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013.12.25 21:38
'이구데스만 & 주'의 주형기
조회 수 10354 댓글 0
클래식 음악의 엄숙주의에 반기를 들고 유머를 가미하는 듀오 '이구데스만과 주'의 유튜브 조회수는 2800만회에 이른다.
Photo: http://www.igudesmanandjoo.com
피아니스트 주형기 Hyung-ki Joo
"영국에서 성장하며 관습과 전통 밖에서 보는 시각 키웠다"
뉴욕필하모닉(음악감독 앨런 길버트)이 올 뉴이어스이브 콘서트에서 '클래식의 악동들'로 불리우는 듀오 이구데스만 & 주(Igudesman & Joo)와 협연한다.
한인 피아니스트 주형기씨와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세이 이구데스만으로 구성된 이구데스만 & 주는 클래식에 웃음을 가미한 공연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로 뜨기 시작한 이들의 비디오는 이제까지 총 2800여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구데스만과 주는 12월 31일 오후 7시 30분 에버리피셔홀에서 모차르트, 라프마니노프에서 엔니오 모리코네와 빌 콘티, 듀오가 작곡, 편곡한 음악도 선사할 예정이다.
주형기(Hyung-ki Joo)씨는 영국에서 한인 부모 사이에 태어나 모차르트에서 비지스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다. 8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 예후디 메누힌 스쿨에서 공부했다. 이후 맨해튼음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피아노 트리오 '디멘션(Dimension)'을 창단해 활동하다가 2004년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세이 이구데스만과 듀오 '이구데스만 & 주'를 결성 코미디를 가미한 쇼 'A Little Nightmare Music'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후 'BIG Nightmare Music'를 공연했으며, 2011년 뉴이어스 이브엔 비엔나 콘서트하우스에서 세계 100명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을 등장시킨 공연도 했다.
뉴욕 콘서트를 앞둔 주형기씨와 E-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진지한’ 클래식 음악가로 교육받았는데, 어떻게 ‘이구데스만&주’가 탄생하게 됐나.
주형기: 우리가 영국의 예후디 메누힌 스쿨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우리 둘 다 클래식 음악이 너무 진지하게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종종 콘서트에 가는 것이 삶을 찬양한다기 보다 장례식에 가는 것과 유사했다. 대부분의 음악이 진지하고, 비극적인 반면, 클래식 음악을 둘러싼 전체 양식은 그렇게 진지하거나 엘리트주의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젊은이들이 클래식 콘서트에 가는 걸 꺼리는 커다란 이유 중의 하나이며, 우리는 이걸 바꾸고 싶었다. 이런 음악에 겁을 내던 부모나 아이들도 우리 공연에 온 이후로부터는 절대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우린 우리의 엄격한 선생님들을 단지 괴롭히고 싶어서였기도 하다. 우리는 거기에 장인이다.
-이구데스만이나 본인이나 영국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클래식 음악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만들었을까.
주형기: 영국에서 자라며, 국제학교에 다닌 한인이기에 확실히 더 광범위한 문화적인 이해력을 준 것 같다. 생각해보라. 피시 앤 칩스(*영국의 대표 음식, 생선튀김과 감자 튀김)와 김치를 한 식탁 위에 놓고 먹는 것을. 이렇게 이상한 혼합이 사물을 관습이나 전통 밖에서 보도록 영감을 준다.
게다가 우리는 음악 장르를 구별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모든 음악은 같은 곳에서 온다. 우리는 넘어야할 경계를 함축하는 용어인 ‘크로스 오버’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컨트리와 웨스턴 음악을 모두 듣는다.
-무대에서 이구데스만과 본인의 성격은 얼마나 다른가. 어떻게 둘의 역할을 개발하나.
주형기: 우리 성격은 같으면서 다르다! 우리는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할 수도 있다. 내가 이구데스만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때리고, 한국어 상말로 소리지르는 장면이 있는 ‘피아노 레슨(Piano Lesson)’을 본 많은 이들이 내가 학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전체 촌극의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불쾌한 걸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공격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메시지는 매우 명료하다. 슬프게도, 종종 교사들은 학생들을 함부로 다루며, 우리는 이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건 재미나면서도 동시에 고통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유튜브에 ‘피아노 레슨’을 올렸을 때, 우리는 그토록 많은 한국인들이 볼 줄 상상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가 한국에서 ‘피아노 레슨’을 공연할 때는 내가 독일어로 말했다!
-이구데스만도 가학적인 역할이 있나.
주형기: 이구데스만 또한 나를 구박할 때가 있다. 그는 피아노 덮개로 내 손가락을 내리치며, 우리 새 쇼인 ‘이제 모차르트로(And Now Mozart)’에서는 음악 경찰관 역할을 맡아 나의 해석에 대해 괴롭힌다. 여기서 이구데스만은 모든 종류의 곡과 기술적인 연습곡을 모두 치도록 나를 공포에 떨게 만들 뿐만 아니라, 끝에 가서는 더 빨리 연주하라고 나를 때리고, 윽박지른다!
-‘이구데스만 & 주’를 결성했을 때 부모와 교수의 반응은 어땠나.
