 놀램을 주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까 이수임씨의 꾸밈없고 순수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이수임씨의 글을 좋아하는 것은 꾸미없이 마음을 토해내면서 독자에게 공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순수함과 소박함이 저절로 묻어나는 글을 읽으면 나를 정화시켜서 행복해집니다.
    "대마초를 피우니까 평면적으로 들리던 음악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여"---이런 표현은 얼마나 솔직한지요. 그녀만이 할 수있는 담대함이지요.
    오늘은 독특한 제목의 이수임씨의 글을 읽으면서 계속 미소를 자아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