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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6 (3/5-15) 

The Stranger/ L’Étranger ★★★★

 

눈부신 흑백으로 깨어난 부조리의 감각

오종이 포착한 뫼르소의 관능적 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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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anger/ L’Étranger directed by by François Ozon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소설 '이방인(L’Étranger/ The Stranger, 1942)'의 주인공 뫼르소는 문학사에서 현대적인 나쁜 남자의 효시이기도 했다.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의 소설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 1847)'에서 히스클리프가 뜨거운 복수심의 나쁜 남자라면, 뫼르소는 차가운 무관심으로 무장한 문학사상 독보적인 나쁜 남자였다.

 

아랍인을 살해한 주인공 뫼르소(Meursault)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슬퍼하지 않는다. 뫼르소는 아랍인을 죽인 이유를 '태양(강렬한 햇빛)'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뫼르소는 세상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감정 표현을 거부하고, 육체적 감각에 충실한, 나름 정직한 인간이다. 사회의 게임에서  '아웃사이더'이자 '이방인'인 뫼르소는 '이지 라이더'에서 '택시 드라이버'와 '대부' 시리즈까지 1960-70년대 할리우드의 반영웅(Anti-hero) 영화에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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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anger/ L’Étranger directed by by François Ozon

 

그 뫼르소를 스크린에 옮기는 것은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다. 누가 뫼르소의 부조리한 캐릭터를 연기할 것인가? 실존주의라는 주제를 어떻게 영상으로 담아낼 것인가? 이탈리아 명장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은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주연으로 '이방인(Lo Straniero/ The Stranger, 1967)'을 만들었지만, 실패작으로 남았다. 비스콘티가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Purple Noon, 1960)'의 알랭 들롱을 캐스팅했더라면 달라졌을까? 둘 다 태양 아래서 살인을 저지르지만, 신분위조까지 하는 리플리는 뫼르소보다 더 사악한 것 같다.  

 

2025년 프랑스의 프랑소아 오종(François Ozon) 감독이 이 야심찬 뫼르소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그는 카뮈의 딸을 찾아가 허락을 받았고, 흑백영화 '이방인'을 만들었다고 한다. 흑백영화는 컬러라는 방해요소가 사라지며 명암 대조를 통해 연기자에 집중하게 하여 감정 전달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시각적 정보로 인물의 대사와 뫼르소의 실존적 고뇌에 집중하게 만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창출한다. 이로써 미니멀리즘으로 주제는 더욱 강화된다. 컬러영화였다면, 배경 알제리는 낭만적인 관광지로 보이기 쉬웠을 것이다. 오종의 선택은 당연한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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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anger/ L’Étranger directed by by François Ozon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나는 모른다(Aujourd'hui, maman est morte.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

카뮈의 소설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한편, 오종의 영화의 오프닝은 1930년대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의 도시 재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아나운서가 경쾌한 음악을 배경으로 활기차게 설명하다가, 화면은 '국가해방전선'이라는 낙서로 이동한다. 이어 백인주민들과 알제리가 프랑스에 충성을 맹세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그리고, 화면은 뫼르소가 아랍인들이 대부분인 감옥에 갇히는 모습을 담는다. 동료 죄수는 그에게 "무슨 짓을 했지?"라 묻고, 뫼르소는 말한다.

"아랍인을 죽였다."  

 

그런데, 법정에서 우리는 부조리의 극치를 본다. 검사는 다섯발이나 쏜 뫼르소의 살인 동기보다도 어머니 장례식에서 뫼르소의 행동을 집중 추궁한다. 왜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나, 왜 어머니의 얼굴을 안보고 커피를 마시고, 어머니의 나이 질문에 왜 머뭇거렸나? 왜 장례식 다음날 해수욕장에 갔고, 여자와 영화(코미디)를 보러갔나....

 

뫼르소는 도덕적 패륜아이며 파렴치한 방탕아였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은 것은 죄요, 아랍인을 죽인 사실 자체는 식민지 질서 안에서는 프랑스인이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살인 재판이 아니라 도덕 재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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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anger/ L’Étranger directed by by François Ozon

 

벨기에 출신 촬영감독 마누 다코스(Manu Dacosse)는 하늘, 태양, 바다에서 감옥 그리고 뫼르소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오종의 '이방인'은 때로 할리우드 필름누아(Film Noir)를 떠올린다. 삶에 목적이 없는 뫼르소는 냉소적인 허무주의자이며,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로 필름 누아르의 주인공을 닮아있다. 식민지 알제리아의 뜨거운 태양과 빛나는 해변, 감옥은 필름 누아르의 화면처럼 인간의 고독과 불안을 극대화하는 이미지다.   

 

뫼르소 역은 오종의 게이 로맨스 '썸머 85 (Été 85, 2020)'에 출연했던 벤자민 부아장(Benjamin Voisin)이 맡았다. 소설 '이방인'으로 상상한 뫼르소는 눈에 띄지 않는 왜소한 프랑스 남자일게다. 그런데, 부아쟁은 캘빈 클라인 모델처럼 건강미에 관능적이다. 미스캐스팅일까? 다행히도 조각상같은 부아장은 무심하고, 감정이 결여된 아웃사이더 뫼르소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한다. 부아장의 육감적인 육체가 햇빛과 만나 눈부시게 반짝거리면서 우린 뫼르소가 감각에 치중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부아장은 또한, 로베르 브레송(Robert Bresson) 영화의 주인공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특히 '소매치기(Pickpocket, 1959)'의 감옥 장면과 '돈(L' Argent, 1983)'의 법정 장면은 프랑소아 오종의 브레송에 대한 오마쥬일까?

 

뫼르소의 이웃으로 노견을 키우는 살라마노 역은 '퐁네프의 연인들(Les Amants du Pont-Neuf, 1991)'에서 노숙하는 곡예사 알렉스로 분했던 드니 라방(Denis Lavant)이 맡았는데, 완벽한 캐스팅이다. 아랍인 애인을 구타하는 이웃집 남자 레이몽 역의 피에르 로탕(Pierre Lottin)도 감칠맛 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부아장과 로탕은 각각 프랑스 세자르상(César Awards) 남우주연,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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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ranger/ L’Étranger directed by by François Ozon

 

오종은 2025년판 '이방인'에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과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를 접목한다. 카뮈의 원작에서 피살된 아랍인, 뫼르소 이웃 레이몽 애인의 오빠는 이름도 없다. 오종은 그 피해자에게 이름 Moussa Hamdani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묘지엔 아랍어로 이름이 새겨져있다.   

 

그리고, 엔딩 타이틀엔 영국 록밴드 더 큐어(The Cure)가 카뮈의 '이방인'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 "Killing an Arab"(1978)이 흐른다. 오종의 '이방인' 무드에서 구축해온 침묵과 절제의 리듬을 깨뜨리는 선택이다. 123분.

 

 

"Standing on a beach

With a gun in my hand

Staring at the sea

Staring at the sand

 

Staring down the barrel

At the Arab on the ground

To see his open mouth

But I hear no sound

 

I'm alive

I'm dead

I'm the stranger

Killing an Arab..."

 

Killing an Arab

Song by The Cure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6

The Stranger/ L’Étranger

Thu, March 5, 6 PM Intro by François Ozon and Rebecca Marder

Thu, March 5, 8:45 PM

https://www.filmlinc.org/films/the-str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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