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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steak)의 참맛을 즐기는 요령 

피터 루거, 킨즈, 갤러거, 컷, 21클럽, 카페 카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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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36스트릿 킨스 촙하우스(Keen's Chophouse). 프리미엄 서로인 스테이크(위)와 필레미뇽. https://www.keens.com

 

미국인들은 스테이크(beef steak)를 좋아한다. 7월 4일 독립기념일,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5월 말의 메모리얼 데이, 여름의 끝으로 여겨지는 노동절(Labor Day)엔 늘 먹거리로 스테이크를 연상한다. 또한, 미국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획득한 후 먹어야할 음식으로도 스테이크가 늘 1위로 꼽힌다. 뉴욕 여행자들도 채식주의자가 아닌 이상 꼭 먹어야할 음식으로 스테이크를 목록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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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뉴브런스윅의 스테이크하우스 85 (Steakhouse 85), Jan. 2020  https://www.steakhouse85.com

 

한국인들은 문화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Margaret Mead)가 지목했듯이 소 한마리를 120개 부위로 나누어 각종 요리법을 개발했다. 전쟁으로 먹거리가 귀했던 한민족은 알뜰하고, 지혜롭게 쇠고기 부위부위를 버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었다. 하지만, 먹거리가 풍성한 미국인들은 고깃 덩어리를 그릴에 올려 굽는 것으로 조리가 끝난다. '스테이크의 나라' 미국에 오래 살면서도 스테이크의 찐맛을 느낀 것은 몇년 되지 않는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육즙이 풍부한 스테이크는 황홀한 체험이다. 스테이크에 관해 궁금한 점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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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DAY DRY AGED USDA PRIME SIRLOIN Chanterelle Mushrooms, Smoked Potato Puree, Bordelaise & Lanson Brut "Vintage Collection" 1983 (En Magnum) 랑송 샴페인 디너 @볼프강 퍽 스테이크 레스토랑 컷(CUT), 2018. 

https://wolfgangpuck.com/restaurants/cut-new-york

 

 

#스테이크, 건강에 유익한가? 

스테이크는 최고의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로 뼈, 연골, 혈액, 피부, 손톱, 머리카락 등의 건강을 돕든다. 성장기엔 반드시 섭취해야할 식품이자, 기운이 없을 때는 스태미나 음식이기도 하다. 단백질 외에도 면역체에 중요한 미네럴인 아연(zinc)가 풍부해 뇌 건강, 상처 치유, 근육 형성과 소화를 촉진한다. 스테이크에 함유된 철분(iron)은 적혈구가 세포에 산소를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며, 빈혈환자에 좋다. 비타민B12는 피로, 신경손상 및 기억상실을 예방한다.  

 

#스테이크, 건강에 해로운가?

스테이크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양고기 등의 레드 미트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장에 부담을 주어 2형 당뇨병, 심근경색, 뇌졸중 및 대장암(colorectal cancer)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높은 이들은 지방을 제거하고 먹는 것이 좋다. 

 

#스테이크, 얼마나 자주 먹을까?

폭식이 아니라면, 350-500g (약 12-18oz) 정도라면 일주일에 3회 정도 먹어도 무난하다. 단,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등의 위험이 있는 이들은 레드 미트를 제한하고 과일, 야채, 잡곡, 저지방 유제품, 가금류, 생선, 견과류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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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gourmetmarket.co.uk

 

#스테이크, 부위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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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즈 촙하우스의 프라임 서로인(Prime Sirlon) 레어. https://www.keens.com

 

-등심(Sirloin): 안심보다 좀 질기나 육질이 부드럽고, 풍미가 좋다. 지방이 별로 없는 부위.

-안심(Tenderloin): 소의 복강에 위치. 한마리에서 5-6kg만 나오는 부위로 지방이 거의 없고 매우 연하다. 부드러워서 센불에서 빨리 구워야 한다. 

-립 아이 (Rib Eye): 비계가 눈썹 모양이라 붙여진 이름. 차돌박이같은 갈비뼈 지방이 맛을 낸다. 스카치 필레(Scotch fillet), 스펜서 스테이크(Spencer steak), 프랑스에선 앙트레콧(entrecôte)라고도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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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타운 갤러거 스테이크하우스(Gallagher's Steakhouse)의 필레미뇽. 

https://www.gallaghersnysteakhouse.com

 

-필레 미뇽(Filet Mignon): 안심의 작은 끝부분(대요근). 가장 부드럽고, 무게 기준으로 가장 비싼 부위. 프랑스어로 '맛있는 부위'라는 뜻. 마블링이 뛰어나 부드럽다. 소 한마리에서 약 12인분의 필레가 나온다. 

