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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깊은 맛, 오징어 먹물 빠에야 간편 조리법

데스파냐 인스턴트 빠에야 20분 후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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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빠에야 전문 레스토랑 소카랏(Soccarat)의 오징어 먹물+해물 빠에야(Arroz Negro).



패션에서 Black은 분명 도회적이며 멋쟁이 색깔일지는 몰라도, 음식으로 치면 입맛을 돋구기 힘든 컬러일 것이다. 특히 서양인들에게는 더욱 그럴듯 하다. 그러나, 김과 짜장면을 먹고 살아온 우리는 연상적으로 검은 색이 식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미국인들의 대다수는 오징어(squid, cuttlefish, calamari)를 가까이 하지 않는다. 더구나 오징어 먹물은 식도락가들조차도 '블랙 리스트'에 올라있기도 하다. 오징어가 놀라거나 성났을 때 품어낸다는 먹물. 아무리 효능(암 예방, 노화 방지, 피부미용, 소화촉진, 간 기능 향상, 콜레스테롤 저하)을 읊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어느 레스토랑에서는 메뉴에 노골적으로 squid ink를 쓰는 대신 이탈리아어로 'nero di seppia', 혹은 모호하지만, 쉽게 'black'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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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스 089의 오징어 먹물 파스타(왼쪽부터), 미드타운 보테가 델 비노의 오징어먹물 파스타와 해산물, 스카르페티의 오징어 먹물 파스타는 오징어를 따로 조리해서 성게알과 함께 올렸다.



지중해 연안, 특히 이태리, 스페인에서는 환대받는 것이 오징어 먹물이다.

예전에 스페인 여행 중 '아로즈 네그로(arroz negro)' '빠예야 네그라(paella negra)'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오징어 먹물 빠예야의 거의 지린내에 가까운 바다 내음에 도취됐다. 포르투갈도 마찬가지지만, 해산물 요리가 발달한 스페인은 특히 깡통 음식이 유명하다. 바르셀로나의 피카소뮤지엄 근처에는 깡통 요리만 제공했다. 조그만 깡통을 따면, 맛살 조개, 정어리, 토마토 요리가 타파스처럼 나오며,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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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 데스파냐의 햄 섹션. 토요일엔 테이스팅도 한다. 초리조, 세라노, 이베리코햄 등을 맛볼 수 있다.



스페인 여행서 돌아와 뉴욕에서 발견한 스페인 델리가 소호의 데스파냐(Despana)다. 초리조, 올리브, 스페인 치즈에서 샌드위치까지 일반 수퍼마켓과는 차별화된 스페인 정통 음식과 식재료를 판매하는 곳이다. 얼마 전 데스파냐에 갔다가 오징어 빠예야(Squid Paella, Arroz con Calamares) 박스가 눈에 띄였다. 'Just add water!'라는 포장 문구가 의심스러웠지만, 'Made in Spain'을 믿어보기로 했다. 몇 인분인지 설명은 없지만, $9.25가 인스턴트 음식으로는 결코 싸지않은 가격. 그래도 빠에야가 아닌가? 물만 넣으면 된다는... 스페인산을 다시 믿고 사왔다. 



photo 2 (20).jpg  물만 넣어주세요! 마리네스카 오징어 빠에야



그리고, 몇주 동안 오징어 빠예야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봄비가 내리는 날, 바람까지 불는 날이었다. 집 밖을 나가기 귀찮은 날, 출근하지 않아서 근사한 날이었다.


정오가 지나니 배가 슬슬 고파지는데, 냉장고에 밑반찬은 물론 김치도 없었다. 나가기도 귀찮은 날 '오징어 빠예야'가 떠올랐다. 처음이니 설레임도 있지만, 망칠 수 있다는 위험성도 감지했다. 인스턴트 빠예야가 오죽하랴?


레시피라고 하기엔 부끄럽지만, 20분 뚝딱 빠에야를 발견한 것은 즐거운 일.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깝다.



컬빗키친 레시피 <10> 오징어 먹물  빠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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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와 오징어 먹물 빠에야 박스. 마리네스카(Marinesca) 브랜드 빠에야는 아마존에서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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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200g)과 캔(425g, 오징어, 올리브 오일, 양파, 향신료, 먹물, 소금, 당근, 콩,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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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팬에 깡통의 내용물을 담는다. 오징어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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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빈 깡통에 물을 가득 담아 팬에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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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쌀을 팬에 붓고, 잘 섞어준다. 그리고 중간 불에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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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약 18-20분간 부글부글 끓이면 오징어 먹물이 쌀에 흡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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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밥을 맛보아서 다 익으면, 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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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릇에 담으면, 어딘가 심심하다. 박스에 있던 빨간 페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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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레오(Rao's) 로스트 페퍼로 토핑을 해볼까. http://www.ra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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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오징어는 쫄깃쫄깃하고, 바다 내음 먹물의 맛이 방금 식당에서 만들어 내온 것처럼 좋았다. 양은 2인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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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빠에야, 대구 빠에야, 참치 빠에야, 씨푸드 빠에야도 있다. 다음엔 씨푸드 빠에야를 시도해봐야할 듯.


데스파냐 Despaña S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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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노, 이베리코 햄 등 스페인의 명물 햄을 판매한다.


IMG_9010.JPG 올리브 오일

IMG_9011.JPG 와인 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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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장어(baby eels)는 톨레도에서 토마토 위에 올린 샌드위치로 먹어봤는데, 비리지 않고, 찌릿하며 담백했다.
캔 하나를 사와 집에서 메밀국수를 삶아 비벼 소금을 약간 쳤더니 맛이 근사했다. 옆은 레오(Rao's) 로스트 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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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타파스 열풍을 일으킨 워싱턴 DC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가 감자칩을 출시했다. 아삭아삭, 담백하고, 고소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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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체고, 마혼 등 스페인 치즈 테이스팅 3개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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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파냐에는 옆에 타파스 카페가 있어서 간단하게 타파스를 주문해 먹을 수 있다. 프랑스 퀴쉬(Quiche)보다 가벼운 토르티야, 블루베리 타르트는 아침식사로 좋다. 플랜(Flan)은 디저트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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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paña SoHo
408 Broome St, New York
(212) 219-5050 http://www.despanabrandfoods.com





miss Korea B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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