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FF63 (3)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 ★★★★☆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이 10월 15일 뉴욕과 LA에서 개봉됐다. 뉴욕은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 필름포럼,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 AMC 시어터 체인 등지에서 상영된다. <Update>
https://www.fandango.com/it-was-just-an-accident-2025-242732/movie-overview
NYFF63 (9/26–10/13)
그저 사고였을 뿐 It Was Just An Accident ★★★★☆
복수인가, 용서인가: 파나히의 도덕적 딜레마
*Vengeance or Mercy: Panahi’s Moral Dilemma 'It Was Just An Accident' ★★★★☆ <English version>

It Was Just An Accident, یک تصادف ساده by Jafar Panahi #NYFF63
"누군가 너에게 해악을 끼치거든 앙갚음하려 들지 말고 강가에 고요히 앉아 강물을 바라보아라.
그럼 머지않아 그의 시체가 떠내려 올 것이다."
-노자(老子/Lao Tzu), '도덕경(道德經/Tao Te Ching)'-
자신의 삶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원수가 있다면, 어떻게 복수해야 하나? 고대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도덕경'에서 원수를 직접 갚으려 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 정의는 저절로 실현된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담고 있다. 따라서 노자의 가르침은 복수보다는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고 가르쳤다.
이란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It Was Just An Accident)'은 한 남자가 우연히 철천지 원수라 생각되는 사람을 납치해서 그에게 당한 동료들과 복수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다. 이란에서 반체제 활동으로 투옥되었던 자파르 파나히(Jafar Panahi) 감독이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 그리고, 파나히는 이 영화로 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하며, 베를린 금곰상(Taxi, 2015), 베니스 금사자상(The Circle, 2000)의 3관왕을 달성한 네번째 감독이 되었다. 이전의 3관왕은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 미국의 로버트 알트만(Robert Altman), 그리고 프랑스의 앙리-조르쥬 클루조(Henri-Georges Clouzot)다.

It Was Just An Accident, یک تصادف ساده by Jafar Panahi #NYFF63
깜깜한 밤에 임신한 아내, 장난감 개와 노는 딸과 함께 집으로 운전해가던 에그발이 그만 떠돌이 개를 치고 만다. 이 사고로 엔진이 고장나자 인근 정비소에 들렀다. 엄마와 통화하던 정비소 주인 바히드는 에그발의 의족 소리를듣고, 예전 감옥에서 자신을 고문하던 'Peg Leg'(의족)라고 확신한다. 그는 사막같은 황량한 곳에 에그발을 산채로 묻으려다 중단한다. 고문당할 당시 바히드는 눈을 가리고 있었기에 100% 그가 맞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히드는 에그발을 나무관에 넣어 밴에 싣고서 수감 동료들을 찾아 나선다. 예비 신랑신부와 그들을 촬영하는 여성 사진작가, 그리고 그녀와 연인이었던 다혈질 청년까지 불러 들여 에그발이 맞다는 것을 입증하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나무관 속 에그발의 셀폰이 울린다. 그의 딸이 엉엉 울며 엄마가 쓰러졌다고 한다. 이에 바히드와 친구들은 에그발의 집으로 달려가 출산을 앞둔 부인을 병워으로 싣고 간다. 우연히 자동차로 개를 친 사고는 또 우연히 죄수과 고문인의 만남으로 이어졌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들에게 복수의 기회가 왔지만....

It Was Just An Accident, یک تصادف ساده by Jafar Panahi #NYFF63
바히드는 고문당할 때 눈이 가려진 상태였고, 에그발의 눈도 가린 채 목관에 가두었다. 시력이 상실되면, 청력이 강화된다. 파나히 감독은 영화 오프닝 씬의 에그발이 운전하는 장면에서부터 개 짖는 소리, 딸이 댄스 음악에 맞추어 춤추며 내는 소리, 의족이 삐걱거리는 소리,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의 세트같은 황량한 사막에서 까마귀 짖는 소리 등 음향을 강조한다. 결국 단순한 개를 죽이는 교통사고였지만, 과거의 죄와 벌을 야기시키는 드라마가 펼쳐진다. 개의 짓는 소리조차도 시대의 관찰자처럼 보인다. 파나히는 개(Dog)의 철자를 바꾸면 신(God)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을까?
클라이맥스에서 에그발은 울부짖으며 "그때는 그게 내 일이었어!"라며 울부짖는다. 바히드도 울음을 터트린다. 결국 바히드와 에그발은 이들은 암울한 이란, 이 시대의 피해자들일지도 모른다. 윤흥길의 소설 '완장(The Armband, 1982)'이나 노사분규를 다룬 이문열 소설, 박종원 감독의 '구로 아리랑(1989)'에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권력의 남용을 비판한다.
파나히 감독은 암울한 상황에서도 복수심이 불타오르는 상황에서도 용서와 자비의 미덕을 강조한다. 마지막 장면 바하디의 뒷 모습과 의족 소리는 우리에게 긴 여운을 준다. 신체적인 상처는 나았어도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지속된다. 복수는 나의 힘일까? 용서가 더 큰 힘일까?

It Was Just An Accident, یک تصادف ساده by Jafar Panahi #NYFF63
'그저 사고였을 뿐'은 투옥과 고문을 당한 후 일상으로 돌아온 보통 사람들에게 내재된 고통과 국가의 폭력을 폭로한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정부 비판으로 투옥되었고, 해외여행 금지조치를 받은 반면, 바히드와 친구들은 임금체불로 시위하다 수감되고, 고문당했다. 파나히 감독은 반정부 대신 노동문제를 내세웠지만, 억압적인 정권에 대한 저항을 은유하며, 경찰, 병원에서조차도 뇌물이 공공연한 현실을 보여준다. 파나히는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에서 투자받았고, 이 영화를 비밀리에 촬영해야 했다.
2025 칸영화제엔 올리버 락쉬 감독의 '쉬라트(Sirat)'같은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가 있었지만, 파나히에게 행운의 여신은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배우 줄리엣 비노슈였다. 비노슈는 비노슈는 파나히 석방 촉구 성명서에도 서명했던 인물로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을 카피하다(Certified Copy, 2010)에 출연했고, 그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파나히는 2010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지만, 투옥으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다. 파나히는 수감생활에서 얻은 영감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15년만에 국제 영화제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후 비노슈가 수장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으로 보상받은 셈이다.
그리고, 파나히는 베를린영화제 금곰상(Taxi, 2015), 베니스영화제 금사자상(The Circle, 2000)의 3관왕을 달성한 네번째 감독이 되었다. 이전의 3관왕은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 미국의 로버트 알트만(Robert Altman), 그리고 프랑스의 앙리-조르쥬 클루조(Henri-Georges Clouzot)다. 103분.

Show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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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ilmlinc.org/nyff2025/films/it-was-just-an-acc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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