-행어 스테이크(Hanger Steak): 횡격막 중앙 부위. 맛이 좋고 가장자리는 부드러우나 가운데 힘줄이 있다. 푸줏간의 안심(Butcher's Tenderloin)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티본 스테이크(T-Bone): 안심과 채끝에서 나온 스테이크로, T 모양의 뼈 (요추 척추)로 연결되어 있다. T본 스테이크는 안심이 적다. 비싼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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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윌리엄스버거 피터 루거 스테이크하우스의 포터하우스. https://peterluger.com

 

-포터하우스(Porterhouse): T본 스테이크처럼 2개 부위의 스테이크가 달려있다. 안심이 양은 T본보다 많다. 비싼 메뉴.

-클럽 스테이크(Club steak): T본 스테이크 바로 앞, 갈비뼈에 가까운 등심 앞부분.

-뉴욕 스트립(New York Strip): 소의 쇼트립 끝부분. 립아이나 안심보다 더 부드럽고, 맛도 더 좋다. Kansas City Steak로도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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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남부요리 전문 카페 카멜리아(Café Camellia)는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뉴욕타임스의 2023년 미국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식당 50(America's Best restaurant: The 50 places in the United States that)에 선정됐다. 그래서 가봤지만, 과대평가된듯한 식당. 델모니코 스테이크를 시도해봤다. (2023. 10) https://cafecamelliabk.com

 

-델모니코 스테이크 (Delmonico Steak): 알목심(chuck eye, 목심과 윗등심의 경계 부위) 3인치에서 잘린 고기. 뉴욕의 델모니코에서 제공했다. 

-플랫아이언 스테이크(Flat Iron Steak): 견갑골 아래 부위로 영국에선 '집사 스테이크(Butler's Steak)'라 불리운다.

-샤토브리앙(Chateaubriand): 안심의 끝부분을 중앙에서 잘라 주로 2인분으로 제공된다. 

-토마호크(Tomahawk): 카우보이 스테이크(Cowboy Steak)로도 불리운다. 인디언 원주민들이 쓰던 토마호크 도끼와 유사하게 양쪽의 갈비뼈가 제거된 스테이크.

 

-양지(Brisket):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많다.

-채끝(Top Sirloin/ Striploin):육질이 연하며 지방이 적다.

-사태(Shin & Shank): 지방이 적고 질기다.

-우둔(Topside/Inside): 결이 곱고, 연하며 지방이 적다.

-목심(Neck): 지방이 적고 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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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거 스테이크하우스 입구의 건조실 https://gallaghersnysteakhouse.com

 

#스테이크의 맛: 마블링과 드라이 에이징

 

빨간 고기에 하얗게 촘촘히 박힌 대리석같은 지방이 고르게 펴져있는 정도, 마블링(marbling)은 향이 좋고, 육즙이 많으며, 육질이 부드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곡물 사료를 먹은 소의 마블링은 좋지만, 풀을 먹은 소의 마블링은 좋지 않다. 한국에서 마블링으로 등급제를 매기며 마블링 좋은 소고기의 가격도 올라갔지만, 최근엔 지방 덩어리로 인한 심혈관 질환 등 성인병에 대한 우려로 마블링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 

 

한편, 소고기를 숙성시키는 방법인 드라이 에이징(Dry Aging)은 스테이크의 맛을 향상시킨다. 원육을 섭씨 1-2도(화씨 32-34도), 습도 70-80%에 통풍이 잘되는 저장고에서 4-6주간 보관한다. 풍미가 진해지지만, 수분이 증발해 육즙이 손실되는 단점이 있다. 맨해튼 극장가의 갤러거 스테이크하우스 입구엔 건식숙성 중인 고기가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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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타운 21클럽의 필레미뇽과 메트르 디 버터 소스. 헤밍웨이, 케네디, 클린턴, 조지 클루니도 찾던 레스토랑. 2020년 폐업했다. 

