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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6.01.28 12:33
(765) 강익중: 꿈꾸는 별
조회 수 732 댓글 1
詩 아닌 詩 (95) 꿈꾸는 별

Ik-Joong Kang, Untitled-3, January, 2026, 10 x 8in, Mixed Media on Paper
삐뚤어서 둥글다
순금도
99.9라고 하잖아
모자라야 바람이 돈다
남아야 길이 생긴다
한 봉지가 빠져야
숨을 쉰다
어리숙한 게
문을 연다
그래야
마음이 들어온다
달항아리는
삐뚤어서 둥글다

Ik-Joong Kang, Untitled-2, January, 2026, 10 x 8in, Mixed Media on Paper
눈은
눈은
지워지고
시간은
미끄러진다
눈은
누군가에게는
덮어주는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버텨야 하는 것이다
눈은
똑같이 내리고
다르게 쌓인다
눈은
아침에 일어나니
밤이
쌓여 있었다

Ik-Joong Kang, Untitled-1, January, 2026, 10 x 8in, Mixed Media on Paper
꿈꾸는 데 까지만 산다
느낄 때는 분명한데
꿈이나 생시나
둘 다 잊힌다
어쩌면
우리는 어느 별에 와서
잠깐 꿈을 꾸는 중일 수도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일 년에 한 번쯤 긴 꿈을
한 오백 번 꿀 것 같아도
한 오백 년 살 것 같아도
사는 데 까지만 꾼다
꿈꾸는 데 까지만 산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간결하고 깨끗해서 금방 읽었습니다.(read quickly)
그런데 왜 또 읽고 또 읽을까요?
절묘한 표현이 나를 붙잡기 때문입니다.
눈은 지워지고
시간은 미끄러진다.
"눈이 녹는다란" 흔한 표현대신 지워진다라고 썼고,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대신 "미끄러진다"로 하셨습니다.
눈은 흔적도 없이 지워지고, 시간은 가고있는 게 아니라 미끄러지고 있음을 이 시를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꿈꾸는데 까지만 산다" 맞아요!
살아있는 자만이 꿈을 꿀수있는
특권을 누립니다.
올려주신 시 세편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