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바스퀴아: 소호 프린스&크로스비스트릿
♣바스퀴아 Basquiat(1996)
# “신은 자신의 정원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어가신다(God picks the most beautiful flowers for his garden). ”
아랍에서 요절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들었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앤디 워홀 특별전을 보면서 문득 요절한 화가의 전기영화 ‘바스퀴아(Basquiat, 1996)’가 생각났다. '미술계의 제임스 딘'으로 불리우는 장 미셸 바스퀴아(Jean-Michel Basquiat, 1960-1988)는 생소한 인물이었다. 영화를 실컷 보기 위해 뉴욕에 온 첫 해 본 영화였다. 한국에서 예술영화를 소개하는 아트하우스로 소개된 안젤리카로 달려갔다. 그런데, 어학 연수생에게 이 영화는 잘 들리지 않았다.
실제의 워홀과 바스퀴아.
소호 크로스비스트릿를 걷는 바스퀴아(제프리 라이트)와 워홀(데이빗 보위). Photo: Miramax
하지만, 데이빗 보위가 앤디 워홀로 분하고, 그와 특별히 친했다는 흑인 낙서화가 바스퀴아에 제프리 라이트, 그리고 데니스 호퍼와 게리 골드만 등 연기파들이 출연하는 뉴욕에 관한 영화였으니 들리지 않았어도, 눈은 호사했던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독 줄리안 슈나벨도 화가였다. 이 영화를 16년이 흐른 지금 다시 보고 싶어진다. 영화 속에서 앤디 워홀이 했던 몇 마디가 몇 년 동안 귀를 맴돌았는데, 어느덧 잊어버리고 말았다.
장 미셸 바스퀴아
# 1960년 브루클린에서 아이티계 아버지, 푸에르토 리코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바스퀴아는 이스트빌리지 톰킨스퀘어파크에서 사는 거지 화가였다. 어느 날 앤디 워홀이 그를 발견했고, 바스퀴아의 멘토가 된다. 바스퀴아는 워홀의 스튜디오인 ‘팩토리’에 드나들면서 신표현주의 화가로서 스타덤에 오른다.
프린스스트릿의 델리에 멈춘 바스퀴아(제프리 라이트)와 무명 시절의 베니치오 델 토로. Photo: Miramax
# 1987년 앤디 워홀이 세상을 떠난 후 우울증에 시달리며 더욱 약물에 의존했던 바스퀴아는 이듬해 소호의 작업실(57 Great Jones St.)에서 눈을 감았다. 한때 앤디 워홀이 소유했던 이 건물은 지금 비밀 일본 식당 ‘보헤미안(Bohemian)’이 들어서 있다.
워홀이 소유했고, 바스퀴아가 살던 건물. SP
바스퀴아의 작품은 흑인 아티스트 중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2008년 11월 ‘무제, Boxer’(1983)가 1352만 달러에 팔렸다,
프린스스트릿의 쿠바/멕시코 레스토랑, 카페 하바나(Cafe Habana, 17 prince St.)에서 바스퀴아(제프리 라이트).
# 메거폰은 화가 줄리안 슈나벨(Julian Schnabel)이 잡았고, 바스퀴아 역은 제프리 라이트가 맡았다. 라이트의 실제 용모는 바스퀴아의 카리스마엔 못 미치지만,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가수 데이빗 보위는 가끔 SF영화나 호러영화에서 기이한 역할을 맡았었다. 실제 바스퀴아와 친분이 있었던 보위는 ‘거부할 수 없는 배역, 앤디 워홀’로 등장한다.
영화 '바스퀴아' 출연진. 왼쪽부터 제프리 라이트, 데이빗 보위, 게리 올드만, 데니스 호퍼.
게리 올드만이 알버트 밀로(*줄리안 슈나벨의 가명), 파커 로시가 첼시의 파워 갤러리스트 메리 분으로 분했다. 이외에 데니스 호퍼, 테이텀 오닐, 베니치오 델 토로, 크리스토퍼 월켄, 그리고 가수 코트니 러브도 출연한다. 슈나벨은 허구의 캐릭터 알버트 밀로를 만들어내고, 영화에 자신의 부모, 딸을 출연시키고, 자신은 웨이터로 카메오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