 

#스테이크 소스 Steak sauce

 

순수파들은 소금과 후추만으로 스테이크를 즐긴다. 하지만, 셰프들은 소스를 개발해서 스테이크 맛의 변화를 추구해왔다. 비장의 무기인 셈이다. 기본 스테이크 소스는 토마토, 식초, 향신료나 건포도, 앤초비 등으로 만들어 시큼달콤하다. 식료품점에서 파는 A.1 소스는 이외에 오렌지 퓨레, 마늘가루, 양파, 셀러리 씨앗 등이 들어간다. 미국 하인즈의 Heinz 57는 튜머릭, 겨자, 사과 퓨레 등이 함유되어 똑 쏘는 케첩의 맛을 낸다.  

 

-버네즈 소스 (Béarnaise sauce): 버터, 달걀, 화이트와인 식초, 향신료 등 

-드미 글라스 (Demi-glace): 소고기나 닭고기 스톡과 에스파뇰(espagnole) 소스를 혼합한다.

-페퍼콘 소스 (Peppercorn sauce): 후추열매와 헤비크림, 버터, 와인, 코냑, 샬롯, 마늘, 월계수잎, 타라곤 등. 

-보르델레즈 소스(Bordelaise Sauce): 보르도 와인, 본매로우, 버터로 만든 소스.

-메트르 디 버터(Beurre Maître d’): 버터, 파슬리, 마늘, 레몬 혼합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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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 이동폭포갈비 

 

#집에서 스테이크를 구울 때 유의할 점

 

-과도한 양념을 두려워하지 말라: 양념은 어쨋거나 불 속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양념은 맛을 돋군다.

-그릴에 고기를 올리기 45분 전 소금과 양념을 할 것: 습기가 고기로 돌아가며, 그릴에 올렸을 때 소금은 고기 껍질의 풍미를 살린다.  

-화력을 확인하라: 숯불은 고기가 고르게 익도록 해준다. 고기를 올리기 전 충분히 뜨거워야 한다. 그릴 위에 손을 데었을 때 2초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두꺼운 스테이크는 얆은 스테이크보다 낮은 열로 고기 겉부분이 타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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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로 다룰 것: 포크를 사용하면 스테이크를 꿰뚫고 고기의 즙과 맛을 잃게 된다. 다룰 때는 반드시 집게를 사용할 것. 

-처음엔 고열로 양면에 2분씩 굽기: 먼저 양쪽면을 센불에서 노릇노릇 구우면, 크러스트가 생겨 습기를 가두어 스테이크에 충분한 육즙이 생긴다.   

-익히기: 익히는 정도에 따라 레어(rare: 고기 중앙 75% 붉은색), 미디움(medium: 고기 안 25%가 핑크색), 웰단(well done: 고기 내부 100%가 갈색) 

-레스팅: 굽기가 끝난 후엔 구운 시간의 절반만큼 스테이크를 쉬에 하라. 육즙이 접시로 빠져나가지 않고, 고기 안에 남아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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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오픈한  킨스 촙하우스(Keens Chophouse). https://www.keens.com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

스테이크하우스는 소고기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이다. 세계 최초의 스테이크하우스는 1690년대 런던에 오픈한 찹하우스(Chophouse)로 남자들 전용이었다. 1921년에야 여성들은 Stone's Chop House에만 입장이 허용됐다. 뉴욕의 첫 스테이크하우스는 1827년 로어맨해튼에 오픈한 델모니코(Delmonico's)로 19세기 중반에 제공했던 Delmonico steak는 알목심(chuck eye, 목심과 윗등심의 경계 부위) 3인치에서 잘린 고기다. 

 

 

*갤러거 스테이크하우스의 런치 스페셜, 2016

https://www.nyculturebeat.com/?mid=FunNY2&document_srl=3485585

 

*영국 왕실 샴페인 랑송(LANSON) 6코스 디너@볼프강 퍽 스테이크 식당 컷(CUT), 2018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693549

 

*21 클럽(21 Club) 디너...케네디, 클린턴에서 트럼프까지,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564987

 

*팜(Palm) 레스토랑의 서프앤터프(Surf & Turf): 필레미뇽과 랍스터,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FunNY2&document_srl=3545036

 

*플로렌스 미트 마켓의 필레미뇽 만드는 과정, 2015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2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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