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픽스' '블루 벨벳'의 초현실주의와 누아르 재즈가 만나다
데이빗 린치와 안젤로 바달라멘티를 위하여
Silencio Concert 실란시오 콘서트
'트윈 픽스' '블루 벨벳'의 초현실주의와 누아르 재즈가 만나다
Twin Peaks
영화음악의 효과는 파워풀하다.
배경음악이나 주제가는 그 영화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생생한 체험으로 만든다.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에겐 작곡가 니노 로타, 데이빗 린에겐 모리스 자르, 스티븐 스필버그에겐 존 윌리엄스가 있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헨리 만시니의 'Moon River'가 없었다면? 디즈니의 만화영화에서 엘튼 존의 'Circle of Life'가 없는 '라이온 킹'이나 이디나 멘젤의 'Let It Go' 없는 '겨울 왕국(Frozen)'을 상상한다면?
Blue Velvet
오래 전 KBS-2FM '영화음악실'의 대본을 쓰면서 영화음악을 더 알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행운이었다.
당시 내가 특별히 좋아했던 작곡가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콤비였던 안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 화가 출신 데이빗 린치의 그로테스크하지만, 처절하게 슬픈 이야기들 '이레이저 헤드(Eraser Head)' '블루 벨벳(Blue Velvet)' '트윈 픽스(Twin Peaks)' '모홀랜드 드라이브(Moholand Drive)'...
1991년 바달라멘티와 린치
바달라멘티는 1937년 브루클린 이탈리아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생선시장을 운영했고, 안젤로는 8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청소년기에 캣츠킬 마운틴 리조트에서 피아노 반주자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이스트만 음대를 거쳐 맨해튼음대에서 작곡, 프렌치혼과 파아노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데이빗 린치는 1946년 몬타나주 미술라에서 태어나 필라델피아의 펜실베니아미술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후 아메리칸필름인스티튜트(AFI)에서 연출을 공부했다. 1977년 초현실주의 스타일의 영화 '이레이저헤드'로 데뷔한 후 '엘리펀트맨' '블루 벨벳' '와일드 엣 하트' '트윈 픽스' '스트레이트 스토리'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을 연출했다.
린치는 미술전도 수차례 열었으며, 커피애호가로 특별히 자신의 레이블 커피 '데이빗 린치 시그내쳐'도 판매한다. '트윈 픽스'는 현재 브루클린에서 리부트 버전이 제작 중이다.
*Twin Peaks-Soundtrack (1990) -YouTube-
그중 '트윈 픽스'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는 CD가 닳도록 듣고 또 들었다. 피아노, 신시사이저, 베이스, 기타, 드럼, 그리고 때론 색소폰이 하나씩 품어내는 멜란콜리한 무드가 절절하게 와 닿았다.
그중에서도 내가 특히 방송에 틀기 좋아했던 곳이 줄리 크루즈의 '나이팅게일(Nightingale)'이었다. 새벽 안개같은 목소리로 부르는 '나이팅게일'은 주인공 로라 팔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를 절묘하게 포착한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The Nightingale from Twin Peaks -Julie Cruise-
지난 주말 뉴욕대 인근 클럽 푸아송 루즈(Poisson Rouge)에서 데이빗 린치 감독과 안젤로 바달라멘티에 헌사하는 밴드 '실란시오(Silencio)의 콘서트가 열렸다. 푸아송 루즈 멤버인 친구 덕에 'Members Only' 콘서트에 가볼 수 있었다.
스페인어로 '침묵'을 뜻하는 '실란시오'는 영화 '모홀랜드 드라이브'의 사운드트랙 중 한 곡에서 따왔다. http://www.delsilencio.net
푸아송 루즈에선 클래식도 다민족 콘서트도 열린다.
피아니스트 이소연씨가 앨범 발매 콘서트를 했고, 인도네시아의 가말랑 연주회도 열었다. 클럽 이름 푸아송 루즈는 프랑스어로 '빨간 물고기'라는 뜻. 로비의 수족관에 정말 빨간 물고기가 잔 물고기들 사이에서 헤엄치고 있다.
피츠버그에서 결성된 실란시오는 쿨한 젊은이들로 구성된 6인조 밴드.
Kirk Salopek- Guitar, David Jamison- Drums, Matt Booth- Bass, Lee Hintenlang- Sax, Denny Karl- Keyboards, Dessa Poljak- Vocals,
데이빗 린치 감독과 안젤로 바달라멘티에 헌사하는 이 밴드는 스스로 장르를 누아르-재즈(Noir-jazz)라고 부르고 있다.
영화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비디오 백그라운드도 영화적이며, 콘서트도 깜짝 스트립 퍼포먼스를 삽입했다. 보컬리스트 데싸 폴략은 만화영화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의 섹시녀 제시카 래빗을 연상시켰다.
*Dorothy's first song in "Blue Velvet"
*Mysteries of Love (From David Lynch's "Blue Velvet" - OST by Angelo Badalamenti)
*Roy Orbison, In dreams(From "Blue Velvet")
*Silencio-Gabriel's Dance -YouTube-
(Le) Poisson Rouge
158 Bleecker St. New York
212-505-3474
http://lepoissonrouge.com