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99)
- 강익중/詩 아닌 詩(99)
- 김미경/서촌 오후 4시(13)
- 김원숙/이야기하는 붓(5)
- 김호봉/Memory(10)
- 김희자/바람의 메시지(30)
- 남광우/일할 수 있는 행복(3)
- 마종일/대나무 숲(6)
- 박준/사람과 사막(9)
- 스테파니 S. 리/흔들리며 피는 꽃(49)
- 연사숙/동촌의 꿈(6)
- 이수임/창가의 선인장(165)
- 이영주/뉴욕 촌뜨기의 일기(65)
- June Korea/잊혀져 갈 것들을 기억하는 방법(12)
- 한혜진/에피소드&오브제(23)
- 필 황/택시 블루스(12)
- 허병렬/은총의 교실(113)
- 홍영혜/빨간 등대(81)
- 박숙희/수다만리(66)
- 사랑방(16)
강익중/詩 아닌 詩
2026.04.23 02:00
(772) 강익중: 야금야금 차곡차곡
조회 수 966 댓글 1
詩 아닌 詩 (97) 야금야금 차곡차곡

Ik-Joong Kang, Untitled 1,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야금야금 차곡차곡
크지 않아도 된다
한 번에 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에 한 번
숨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안부를 묻는다
내 안과 내 밖 사이
아주 작은 다리 하나
놓는다
잊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야금야금해도 된다
차곡차곡해도 된다
힘들면
안 해도 된다
오늘은
쉬어도 된다

Ik-Joong Kang, Untitled 2,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졸음
졸음이 별똥별처럼 쏟아지는 밤
다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야지
하나씩 꺼내
이름표를 붙여주고
산길을 넘어오는 내일에게
슬쩍 건네줘야지
별들이 잠을 자러가기 전
그리운 이들에게
안부를 전해야지
하나쯤은
내 이름으로 남겨두고

Ik-Joong Kang, Untitled 3, April, 2026, 8 x 10in. Mixed Media on Paper
말은 느낌을 다 담지 못해
말은
느낌을 다 담지 못해
그래서 우리는
눈을 보고
손을 잡고
침묵을 건넨다
말과 말 사이
남겨진 여백에서
소통은
가만히
귀 기울이는 일
가슴에서 일어난 파도
바라보는 일
거창하지 않고
대단하지도 않은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야금야금 차곡차곡"
이 표현을 왜 아무도 몰랐을까?를 생각하면서 강 작가님의 언어저장소가 얼마나 큰가를 상상해 봤습니다.
"졸음이 별똥처럼 쏟아지는 밤/ 다 모아서 바구니에 담아야지"
별을 바구니에 담아보자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투박한 소쿠리에 담으면 별들도 빠져나가지 않겠지요. 해보겠습니다.
행복이 이런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말은 느낌을 다 담지 못해"
맞아요. 어찌 말로 다 하겠니란 표현을 느낌을 다 담지 못해로 한것 같습니다. 느낌을 넣어서 하셨네요. 절묘한 어휘력에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시 세편을 읽고 catharsis를 느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