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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Love of Ron

재즈 베이시스트 론 카터 85회 생일 콘서트 @카네기홀

 

"A good bassist determines the direction of any band."

(좋은 베이시스트는 모든 밴드의 방향을 결정한다.)

-론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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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 Carter Foursight Quartet, For the Love of Ron, May 10, 2022, Carnegie Hall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수백만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지금도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재즈 음악계에서 코로나19은 더 가혹했다. 재즈엣링컨센터의 음악감독 윈턴 마살리스와 브랜튼 마살리스의 아버지인 뉴올리언스 재즈 피아니스트 엘리스 마살리스(Ellis Marsalis, 85)를 비롯 많은 재즈 연주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한인 색소폰연주자 그레이스 켈리(정혜영)와도 연주했던 알토 색소포니스트 리 코니츠(Lee Konitz, 92), 마일스 데이비스의 수제자였던 트럼펫주자 월리스 로니(Walace Roney, 59), 기타리스트 버키 피짜렐리(Bucky Pizzarelli, 94), 피아니스트 마이크 롱고(Mike Longo, 83), 베이시스트 헨리 그라임스(Henry Grimes, 84), 색소포니스트 마르첼로 페랄타(Marcelo Peralta, 59), 지미 히스(Jimmy Heath, 93), 색소폰주자 마누 디방고(Manu Dibango, 86) 그리고 피아니스트 배리 해리스(Barry Harris, 91) 등 수많은 재즈의 전설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런 즈음 살아있는 전설, 재즈 베이시스트  론 카터(Ron Carter)가 5월 10일 카네기 메인홀에서 85회 생일 콘서트 'For the Love of Ron'를 열었다. 본명 로날드 레빈 카터(Ronald Levin Carter)의 원래 생일은 5월 4일이다. 론 카터는 무려 2천221개의 레코딩에 참가해 세계 최고기록을 보유한 재즈 베이시스트다. 이날 2천800여석을 대부분 메운(오케스트라석보다 발코니가 꽉 찼다) 재즈 팬들은 비싼 티켓을 살 수 없을지라도 클래식 청중보다 더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클래식 콘서트에서는 좀 도도하고, 날카로운 이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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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Striker Trio, For the Love of Ron, May 10, 2022, Carnegie Hall

 

재즈는 허영끼 없이, 해석할 필요도 없이, 그저 편안하게 즐기면 그만인 장르다. 특히 베이스는 어눌한 현인의 나직한 목소리처럼 귀를 세심하게 기울여야 포착할 수 있는 소리다. 모처럼 론 카터가 생존해 있음에 고마움을 갖고, 그의 거대한 손에 잡힌 베이스에 튕겨지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For the Love of Ron'은 론 카터와 3중주단(Golden Striker Trio), 4중주단(Ron Carter Foursight Quartet), 8중주단(Ron Carter Octet)으로 밴드 구성을 바꾸어 연주했다. 베이스/피아노/기타의 골든 스트라이커 트리오(Golden Striker Trio), 베이스/테너색소폰/피아노/드럼의 론카터 포사이트 쿼텟(Ron Carter Foursight Quartet), 그리고 베이스/첼로(4)/피아노/더블베이스/드럼의 론카터 옥텟(Ron Carter Octet)은 재즈팬들에게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주를 즐길 수 있는 선물 보따리였다. 

 

레온 러셀의 명곡 "Song for You", 리처드 로저스의 "My Funny Valentine", 론 카터가 작곡한 탱고풍의 "El Rompe Cabeza(The Puzzle)"와 솔로 앙코르로 들려준 "You Are Mu Sunshine"과 바흐의 첼로 스위트(Cello Suite #1)은 특별히 부드럽고, 감미로운 피날레였다. 첼로는 어릴 적 론 카터의 첫 악기였다. 

