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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테이션, 기억해야할 한 남자의 희생

마이클 에반스 Michael Evans(198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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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테이션 옆 중앙우체국 25만5천평방피트를 개조한 모이니한 트레인 홀/ 공사장에서 마이클 에반스

 

올 1월 1일 그랜드 오프닝으로 주목을 끈 맨해튼 펜 스테이션의 모이니한 트레인 홀(Moynihan Train Hall)의 개조 공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던 마이클 에반스(Michael Evans, 40)가 지난해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했던 이야기를 뉴욕타임스가 소개했다.

 

마이클 에반스는 1982년 남미 콜롬비아 칼리에서 태어나 4개월 때 달라스로 이주해 성장했다. 델라웨어주 미들타운을 거쳐 펜실베니아의 스워스모어칼리지에서 레슬링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이후 호주의 시드니대 역사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옥스포드대에서 국제정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수재다. 옥스포드 유학중 만난 미국 대학생 브라이언 루츠(Brian Lutz)과 연인이 되어 2005년 뉴욕에 정착했다. 

 

 

000The vast train shed and main waiting room of the old Penn Station, circa 1910.Credit...McKim, Mead & White.jpg

Original Pennsylvania Station 

 

이후 주정부의 경제개발 부서, 뉴욕 교통국에서 일하다가 2011년부터 중앙우체국 개조공사 프로젝트를 맡은 모이니한 기차역 개발회사(MSDC, Moynihan Station Development Corporation)에서 부디렉터로 일하기 시작했다. 오리지널 펜스테이션을 디자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그에 영감을 준 카라칼라의 고대 로마 목욕탕까지 순례하고 돌아오는 열정을 보여준  에반스는 그랜드센트럴 터미널 역의 대리석 채석장에서 수입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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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our-faced clock, at the center of the passager concourse, Moynihan Train Hall. Photo: Gov. Andrew Cuomo’s Office

 

2013년 모이니한의 회장으로 승진한 후 업무의 스트레스는 가중되기 시작했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2017년 기공식 후 3년 안에 프로젝트를 완성하라는 요구했다.

 

2019년 가을엔 주정부에서 12피트 크기의 벽시계를 아트리움에 걸라는 주문과 함께 2020년 12월 31일까지 공사를 마치라는 지시를 내렸다. 쿠오모 주지사는 맨해튼 2애브뉴 지하철 노선 오프닝도 2017년 1월 1일 신년과 함께 성대하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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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Gov. Andrew Cuomo and other officials cut ribbons to celebrate completion of the Moynihan Train Hall. Photo: Kevin P. Coughlin/Office of Governor Andrew M. Cuomo

 

마이클 에반스는 마감 압력과 수천만 달러의 초과 예산으로 불안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4일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봉쇄되기 약 1주일 전 에반스는 파트너 루츠에게 "나는 지불할 수 없는 주문 변경에 사인을 계속할 수 없어."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 며칠 후 에반스는 맨해튼 아파트에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쓰러졌다. 두 손으로 얼굴은 가린 채. 그리고, 3월 17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자신의 마흔살 생일 일주일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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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니한 트레인 홀의 기둥 하나는 마이클 에반스에게 헌사됐다. 

 

지난해 12월 30일 총 2억 6천700만 달러가 투여된 모이니한 홀의 완공식 테이프 커팅 행사에서 쿠오모 주지사는 에반스에 대해 "진심으로 마음과 영혼을 이 프로젝트에 헌신했다"고 치하했다. 

 

한편, 에반스의 동료 30여명은 마이클 에반스를 다른 방식으로 추모했다. 여름 내내 한개의 미완성 기둥의 틈 사이에 에반스의 공사장 안전모, 먼지가 쌓인 부츠를 놓았다. 이후 사진, 빌딩의 종이 렌더링, 연방교통부의 메달리온 등 기념품들이 추가됐다. 그리고, 그 기둥은 봉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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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에반스와 그의 파트너 브라이언 러츠. 모이니한 트레인 홀 기둥에 새겨진 마이클 에반스 추모 글귀. 

 

뉴욕시의 기념물이 세워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했다.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 1883)는 14년 공사 기간 동안 건축가 존 A. 로블링(John A. Roebling, 1806-1869)을 비롯 27명-40명이 생명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1931) 공사에선 5명, 월드 트레이드 센터(World Trade Center, 1973) 공사 중엔 총 60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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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imes: He Brought Moynihan Train Hall to Life, but Didn’t Live to See It

 

*펜스테이션 모이니한트레인홀의 공공미술 작품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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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1.23 13:45
    마이클 에반스를 컬빗을 통해 접하게 됐고 알게 됐습니다. 어제도 읽었고 지금도 읽었는데 왜 스스로 죽음을 택했는지 의문이 풀리질 않습니다. 한창 생을 펼쳐서 비약할 나이에 목숨을 끊어버리다니 원인이 궁금해집니다. 자기의 아이디어와 능력을 다 소모해서 더 이상 자기로부터 나올 어떤 것도 없음을 알고 죽음을 택했다고 가정하면 이해가 갈 것도 같습니다. 펜스테이숀이 새롭게 단장을 한 이면에는 생명이 오갔던 큰 일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꼭 알아야하는 기사를 올려주신 컬빗에 감사를 드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