주형기: 우리의 핵심 성원자들은 음악계 전문가들로부터 왔다. 우리 자신의 선생님들, 에이전트, 비평가들, 그리고 음악가들이다. 우리는 또한 우리 촌극에 오늘날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다가왔으며, 이제까지 에마누엘 액스(피아노), 조슈아 벨(바이올린), 재닌 잰슨(바이올린), 기돈 크레머(바이올린), 미샤 마이스키(첼로), 빅토리아 뮬로바(바이올린), 줄리안 라클린(바이올린) 등이 공연작에 포함됐다.
음악계 밖으로는 배우 존 말코비치와 로저 무어 경과 함께 공연했다. 우리의 카네기홀 데뷔 콘서트에선 빌리 조엘이 우리의 버전 ‘베이비 그랜드(Baby Grand)’ 연주 때 무대에 조인했다.
-유튜브가 홍보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나.
주형기: 우리의 성공과 인기는 일반적으로 유튜브와 인터넷에 많은 빚을 졌다. 유튜브 전에 우린 일반 대중의 레이다에 없었지만, 첫 클립이 퍼지면서 우리는 세계를 돌며 순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유튜브는 또한 우리가 팬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수단이다.
우리는 종종 단편 영화를 만들며, 팬들간에 소통할 수 있도록 블로그를 운영한다. 유튜브 외에 우리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로 팬들이 우리와 찍은 사진이나 자신들의 생각 또는 그들이 우리와 나누고 싶어하는 링크를 올릴 수 있다. 우리는 팬들과 가까이 있고 싶으며, 그들의 코멘트에 가능한한 많이 답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대에서 얼마나 즉흥적으로 공연하나. 공연 중 예기치 못한 일도 일어날 것 같다.
주형기: 우리는 ‘깜짝 놀라는 걸’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서로가 모르게 놀래주기도 한다. 최근 우리는 이구데스만 모르게 태권도 교사들이 무대에 오르게 했다. 또한 ‘모스트 댄싱 바이올리니스트 (Most Dancing Violinists)’를 위한 유니세프 월드 레코드를 만들 때는 무대에 100명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을 올렸다.
-나라마다 청중의 반응도 다를 것 같다.
주형기: 우리 공연은 국제적으로 먹힌다. 우린 북반구의 수도 대부분에서 공연해봤다. 한 도시에서 3일 연속 공연하면서도 3번 전혀 다른 청중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악의 언어와 우리 공연의 유머는 매우 보편적이며, 모든 나라에서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카네기홀에 데뷔했고, 이번엔 한인 연주자들이 많은 뉴욕필하모닉과 뉴이어스이브 콘서트를 하는데, 소감은.
주형기: 뉴욕필하모닉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뮤지션의 삶에서 커다란 영광 중의 하나다. 우리에겐 이 영광이 곱절이 된다. 우리의 영웅이자 동지 격인 대니 케이와 빅터 보르게가 뉴욕필과 코믹 프로그램을 연주한 적이 있었다.
-이번 공연에 대한 소감은.
-주형기: 뉴욕은 우리 최고의 청중 중 하나다. 우리는 항상 문화와 각계 각층이 섞인 뉴욕 청중과 즐거운 시간을 나눌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전형적인 청중과 팬은 아이들에서 그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까지 다양하다. 또한, 콘서트에 한번도 안가 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콘서트에 가는 사람들도 포함된다.
뉴욕은 또한 내게 특별한 곳이다. 난 맨해튼음대 (Manhattan School of Music)에서 니나 스베틀라노바(Nina Svetlanova)를 사사했으며, 빌리 조엘의 앨범 ‘환상과 망상(Fantasies and Delusions)’ 작업을 하며 내 프로 인생을 시작한 도시이기도 하다.
뉴이어스이브를 이구데스만 & 주와 꾸미는 앨런 길버트 음악감독과 뉴욕필하모닉. Photo: Chris Lee
-앞으로 연주하고 싶은 장소가 따로 있나.
주형기: 지난 11월까지 우린 남미에서 공연을 못해봤다. 우리 첫 경험은 우루과이였는데, 우리는 관광국의 초청으로 우리의 노래 ‘우루과이(Uruguay)’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우리는 우루과이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했고, 고기의 맛은 너무도 훌륭했다!
우루과이엔에선 한국 식당을 못봤다. 누군가 한식당을 오픈하면, 아마도 최고로 맛있는 갈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노래 ‘우루과이’는 아이튠(iTune)으로 들을 수 있다.
-다음 계획은.
주형기: 뉴욕필과 뉴이어스이브 콘서트 후 LA로 가서 롱비치의 카펜터센터에서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공연한다. 그리고 유럽으로 돌아간다. 2014년은 신나는 해가 될 것 같다. 우리의 거대한 꿈 중 두 가지가 실현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TV 시리즈를 논의 중에 있고, 여름엔 새 프로젝트 ‘특출난 음악가들의 연맹(The League of X-traordinary Musicians)’을 공연한다. 이 프로젝트엔 뛰어난 연주자일 뿐만 아니라 불을 먹고, 곡예를 하며, 비트 박스와 춤도 동시에 출 수 있는 뮤지션들을 모아 우리의 미친 아이디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http://www.igudesmanandjoo.com
▶공연 일시: 12월 31일 오후 7시 30분
▶장소: 링컨센터 에버리피셔홀
▶티켓: $79~$275. http://nyph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