 

*Ron Carter Tiny Desk Concert @Blue Note, May 4, 2022

https://youtu.be/Ojc8BVViiF8

 

*Ron Carter Meets Bach (1992) [FULL ALBUM]

https://youtu.be/7DDY0SDjA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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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미시간주 펀데일에서 태어난 론 카터는 10살 때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고등학교 때 베이스로 바꾸었다. 로체스터의 이스트만음대(Eastman School of Music) 졸업 후 맨해튼 음대(Manhattan school of Music)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59년 재즈 드러머 치코 해밀턴(Chico Hamilton, 1921-2013)과 재즈 연주를 시작, 피아니스트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 1960년대엔 웨인 쇼터(Wayne Shorter, 색소폰), 허비 행콕(Herbie Hancock, 피아노)와 함께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트럼펫)의 퀸텟(Miles Davis Quintet)에서 연주했다. 맥코이 타이너(McCoy Tyner, 피아노), 짐 홀(Jim Hall, 기타) 등과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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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프랑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Bertrand Tavernier) 감독의 재즈 영화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으로 허비 행콕, 빌리 히긴스, 웨인 쇼터와 함께 그래미상 영화기악작곡(Instrumental Composition for the Film)상을 받았으며, 1994년엔 마일스 데이비스 추모 앨범으로 재즈연주그룹상(Best Jazz Instrumental Group)을 받았다. 론 카터는 시티칼리지, 맨해튼음대, 줄리어드음대에 교수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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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 Carter Octet, For the Love of Ron, May 10, 2022, Carnegie Hall

 

For the Love of Ron

May 10, 2022 @Carnegie Hall

 

Performers

Golden Striker Trio

··Ron Carter, Bass

··Donald Vega, Piano

··Russell Malone, Guitar

 

Ron Carter Foursight Quartet

··Ron Carter, Bass

··James Greene, Tenor Saxophone

··Irene Rosnes, Piano

··Payton Crossley, Drums

 

Ron Carter Octet

··Ron Carter, Piccolo Bass

··Maxine Neuman, Cello

··Zöe Hassman, Cello

··Sibylle Johner, Cello

··Dorothy Lawson, Cello

··Donald Vega, Piano

··Leon Maleson, Double Bass

··Payton Crossley, Drums

 

Lester Holt, MC

Stanley Clarke and Buster Williams, Speakers

 

Program

PETTIFORD "Laverne Walk"

RON CARTER "Candlelight"

HENDERSON "Soft Winds"

RON CARTER "595"

RON CARTER "Mr. Bowtie"

RODGERS "My Funny Valentine"

SCHWARTZ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

TRAD. "Abide with Me"

RON CARTER "El Rompe Cabeza"

RUSSELL "Song for You"

RON CARTER "Song for a Friend"

DAVIS "All Blues"

TRAD. "Just a Closer Walk with Thee"

 
*At 85, the Jazz Bassist Ron Carter Still Seeks ‘A Better Order of Notes’, NYT
The famously curious musician and bandleader will celebrate his milestone birthday with a career-spanning Carnegie Hall concert.
https://www.nytimes.com/2022/05/09/arts/music/ron-carter.html
 
*Ron Carter Interview, 2010 -Julliard Journal-
http://journal.juilliard.edu/journal/ron-ca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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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5.18 10:10
    제가 학창시절에는 째즈하면 루이 암스트롱을 떠올렸고, 뉴올린즈가 째즈의 본고장이라는 것외에는 아는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가 상당하다는 걸 컬빗을 통해 알았습니다. 특히 베이스란 악기가 벤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베이스 기타 소리는 영상에서 여러번 들어서 생소하진 않지만 베이시스트가 누구 누군지는 전혀 모르고 지냈습니다. 베이시스트 론 카터를 읽고 클래식에만 편중했던 내 좁은 소견을 확 깨는 기회가 됐습니다.
    컬빗을 읽는 동안 베이스 기타의 저음이 은은히 들리는 듯했습니다. 째즈와 론 카터를 알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