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인가, 헌사인가: 소피아 코폴라의 'Marc by Sofia' ★★★
'Marc by Sofia' ★★★
패션 디자이너의 '뮤즈'가 된 영화감독
친구의 눈으로 바라본 마크 제이콥스

Marc by Sofia directed by Sofia Coppola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 감독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네포 베이비(부모 찬스로 성공)였다. 태어난지 6개월 즈음 아버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연출하던 '대부(The Godfather, 1972)'에서 세례받는 아기(아들)로출연했다. 1990년 '대부 3'에선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와 케이 아담스(다이앤 키튼)의 딸 메리로 출연했지만, 혹평을 받았다. 아버지는 UCLA에서 영화 석사를 받았지만, 소피아는 캘리포니아예술대학(CalArts)에서 회화와 사진을 전공했다.
15살 때엔 샤넬(Chanel)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칼 라거펠트와 질 뒤푸르 옆에서 커피를 타주었으며, 일본에서 의류 브랜드 'Milk Fed'를 공동으로 론칭했다. 또한, 우디 알렌, 마틴 스콜세지와 코폴라가 만든 옴니버스 영화 '뉴욕 스토리'(1989)의 '조우 없는 삶(Life Without Zoë)'에선 아버지와 시나리오를 쓰고, 의상 디자인을 맡기도 했다. 사실 소피아 코폴라는 영화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아버지의 촬영현장이 영화학교였다.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을 촬영하던 필리핀에서 1만 시간여 제작과정을 아버지 어깨 너머로 배웠다.

3월 11일 MoMA 상영회 후 소피아 코폴라와 마크 제이콥스가 프로그래머 소피 카불라코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감독으로 변신한 소피아 코폴라가 스칼렛 요한슨과 빌 머레이 주연의 도쿄 이야기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 2003)'으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른 세번째 여성이 되었으며(리나 베르트뮬러, 제인 캠피온), 각본상을 품에 안았다. 이후 그녀는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 2006), '블링 링'(The Bling Ring, 2013), '매혹당한 사람들'(The Beguiled, 2017), 그리고 '프리실라(Priscilla, 2023) 등에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영화로 '아버지 영화' 즉 할리우드의 가부장적 서사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소피아가 첫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었다. 그와 30년 우정을 나누어온 패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의 삶을 다룬 '소피아에 의한 마크(Marc by Sofia)'로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2026 MoMA(뉴욕현대미술관)의 다큐멘터리 영화제 'Doc Fortnight 2026'(2/26-3/11)의 폐막작으로 상영했다. 상영 후엔 코폴라와 제이콥스가 MoMA 영화 프로그래머 소피 카불라코스(Sophie Cavoulacos)와 대화의 시간을 열었다.

사실 패션 비평가들은 코폴라를 '제이콥스의 뮤즈'라고 부르곤 한다. 코폴라는 2002년 제이콥스의 향수 광고 모델이었으며, 2014년엔 향수 광고도 연출했다. 또한, 2009년 제이콥스가 루이뷔통(Louis Vuitto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1997-2013)였을 때 코폴라가 디자인한 핸드백과 구두 컬렉션도 출시했던 사이다.
'소피아에 의한 마크'는 제목만큼이나 캐주얼하고, 주관적이다. 늘 패션쇼 런웨이의 게스트로 무대 객석을 지켰던 코폴라는 카메라를 들고, 백스테이지를 찾았다. 이 다큐는 제이콥스의 2004 스프링섬머 컬렉션을 준비하는 12주간의 여정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7분짜리 연극(a seven-minute piece of theater)'으로 부르는 런웨이 쇼를 위한 과정을 담는다.

Marc by Sofia directed by Sofia Coppola
코폴라는 이 다큐멘터리를 제이콥스의 '인상주의적인 초상화(impressionistic portrait of him)로 느껴지길 바했으며, 그의 영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녀에게 개로운 작업 방식이었으며, 콜라쥬처럼 작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다큐멘터리는 성공적인 패션디자이너의 삶을 한 시즌 컬렉션에 촛점을 맞춘 콜라쥬이기에 영감의 원천을 드러냈을지는 몰라도, 그의 삶을 포괄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그의 60여년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인 2018년 타코 체인 치포틀(Chipotle)에서 모델 출신 양초 제작자 찰리 디프란체스코(Charly Defrancesco)에게 청혼한 플래시몹 이벤트, 이듬해 동성애 결혼식 후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주택을 보금자리로 만든 것도 과감히 생략했다. 그래서 이 친밀한 다큐멘터리는 몇 코스가 빠진 저녁식사같은 미완성의 느낌을 줄 뿐이다.

Marc by Sofia directed by Sofia Coppola
극영화와 달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현실 세계의 사건과 인물을 담아내는 기록물이기에 공평성과 진실된 시선을 원칙으로 한다. 객관성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카메라 뒤의 연출자가 현실을 포착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특정 메시지와 의도를 가지게 된다. 편집에서 어떤 장면을 넣고, 빼고, 배열할지, 카메라 앵글은 어디로 향하며, 어떤 순간을 강조할지, 인터뷰, 자막, 나레이션, 그리고 음악은 어떻게 선정할지, 엔딩은 어떻게 맺을지 하나하나에 주관적 의도가 불가피하다.
오늘날의 다큐멘터리는 이전보다 친밀감과 주관성을 강조하며, 미학적이며 실험적인 스타일로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코폴라의 '소피아에 의한 마크'는 신성불가침한 객관적인 선 지키기의 규칙을 벗어나 선을 넘어선 친밀감의 카메라로 접근했지만, 마크 제이콥스의 세계를 흡족스럽게 담아내지 못했다. 마크 제이콥스의 브랜드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데는 성공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제이콥스가 누구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극장을 나서게될지도 모른다. 러닝타임 1시간 37분. 3월 20일 개봉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올려주는 컬빗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