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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6 (3/5-15) 

The Little Sister ★★★★

 

칸 여우주연상 나디아 멜레티, 세자르 여우조연 후보 박지민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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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불란서 영화를 뉴욕에 소개하는 필름엣링컨센터의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의 2026 프로그램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아랍계 주인공과 퀴어 영화(Queer Films, 성 소수자 영화)의 부상이다. 

 

2013년 칸영화제에서 튀니지아계 압델라티프 케시시(Abdellatif Kechiche) 감독의 하드코어 레즈비언 영화 '파랑색은 가장 따뜻한 색/가장 따뜻한 색, 블루(Blue Is the Warmest Colour)'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3년 후 박찬욱(Park Chan-wook) 감독은 김민희와 김태리 주연의 '아가씨(The Handmaiden)'로 칸을 찾았을 때 황금종려상(Palme d'Or) 경쟁부문 뿐만 아니라 퀴어 황금종려상(Queer Palm) 부문 후보에 올았었다. 2019년 셀린 시아마(Céline Sciamma) 감독의 '불타는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 on Fire)'은 칸영화제 각본상과 여성 감독 최초로 퀴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10년 설립된 퀴어 황금종려상은 칸영화제에 출품된 LGBTQIA(성 소수자: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또는 퀴어 등) 관련 영화에 시상되는 독립적인 상이다. 베를린 영화제는 이미 1987년 퀴어영화상인 테디상(Teddy Awards)을 제정했으며, 베니스 영화제는 2007년부터 퀴어라이온상(Queer Lion)을 시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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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zo directed by Robin Campillo/ In a Whisper/ À voix basse directed by Leyla Bouzid

 

정치적인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 인종, 성별, 장애, 종교, 직업 등에 관한 편견이나 차별이 섞인 언어 또는 정책을 지양하는 사회운동)은 #MeToo와 #BlackLivesMatter(BLM) 운동을 거치면서 시대정신이 되었다. 이와 함께 탈식민지주의(Postcolonialism: 식민 지배의 정치·문화적 잔재를 비판하고 탈피하려는 이론적·문학적 운동)와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각기 다른 인종이나 민족 집단의 문화를 단일 문화로 동화시키지 않고, 상호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 논쟁을 거치면서 이전까지 프랑스의 주류에서 금기시되거나, 소외되어왔던 성 소수자, 이민자, 그리고 탈식민지의 스토리가 풍미하고 있다. 1960년대 누벨바그 이후 프랑스 영화를 주도했던 부르주아의 멜로드라마에서 이젠 타자, 소수계(others, minorities)의 정체성과 가족과 종교로 대표되는 공동체와의 갈등이 키워드가 된 것이다. 

 

한때 아프리카, 아시아와 아메리카에 약 80여개의 식민지를 보유했던 프랑스는 이민자들의 통합이 사회문제가 되었다. 특히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 마그레브(북아프리카 서부 지역) 출신 이민자들은 프랑스 내부에서 정체성 혼란과 차별로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이 주변화된 목소리가 주류에 등장한 것이다. 또한 칸,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 노력으로 인해 감독들은 사회적 논쟁을 담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국제적 관심과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6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 언론 시사회에서 세편의 퀴어 영화를 보았다. '리틀 시스터(The Little Sister)' '속삭임 속에(In a Whisper)' 그리고 '엔조(Enzo)'는 프랑스 영화의 새 트렌드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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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시스터 ★★★★

The Little Sister/ La Petite Dernière

 

하프시아 헤르지(Hafsia Herzi) 감독의 '리틀 시스터'는 2025 칸영화제 여우주연상(나디아 멜레티)과 퀴어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또한, 프랑스의 오스카상인 세자르상(2/26 시상식) 작품, 감독, 각본, 신인여우(멜레티), 여우조연(박지민), 편집, 오리지널 작곡상 등 후보에 올라있다. 

 

알제리계 여성작가 파티마 다스(Fatima Daas)의 자전적 소설을 직접 각색했으며, 연출을 맡았다. 파리 교외의 독실한 무슬림 가정에서 자란 막내딸 파티마는 종교적 신념, 가족의 기대, 그리고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파리 교외 독실한 무슬림 가정의 세딸 중 막내인 파티마(나디아 멜레티 분)는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축구를 좋아하며, 남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파티마는 천식을 앓고 있다. 그녀의 보수적인 무슬림 남자 친구는 결혼과 아이 이야기를 하지만, 파티마는 여자에게 끌리고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파티마는 데이트 앱을 통해 레즈비언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인하던 중 한인 간호사 지나(박지민 분)를 만난다.

 

한국에서 다섯살 때 이민와 부모는 떠나고 홀로 남은 지나 역시 프랑스 사회의 이방인이다. 이들은 몸과 마음을 열고 친밀해진다. 지나는 파티마에게 잡채를 만들어준다. 그런데, 지나가 갑자기 결별을 선언하며 상심한 파티마는 광란의 파티에 가고, 퀴어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종교적 신념, 가족과의 갈등에 시달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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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ttle Sister/ La Petite Dernière directed by Hafsia Herzi

 

오프닝에서 파티마가 종교의식을 준비하는 파티마의 세정 행위, 목욕재계(沐浴齋戒)는 정결과 순종을 상징한다. 그러나, 파티마의 내면엔 금기된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으며, 그것은 억압된 숨, 천식으로 드러나는듯 하다. 신앙과 욕망, 가족과 개인, 정신과 육체의 갈등이 전편에 흐르며, 나디아 멜리티는 섬세한 표정과 몸짓으로 파티마의 고통을 보여준다. 신앙은 개인의 욕망을 배제할 수 밖에 없나, 포용은 불가능한가?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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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ttle Sister/ La Petite Dernière directed by Hafsia Herzi

 

아버지가 튀니지계, 엄마가 알제리계인 헤르지 감독은 배우 출신이다.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곡식의 비밀(The Secret of the Grain, 2007)'로 세자르상 신인여우상, 베니스영화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을 받았다. 2025년엔 스테판 드무스티어 감독의 '보르고(Borgo)'로 세자르 주연여우상을 수상했다. 덕분에 자신의 연출작 '막내 여동생'에서 두 배우의 연기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카메라는 파티마와 지나의 얼굴을 밀착해 따라가며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놓치지 않는다.   

 

파티마 역의 나디아 멜리티(Nadia Melliti)는 파리 거리에서 발탁되어 이 영화로 데뷔했다. 그리고, 스무살에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알제리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축구선수로 활동했으며, 소르본대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지나 역의 박지민은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다. 9살 때 미술가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민해 국립장식예술학교에서 수학한 후 아티스트로 활동했다. 2022년 데비 초우(Davy Chou) 감독의 '리턴 투 서울(Return to Seoul)'에서 한국에서 친부모와 재회하는 프랑스 입양 한인으로 호연했다. 113분.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The Little Sister/ La Petite Dernière

Sat, March 7, 3:15 PM. Q&A

Tue, March 10, 3:00 PM

https://www.filmlinc.org/films/the-little-s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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